|
| |
 |
|
| 선택형 수능으로 정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 지난해 한 정시모집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배치표를 보며 지원전략을 듣고 있다. |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을 A형과 B형으로 나눠 처음으로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를 보고 많은 고민을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본다. 처음으로 도입된 선택형 수능의 결과는 일단 어려웠다는 생각이 든다. A형 문제는 쉽게, B형 문제는 어렵게 출제한다는 취지와는 조금은 다르게 실제 수험생들의 성적은 녹록치 않았다는 것이 학교 현장의 분위기다.
예체능계 대부분 국어A형 선택…자연계 상위권 유리
올해는 65만752명이 수능 원서를 접수해 60만6천813명이 응시했다. 이 중 재학생은 47만7천297명, 졸업생은 12만9천516명이었으며, 지난해에 비해 재학생은 1만7천770명, 졸업생은 1만4천926명 감소해 수험생 감소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응시한 영역별 비율은 국어는 A형 53.2%, B형 46.8%, 수학 A형 72.0%, B형 28.0%, 영어 A형 30.1%, B형 69.9%로 나타났다. 사회탐구영역은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순으로, 과학탐구영역은 생명과학Ⅰ, 화학Ⅰ, 지구과학Ⅰ, 물리Ⅰ 순으로 수험생이 응시했다.
각 대학의 수능 반영 지정영역을 토대로 한 영역별 조합을 보면, 다수의 대학은 인문계열 지원자는 국어 B형, 수학 A형, 영어 B형(B-A-B형)을 반영하고, 자연계열 지원자는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B형(A-B-B형)을 반영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응시영역별 조합은 인문 ‘BAB사탐’, 자연 ‘ABB과탐’의 선택을 하는 것이 대세다.
그런데 응시 결과는 조금은 다르게 나타나, 국어 A형 응시자가 과학탐구(자연) 응시자보다 많았고, 사회탐구(인문) 응시자 중 국어 B형을 응시하지 않은 인원이 증가했다. 이것은 예체능계 수험생들의 국어 A형 응시로 인해 나타난 현상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국어 A형을 선택한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들의 등급이나 점수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의·치·한의대 등을 지원하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응시한 국어 A형에서는 변별력을 위한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됐고,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하락해 실제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수학 영역은 수리(가·나)로 구분해 실시하던 영역이라 예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지난해에 수리(가·나)를 반영하던 대학 상당수가 올해에는 수학 B형을 지정했기 때문에 수학 B형 응시자가 조금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열 상위권 영어B형 반영비율 28.57~40%로 높아
영어 영역은 예년에도 8.1% 정도의 결시율을 보였는데, 올해에도 5만여명이 결시해 예년과 비슷한 7.96%를 나타냈다. 결시한 다수의 수험생은 어려운 B형보다 A형을 선택한 지원자로 보인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다수의 대학이 영어 B형을 채택했기 때문에 모의평가에서부터 영어 영역 선택이 관심사였는데, 실제 수능에서는 A형 선택응시자가 10% 정도 늘어났고 상대적으로 영어 B형 선택응시자는 줄어들었다.
응시자가 감소하면 등급인원이 감소하고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돼 합격·불합격에 영향을 준다. 정시 전형에서도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인문계열 상위권 대학의 영어 B형 반영비율이 28.57%~40%까지로 나타나 영어 B형 성적이 당락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또한 각 계열별 조합으로 응시자 수를 분석하면, 국어, 수학, 영어 응시자 56만7천367명 중에 ‘국어B+수학A+영어B’형 응시자가 21만5천302명(37.9%), ‘국어A+수학B+영어B’형 응시자는 15만903명(26.6%), 보다 쉬운 ‘국어A+수학A+영어A’형 응시자는 8만8천486명(15.6%)으로 집계됐다. ‘국어+수학+영어」’형 조합으로 보면, ‘국어B+수학A+영어B’형과 ‘국어A+수학B+영어B’형 응시인원이 감소해 전체적으로 경쟁률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어A+수학A+영어A’형이나 ‘국어B+수학A+영어A’형 응시자가 증가해 예체능계열이나 하위권 대학에서의 경쟁률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문 · 자연계 모두 중위권 대학 경쟁 치열해 질 듯
올해 수능을 웅시한 수험생들의 성적분포를 나타낸 국·영·수 합산 표준점수 분포도를 보면 인문계열 패턴인 ‘국어B+수학A+영어B’형을 응시한 수험생들의 표준점수 분포가 350~400점과 220~250점 사이의 수험생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서 인문계열 중하위권 대학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인 경우 ‘국어A+수학B+영어B’형 응시생들이 표준점수 350점 부근에 가장 조밀하게 분포돼 있어서 자연계 또한 중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예체능계열 대학을 지원하는 ‘국어A+수학A+영어A’형을 응시한 수험생들의 분포는 상위권과 하위권의 구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상위권 대학의 예체능계를 지원하는 수험생과 실기 위주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구분이 명확하게 구분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정시모집에서는 대학마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영역의 표준점수와 백분위, 그리고 표준점수+탐구영역 백분위로 활용지표를 다르게 해 선발하기 때문에 자신의 수능 점수를 자세히 분석해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를 결정해야 한다. 표준점수나 백분위의 총점은 같아도 영역별 반영비율이 대학이나 학과마다 다르기 때문에 1~2점으로도 당락이 바뀔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수능 점수 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영역의 반영비율이 높게 반영되는 학과나 대학을 선택하는 현명함을 발휘하기 바란다.
고영은
고영은 서울 가재울고·인성진로부장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운영팀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과학기술대, 경기대, 전남대, 순천향대 등에서 입시 관련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
Editor@daenamu.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