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제 대학에서 전문대로 옮기는 이른바 ‘전문대 유턴입학’ 인구가 늘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에 입학한 학생이 매년 1천200명을 넘는다. 한 취업 전문 업체가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20대 7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봐도 이러한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무려 74.8%가 4년제 대학 입학을 후회해 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3분의 1(31.1%)은 대학 졸업 후 전문대 재입학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전문대로 유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이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원하는 직업을 찾지 못해서(46.7%), 취업이 어려워서(28.8%) 4년제 대학 입학을 후회한다는 응답이 75.5%에 달했다. 거꾸로 전문대 진학을 생각하는 이유도 취업이 가장 크다. 전문대 진학 후 가장 배우고 싶은 것은 ‘특화된 분야의 기술 습득’이 64.8%로 가장 많았고, ‘조기 졸업 또는 취업’(23.1%), ‘실무자와의 만남’(9.7%) 등 취업과 관련한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전문대학의 교육과정은 취업을 위한 직업교육과정 중심으로 짜여 있고, 학과의 특성에 따라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와 이론교육을 배운다.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교육수준과 전공의 특성에 따라 2~4년제 학과가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 3년제 학과들은 학사학위가 필요하면 바로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고, 취업한 후에도 필요에 따라 1년의 과정을 통해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전문대학 육성’을 고등교육 분야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로 정하고, ‘특성화 전문대학 100개교 육성’과 ‘수업연한 다양화(1~4년)’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제 전문대학 진학이 4년제 대학의 대안이 아니라 대학 진학의 여러 가능성들 가운데 하나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이 때 주의할 것이 있다. 단순히 취업률만 봐서는 안 된다.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고려한 학과 선택이 필요하다. 대학을 선택하기에 앞서 적성에 맞고 희망하는 직업과 관련 있는 학과부터 정해야 한다.

■ 2014학년도 정시모집 일정 및 특징 

올해 전문대 정시모집에서는 전국 138개 대학에서 4만6천42명을 뽑는다. 2014학년도 전체 모집인원(23만7천814명)과 비교하면 19.5%를 정시에서 선발하는 셈이다. 전문대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4년제 대학과 같은 12월 19일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4년제 대학과 달리 ‘군’별 모집을 실시하지 않고 원서접수, 전형, 합격자 발표 및 등록을 대학별 입학전형계획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한다. 추가모집은 시기를 별도로 정하지 않고 정시모집 기간 중 대학 자율로 충원한다. 원서접수 일정도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에 미리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일정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일반전형으로는 138개 대학에서 2만9천374명(63.3%)을 뽑고, 특별전형은 134개 대학에서 1만7천50명(36.7%)을 선발한다. 특별전형 가운데 각 대학이 특별한 경력이나 소질 등 자체적으로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선발하는 자체 특별전형은 121개 대학이 총 5천74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전문대는 2년제 학과와 3년제 학과, 4년제 간호학과로 구분해 모집한다. 2년제 학과는 127개 대학에서 2만7천321명(58.1%), 3년제 학과는 126개 대학에서 1만6천210명(35.1%), 4년제 학과는 45개 대학에서 2천893명(6.8%)을 모집한다. 같은 학과라도 대학에 따라 2년제 혹은 3년제로 모집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간호학과의 경우 대학에 따라 3년제 혹은 4년제 운영하는 곳이 많아 유의해야 한다. 4년제 간호학과는 서울여자간호대학을 비롯해 전국 45개 전문대학에 설치돼 있다.

■ 전형방법 및 전형요소 

전문대 정시모집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주로 활용한다. 일반전형을 실시하는 138개 대학 가운데는 학생부와 수능 성적을 함께 반영해 선발하는 대학이 77개교로 가장 많다. 학생부와 수능 성적 외에 경복대학은 자기소개서(일부 학과 제외)를 10%, 부산여자대학은 출결을 20% 반영한다.
학생부만 반영하는 대학은 강릉영동대학, 강원관광대학, 강원도립대학, 고구려대학, 군장대학, 김해대학, 동강대학, 동아인재대학, 목포과학대학, 상지영서대학, 조선이공대학, 천안연암대학, 포항대학 등 13개교다. 경기과학기술대학, 농협대학, 송곡대학, 송호대학, 오산대학, 용인송담대학, 웅지세무대학, 인천재능대학, 충북보건과학대학교(구 주성대학), 한림성심대학 등 10개 대학은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정시모집에서 면접을 반영하는 전문대는 모두 25곳이다. 신성대학, 영진전문대학, 전주기전대학, 혜천대학, 한국승강기 대학 등 13개교는 학생부와 수능, 면접을 함께 반영한다. 대동대학과 충청대학은 학생부, 수능, 면접 외에 출결도 반영한다. 영남이공대학 등 7개 대학은 학생부와 면접을, 인하공업전문대학은 수능과 면접을 함께 반영한다. 한국영상대학은 학생부와 면접 외에 출결·봉사활동 10%를, 국제대학은 수능·면접 외에 출결 30%를 반영한다.

■ 선택형 수능 반영방법

수능 성적은 대부분 국어, 수학, 영어, 탐구영역 가운데 2개 혹은 3개를 반영한다. 2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이 58개교로 가장 많고, 36개교는 3개 영역을 반영한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은 26개교다. 부산경상대학 등 3개교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영역 가운데 1개를 선택해 반영한다.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전문대의 경우 국·영·수 선택형 과목에서 A형과 B형을 모두 반영하며, 이 가운데 36개교는 B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가산점은 보통 취득점수의 5~15%를 가산해 반영하는 형태가 많지만 일부 대학은 수능 변환점수에 5~15점 등 일정 점수를 가산해 주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수능 A·B형 반영 현황을 보면, 대구미래대학과 전남과학대학은 국어 영역만 A·B형 가운데 선택해 반영한다. ‘국어+영어’ 반영대학은 경북과학대학, 동강대학, 동아인재대학, 서울예술대학, 송곡대학, 인하공업전문대학 등 6개교이고, 강원도립대학과 수성대학(구 대구산업정보대학)은 ‘수학+영어’를 반영한다. 기독간호대학, 대구과학대학, 서라벌대학, 선린대학, 웅지세무대학, 조선간호대학 등 6개교는 ‘국어+수학+영어’를 반영한다.
정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전문대는 경민대학, 경복대학, 계명문화대학, 군산간호대학, 김천과학대학, 마산대학, 문경대학, 서정대학, 선린대학, 송호대학, 전남과학대학 등 11곳이다. 수능 최적학력기준을 적용하는 학과는 대부분 보건·의료계열 학과다. 간호학과가 가장 많고 일부 대학은 물리치료과(경보대학, 마산대학), 방사선과(송호대학), 응급구조과(서정대학), 임상병리과(경복대학, 송호대학), 작업치료과(경복대학), 치위생과(경복대학, 송호대학)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