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학숙은 서울 등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지역 인재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좋은 숙소를 제공해 애향심을 북돋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우수한 '향토 인재'를 확보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서울 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지방 출신의 학생이라면,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 운영하는 기숙사인 ‘학숙’을 이용하는 게 비용 면에서는 가장 저렴하다. 기숙사비가 월 12~15만원. 그런데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서울 지역에 학숙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 있는 학숙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남도학숙’이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남도학숙은 지난 1994년 문을 열었다. 학숙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데 850명이 생활할 수 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신입생은 물론, 재학생, 대학원생(석사과정)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학생의 보호자가 광주광역시 또는 전라남도에 주민등록이 있어야 한다. 전남 시군 관내 고교 졸업생이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선발 기준은 학업성적(60%)과 생활정도(40%)를 고려해 뽑는다. 신입생은 수능 성적 또는 고교 3학년 1학기 내신 평균 6등급 이상, 재학생의 경우는 전체 학년 평점 평균이 B학점 이상이 돼야 한다. 생활정도는 재산세 납부액 및 건강보험료 부과액이 반연된다.

광주·전남 '남도학숙' 입사경쟁률 3.8대 1

내년에 신규 신입생은 372명을 새로 뽑는다. 한 번 입사가 결정되면 기본 1년을 생활할 수 있다. 대학에서 평균 B학점을 받고, 남도학숙 기숙사 생활을 잘 하면 4학년 졸업할 때까지 이용할 수도 있다. 지난 해 입사 경쟁률은 3.8대 1이었다. 생활 기간은 대학 기숙사와 비슷하다. 1학기를 예로 들면, 3~6월 4개월 동안 생활하고, 7~8월 방학 때도 원하면 생활할 수 있다. 학생부담금은 월 14만원이다. 처음 새로 입사할 때는 신규 입사비 10만원은 별도다.
서울 학숙은 서울 등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지역의 인재들에게 저렴한 양질의 숙소를 제공하고 애향심을 키우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우수한 ‘향토 인재’를 확보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 지역에 학숙을 운영하는 곳은 △강원도 ‘강원 학숙’(256명) △경기도 ‘경기 장학관’(336명) △충북 ‘충북학사’(270명) △전북 ‘전북장학숙’(308명) △제주 ‘탐라영재관’(300명) △경남 ‘경남학숙’(396명) 등이다.

문경·영덕 등 기초자치단체도 소규모로 운영

경북의 박인원 전 문경시장은 사재를 털어 문경 서울학사를 건립해 운영 중이다. 고창군장학재단은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에 서울장학숙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영천ㆍ영덕ㆍ영양ㆍ군위 등 기초자치단체도 서울에 10명~60명 규모의 소규모 학숙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고, 경주와 구미, 상주 등은 ‘재경 학숙’ 건립을 추진 중이다.
포항학숙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시장학회 박동건 이사는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서울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의 주거비용은 최소 월 50만 원 이상이다. 식대까지 포함하면 70~80만 원이 든다”며 “이런 학생들이 마음 편히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학숙을 건립하자는데 의견을 모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서울 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후, 기존의 ‘유스하우징’을 확대해 ‘희망 하우징’ 사업을 펼치고 있다. 원룸 주택을 짓거나 다가구주택을 매입해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임대료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가 7~15만원이다.

서울시 '희망하우징'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 나서

▲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남도학숙 전경. 학숙 중 규모가 가장 크다. 850명이 생활할 수 있다. [사진제공 남도학숙]

서울시는 마곡지구에 8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기숙사를 짓고 있다. 서울시는 구의 유수지에 대학생 연합기숙사를 지으려고 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착공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2012년 5월 박 시장은 임대주택 입주자를 차별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임대주택 8만 가구 공급안’을 발표했는데, 박 시장은 임대주택의 대상 범위를 저소득층에서 청년층과 대학생까지 포함시켰다.
국토교통부는 전세임대주택 학생에게 전세금을 지원한다. 학교 주변에 전세를 얻어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국민주택기금으로 저리 지원한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지난 4월,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소득 대비 월세 부담이 큰 저소득 가구의 월세 일부를 국가 재정으로 보조해 주는 ‘주택 바우처’ 제도를 신설했다. 대학생도 지원 대상이다.

김봉억 기자 bong@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