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으로 201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먼저 수시모집 일정이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9월뿐 아니라 수능 이후인 11월에 원서를 접수하는 대학이 일부 있었지만 올해는 원서접수가 9월로 통합됐다. 수능 시험 결과를 고려해 수시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대입 간소화 정책으로 대학별 고사와 적성고사를 축소·폐지하는 대학이 늘면서 수시모집 인원도 감소했다. 그만큼 수시 지원전략을 미리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 대입전형 간소화정책의 영향으로 올해 수시모집은 학생부 위주 전형이 대폭 늘고 논술·적성전형은 감소했다. <대나무> 자료사진

■ 학생부 종합전형 인원 대폭 증가=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 위주 전형의 비중이 84.4%로 지난해보다 19.5% 포인트나 증가했다. 학생부 위주 전형 가운데 학생부 교과전형의 비중이 24.4%로 가장 규모가 크고, 학생부 종합전형도 24.4%를 차지한다. 학생부 위주 전형은 학생부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으로 나누는데, 학생부 종합전형의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선발인원도 지난해보다 1만9천여 명 늘었다.

특히 수도권 대학은 학생부 교과전형(약 35%)으로 뽑은 인원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약 33%)의 비중이 높다. 이 가운데서도 서울지역 15개 대학은 올해 수시모집 인원 가운데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45%로 가장 많다. 이들 대학은 논술전형 선발인원이 31%로 학생부 종합전형 다음으로 많은 것도 특징이다. 경희대와 고려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는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교과전형을 뽑지 않는다.

■ 논술전형 소폭 감소, 경쟁률·영향력 더 높아져=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해 28개 대학 1만7천534명에서 올해 29개 대학 1만7천417명으로 117명 감소에 그쳤다. 대부분 대학에서 적게는 20여 명에서 많게는 200명 이상 모집인원을 줄였지만 소폭 감소에 그친 이유는 신설한 대학의 모집인원이 폐지·축소한 인원보다 많기 때문이다. 부산대, 서울과학기술대, 세종대, 한양대(에리카), 경북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했다.

서울 소재 상위 14개 대학만 놓고 보면 논술전형 선발인원이 2천여 명이 줄어든 것이어서 지난해보다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논술에서 수능 우선선발이 없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논술의 변별력이 상승해 논술고사의 실질적인 영향력 또한 높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 우선선발 폐지·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올해 수시모집에서 지난해와 가장 크게 달라진 것 중 하나는 우선선발 폐지와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다. 올해 입시부터는 수시에서 높은 수능 성적을 요구하거나 정시에서 일부 교과 성적의 반영비율을 높게 적용하던 방식의 우선선발이 폐지했다. 우선선발은 대다수 논술전형과 일부 학생부 교과전형에서 실시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역시 올해부터는 등급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선발을 기준으로 보면 수능의 영향력이 약해졌다고 볼 수 없다. 서울 주요대학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우선선발보다는 낮고 일반선발보다는 다소 높게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실제로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를 보면 지난해 일반선발보다 높은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우선선발이 폐지되면서 우선선발을 기준으로 보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됐지만 일반선발을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강화된 셈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합격의 관건이 되는 학생부 교과전형의 경우 경쟁률은 낮아지면서 합격선은 오히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적성시험 모집인원 대폭 감소= 중위권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보류로 여겨졌던 적성고사 전형도 모집대학과 인원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30개 대학 1만9천420명에서 올해에는 13개 대학 5천835명으로 줄었다. 모집인원이 줄어들면서 3~5등급 중위권 학생 가운데 적성전형을 준비하는 학생 역시 크게 줄었기 때문에 오히려 지난해보다는 경쟁률과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적성고사 전형은 보통 수학 성적이 좋은 학생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수학에 자신이 있는 학생이 유리하다. 실제로 지난해 인문적성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언어영역의 경우 합격자 평균과 지원자 평균 간의 점수 차가 20.0점이지만 수리영역은 그 차이가 37.9점에 달했다.

권형진 기자 jinny@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