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우 보문고 교사

2015학년도 대학 입시는 다양한 화제로 진행되는 느낌이다. 수시모집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상반기부터 대학에서는 ‘공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를 분주하게 준비했고, 학생부 종합전형의 서류 기재 금지 사항이 공개되면서 수험생과 교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여기에 지난 5월부터 ‘지역인재전형’의 ‘부활’을 알리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지역인재전형이 2015대입의 최대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지역인재전형은 지방대 육성법(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강원권, 제주권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시행된다. 지역인재전형은 권역 내 고교 졸업(예정)자 중에서 선발하도록 돼 있으나 대부분 대학은 편법 전학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고교 입학부터 졸업까지 해당 지역에서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2015학년도에 시행하는 지역인재전형의 규모는 69개 대학 7천486명에 이른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26개 의대 정원은 1천603명인데 그 중에서 393명인 약 25%를 지연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치대 19%, 한의대 18%인 것과 비교하면 의대의 규모가 크고, 의학계열 가운데 의대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심도도 매우 높다.

의예과는 일반전형보다 지역인재전형이 유리

대학 입시에서 자연계열의 꽃은 의학계열이라고 할 정도로 최우수 수험생이 경쟁한다. 그런데 지역인재전형은 일반전형에 비해 합격자 성적과 경쟁률이 낮고,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상대적으로 완화해 적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대학은 2015학년도 의학계열의 전형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논술 전형을 실시하는 부산대와 울산대를 제외하고 대부분 대학은 학생부 교과전형 또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대부분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데, 일반전형보다 완화해 적용하는 경우가 있어 자세히 살펴야 한다. 특히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에서 눈에 띄는 의대는 고신대와 순천향대로, 지역인재전형에서 국어 B형과 수학 A형, 영어, 사회탐구를 선택한 인문계열 학생에게 교차지원을 허용했다.



<표>에서 살필 수 있는 것처럼 호남권은 조선대(44명), 전북대(35명), 원광대(29명), 전남대(26명), 서남대(10명), 등 5개 대학에서 144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5개 의대 정원 378명의 38.1% 수준이다. 서남대를 제외하면 나머지 4개 대학은 30% 이상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원광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대학이 소재한 지역을 대상으로만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한다. 즉 전남대와 조선대는 광주·전남, 전북대와 서남대는 전북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전형을 운영한다. 조선대는 수시뿐만 아니라 정시에서도 운영하는 점이 특징이다.

부산지역 6개 의대는 모집정원(384명)의 24.5%인 94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부산대(30명), 인제대(27명), 경상대(16명)가 법령에서 권하고 있는 30%를 선발하며, 고신대(10명)와 동아대(7명), 울산대(4명)는 정원의 10~20%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특히 부산대는 논술전형과 면접전형 두 가지로 세분화된 점이 특징이다. 경상대는 수시와 정시에서 모두 선발한다.

충청권 6개 의대는 78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는데, 정원(333명)의 23.4% 수준이다. 건양대(25명)가 50% 이상을 선발하며, 지역거점 국립대인 충남대(24명)와 충북대(11명)는 30%의 비율을 지역인재전형에 할당했다. 수도권과 가까운 순천향대(10명)는 10%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운영한다. 정원의 10%를 선발하는 을지대(10명)는 일괄전형으로 학생부 교과와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로 운영한다.

대구·경북권에는 5개 의대가 있다. 정원이 270명인데, 정원의 16.3%인 44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경북대(10명)가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1단계에서 5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고사 30%으로 반영한다. 계명대(15명), 영남대(11명), 대구가톨릭대(8명)는 일괄전형으로 학생부 교과 성적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로 선발한다. 동국대는 의학전문대학원을 유지하기 때문에 수시모집에서는 선발하지 하지 않는다.

강원권은 연세대 원주캠퍼스(18명), 한림대(4명), 가톨릭관동대(5명) 3개 대학 모두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제주권의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학·석사 통합과정은 정원의 30%인 6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는데, 면접을 실시하고, 영어 능력을 검증하는 서류평가를 실시한다.

일반학과 선발도 변수로 등장

과거 지역인재전형이 실시됐던 2013학년도의 경우 같은 간호학과의 경우에도 일반전형보다는 지역전형이 훨씬 유리했다. 경쟁률과 합격자 성적대가 낮고, 경쟁률이 다소 높아도 합격자의 교과 성적은 더 낮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지역인재전형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2015학년도 지역인재전형은 특히 강원도 수험생에게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대 육성법에서 선발 비율을 정하면서 강원권과 제주권은 지역 여건을 고려해 15%로 설정했는데 강원도 소재 대학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원대는 전 학과에서 지역인재전형으로 모집하는데, 춘천캠퍼스는 전체 모집정원 3천464명의 약 30%인 1천24명을 선발하고, 삼척캠퍼스도 전체 모집정원 2천864명의 약 27%인 783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강릉원주대도 수시 모집인원 1천133명의 26%인 297명을 지역인재전형인 강원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춘천교대도 수시 모집인원의 27%인 33명을 지역인재전형인 강원교육인재전형으로 최저학력기준도 없이 선발한다. 또한 한림대와 가톨릭관동대도 의학과를 포함해 주요 모집단위에서 89명과 99명을 선발한다.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70명을 강원인재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경동대도 관광학부, 보건의료계열 등 인기학과에서 87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상지대 역시 한의예과를 포함해 일부 모집단위에서 지역인재전형으로 166명을 선발한다.

이러한 현상은 일부 거점 국립대가 의학계열에만 지역인재전형을 도입한 것에 비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원권을 제외한 지방대 중에서 의학계열이 아닌 모집단위에서도 선발하는 규모는 <표>와 같다. 이밖에 서울에 위치했지만 경희대 지역균형전형 210명과 동국대 국가보훈 및 지역인재전형(학생부 종합전형) 53명, 상명대 지역인재전형 47명도 비수도권을 대상으로 선발한다는 점에서 위의 지역인재전형과 비교할 만하다.

교육대학도 확대 실시

그런데 이 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교육대학 지역인재전형이다. 교육대학은 지연인재전형이 부활하지 않았던 시기에도 지역 수험생을 위한 전형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는데, 2015학년도에는 광주교대, 공주교대, 청주교대, 춘천교대, 진주교대 등에서 지역 고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확대 실시한다. 교육대학의 경우에도 지역인재전형은 상대적으로 쉬운 전형으로, 합격선과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2014학년도에도 지역 고교 출신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청주교대의 지역우수인재선발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지원자들이 급감해 일반전형인 고교성적우수자전형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입학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지역의 수험생이 교육대학 진학에 뜻을 두고 있다면 지역인재전형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학계열과 교육계열을 포함해 지역인재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지원 전략이 아주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학생부 교과성적인 등급이 우수한 학생의 성적이 예년의 입학 결과를 기준으로 할 때 합격 가능하다면 일반전형으로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그보다 낮은 교과 성적의 학생은 지역인재전형으로 지원하도록 권한다면 지역인재전형을 100% 활용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또한 지역인재전형이 일반전형보다 낮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수능 준비를 소홀이 하면 안 된다. 지역인재전형을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꼼꼼히 따져보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충족을 위해서 학업에 매진해야 한다.

이성우 대전 보문고·교사
대전시 교육청 컨설팅장학지원단(진학지도), 대전진학지도협의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경희대, 아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국외대 등 여러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자문교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