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9월 6일부터 시작된다.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는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어떤 전형으로 지원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7~8월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를 비롯해 대학이나 시도교육청, EBS, 사설 입시학원 등에서 개최하는 입시 설명회가 넘쳐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입시 설명회는 올해 입시 변화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진학 지도 경험이 풍부한 현장 교사들은 무작정 입시설명회에 따라다닌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입시 설명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가느냐에 따라 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입시 설명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 우선 필요한 것은 현재 자기의 전국적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이다. 지난 6월21일 열린 입시설명회 모습

우선 필요한 것은 현재 자기의 전국적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이다. 대교협과 서울시교육청에서 대표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용택 서울 광영고 교사는 “대교협 입학 설명회는 학생들이 자기 수준에 맞는 대학, 자기에게 맞는 전형을 찾으러 가는 것”이라며 “수능 모의고사 성적으로 나의 전국적 위치를 백분위 점수로 파악하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까지의 모의고사 성적을 놓고 국·영·수는 백분위, 탐구 2과목에 대한 평균 백분위가 가장 잘 나왔을 때를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라 생각하고, 가장 나빴을 때를 수능을 가장 못 봤을 때라고 가정하면 전국적 위치는 최고와 최저 사이에서 찾을 수 있다.”

수시모집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수능 성적이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는지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김창묵 서울 경신고 3학년부장은 “입시 설명회에 가기 전 자신이 설정해 둔 목표 대학의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지 맞춰봐야 한다”며 “이때 주의할 것은 자신의 성적이 상향 추세인지 하향세인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수능에서 획득할 수 있는 점수 수준(등급, 백분위)을 예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협이나 대학 입학처장협의회가 개최하는 입학 설명회는 올해 수시모집 특징이나 전형별 지원 전략, 나에게 유리한 전형 찾기 등 맞춤형 전략뿐 아니라 일대일 상담과 전공 관련 상담도 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대교협 대입상담센터에서 파견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채용석 서울 배명고 교사는 “내가 내신이 좋은지, 교내활동이 좋은지 자기의 장단점을 알고 가서 자기에게 맞는 전형 중심으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학생부 내신 성적이 최상위인 학생은 논술전형이나 학생부 종합전형, 3등급대 학생은 학생부 종합전형이나 교과전형, 그 아래 등급은 학생부 교과전형이나 전공적성 전형 등 성적에 따라 신경 써서 들어야 할 할 부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대일 상담을 위해서는 수능 성적 외에 챙겨야 할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학생부 교과 성적이다. 그것도 그냥 내신 등급만 챙겨서는 안 된다. 김용택 교사는 “대학마다 내신 산출 방법이 다 다르다. 반영하는 과목 수도 다르고, 등급 간 점수 차이도 다르다”며 “목표 대학을 정하고 대학별로 산출방법에 따라 내신 성적을 산출해 가면 상담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사는 “학교마다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담임선생님에게 이야기하면 산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인 입시 용어를 알고 가는 것도 필수 사항이다. 윤기영 서울 충암고 교사는 “입시 설명회를 다녀 보면 제일 당황스러운 게 입시 용어를 모르는 것”이라며 “입시 용어를 모르면 아무리 들어도 내용 파악이 제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채용석 교사 또한 “어떤 학부모는 표준점수가 뭔지, 백분위가 뭔지도 모르고 간다”며 “용어 자체를 못 알아들으니까 아무리 많이 듣고 열심히 메모해도 머릿속에 전혀 정리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설명회에 가서는 무엇을 챙겨야 할까. 김창묵 교사는 “수능 출제경향 분석 내용이나 예상 경향, 남은 기간 대비법 등의 자료를 챙겨 참고하고, 수시 유형별 특징이나 지원 가능 대학에 대한 정보는 열심히 메모하고 공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 교사는 “아이의 객관적인 성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가장 효율적인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쫓아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6월 수능 모의고사 결과에 실망하고 있는 아이를 위해 칭찬하고 용기를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 jinny@daenamu.kr

☞ 대입 용어, 이것만은 알고 가자!

대입 전략은 입시 관련 용어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기본 용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강사가 지원전략을 설명해도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기 힘들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에서 파견교사로 있는 채용석 배명고 교사의 도움을 받아 꼭 알아야 할 대입 용어를 추렸다.

·학생부 석차백분율: 학생부의 교과 성적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학생부 교과 성적을 백분율로 표시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100명 중에서 10등을 했다면 석차백분율은 10%(10/100×100)가 된다.

·수능 표준점수: 수능 성적표에서 표준점수란 수험생이 선택한 영역별, 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보완하기 위해 원점수를 토대로 상대적인 성취 수준을 감안해 재산정한 점수를 말한다. 표준점수는 각 영역별 시험의 난이도에 따른 점수 분포(평균과 표준편차)를 고려해 산출하는 점수로, 개인의 상대적인 위치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표준점수를 산출하는 식은 국어, 영어, 수학영역의 경우 먼저 Z점수를 구한 후에 ‘Z점수 × 20 + 100’으로 계산한다. 탐구영역은 ‘Z점수 × 10 + 50’으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수학영역 원점수 평균이 40이고, 표준편차가 22점인 수능에서 응시자의 점수가 84점이라면, Z점수는 2점[Z=(84-40)/22=2]이고, 표준점수는 140점[2×20+100=140]이 된다.
표준점수는 동일한 과목의 시험을 치른 응시자 가운데 수험생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점수다. 즉 평균점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계산한 점수다. 따라서 평균점이 낮은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면 표준점수는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는 낮아진다. 이 때문에 정시전형에서 상위권 대학은 변별력 확보를 위해 주로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수능 3~6등급대에서는 백분위 점수가 표준점수보다 세분화돼 나타나는 현상을 보여 중위권 이하의 대학에서는 백분위 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변환표준점수: 변환표준점수는 각 과목의 난이도와 표준편차를 고려해 산출하는 점수다. 대학에서는 주로 탐구영역의 성적을 반영할 때 사용한다. 따라서 원점수의 총점이 같더라도 변환표준점수는 다를 수 있다.

·수능 백분위: 백분위 점수는 계열별 전체 응시자 가운데 한 수험생이 얻은 점수(표준점수)보다 더 낮은 점수를 얻은 수험생들이 전체 학생 중 몇 %가 있는지를 나타내 주는 표시 방법이다. 예를 들어 한 수험생의 국어영역 백분위 점수가 79라고 하면 본인의 국어 성적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응시자의 비율이 79%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백분위를 통해 집단의 크기나 시험의 종류가 다르더라고 상대적 위치(석차)를 서로 비교해 볼 수 있어 학생 자신의 영역별 강점과 약점을 대략적으로 알아보는 데 이용할 수 있다.

·교차지원: 수능은 수험생이 특정 영역이나 과목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그리고 대개 대학은 계열에 따라 인문계열은 문과 학생들이 응시하는 영역을 반영하고, 자연계열은 이과 학생들이 응시하는 영역을 반영한다. 이때 수능 응시과목과 지원 학과의 계열이 다른 것을 교차지원이라고 한다. 자연계열 학과에서 문과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사회탐구영역을 본 학생들에게도 지원을 허용하는 것이 일반화된 교차지원의 형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 대학에서 제시한 일정 수준의 수능 성적을 얻어야 최종 합격하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100%로 선발하고 최저학력기준을 수능 4개 영역 중 2개 영역 이상 2등급이라고 지정했다면 수능 성적이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하게 된다.

·실질반영비율: 전형요소가 실제로 전형 총점에서 미치는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전형방법이 학생부 50%, 수능 50%이고 전형 총점이 800점인 대학이 있다고 하자. 학생부 최고점이 400점이고 320점을 기본점수로 준다고 하면, 이 대학에서 학생부가 실제로 전형 총점에 미치는 영향력은 80점(400점-320점)이고,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10%(80/800)가 된다.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대학마다 차이가 있으며, 실질반영비율이 낮을수록 학생부 성적이 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일괄합산/단계별 전형: 일괄합산 전형은 지원자 전체를 대상으로 학생부, 수능, 논술, 면접, 구술시험 등 모든 전형 자료를 합산해 그 총점 성적에 따라 일괄적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에 비해 한 번에 합격자를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 합격자를 선발하는 것을 단계별 전형이라 말한다. 예를 들어 1단계에서 모집정원의 3배수를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로 모집정원만큼 선발하는 식이다.

※참고 자료: 『2015학년도 대입 전형의 이해와 대비: 학부모 진학설명회 자료집』(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20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