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이와 헤어지고 과거시험 보러 가던 이몽룡과 아무 걱정 없이 지내던 옆 마을 김 도령이 과거시험 보러갈 때, 장원급제를 바라는 둘의 마음이 같았을까요? 이몽룡에게는 신분 차이를 극복하고 춘향이와의 사랑을 이룰 방법이 오로지 장원급제밖에 없었지요. 몽룡은 글공부가 힘들어도 춘향이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겨낼 수 있었을 겁니다. 그처럼 간절하고 생생하게 장원급제를 염원했던 몽룡은 결국 꿈을 이루고 잘 살았습니다.

이처럼 미래의 자신의 꿈을 이룬 많은 사람들에게서 찾아낸 공식이 바로 ‘R=VD(Realization = Vivid Dream, 생생하게 꿈꾸면 이뤄진다)’입니다. 이것은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상상해서 만든 공식이 아니라 예부터 지금까지 꿈을 이루고자 노력한 평범했던 사람들의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아 정리한 것입니다. 많은 교육학자와 학습심리학자들이 강조해 말하는 ‘꿈을 이루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생생하게 꿈을 꾸고 싶다면 다음에 소개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일상 중에서 실천해 보기 바랍니다.

· 글로 적기: 책상 앞과 옆에 포스트잇으로 적어놓기, 학습 계획표 위에 꿈과 한 주의 목표 적어놓기, 천장이나 벽 또는 문에 써놓기, 핸드폰 바탕화면이나 페이스북 소개에 적어놓기, 쪽지에 적어서 수첩이나 핸드폰 케이스에 넣어 갖고 다니기
· 소리 내어 말하기: 가족이나 친구와 선생님 등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나의 꿈 소개하기,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자기 전에 스스로에게 꿈과 소망 말하기, 핸드폰 컬러링에 나의 꿈 소개하기
· 그림으로 그리기: 나의 미래의 모습을 한 컷 그림으로 구체적으로 그려 붙여놓기, 미래의 명함을 만들어보기, 대학생이 돼 하고 싶은 것을 그림으로 그려보기, 나의 꿈이 이뤄져서 생활하는 일상을 두 컷이나 여러 컷의 그림으로 표현해보기
· 동영상 보기: 유튜브나 포털 사이트에서 닉 부이치치, 오바마, 반기문, 울랄라세션 등 꿈을 이룬 성공 사례 찾아보기
· 방문하기: 희망 대학에 방문해서 학교 소개 듣기, 대학 교정을 구석구석 걸어보고 학생 식당에서 밥 먹기, 원하는 직장에 찾아가 견학하기,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만나보기
· 상상하기: 공부를 시작하기 전, 쉬는 시간, 힘든 순간에 목표나 꿈을 이룬 자기 모습을 생생하게 상상하고 떠올리기

시험 기간에 독서실 자리 앞이나 옆에 목표 점수와 각오를 써서 포스트잇으로 붙여놓는 정도는 해본 학생이 많을 겁니다. 그때처럼 이제부터는 부모님께도 말씀드리고, 목표를 이룬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고, 그림으로도 그려보면 공부할 때 확실히 의욕이 더 생길 겁니다.

매년 우리 반 학생들은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에 부모님과 함께 가서 사진을 찍고, 학생 식당에서 밥 먹은 인증 샷과 영수증을 갖고 옵니다. 어떤 학생들은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그때 찍은 사진을 설정하고 멋진 문구로 장식해서 각오를 늘 새롭게 하더군요. 힘들 때 확실히 힘이 된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방문했던 대학의 입시 전형과 입학 점수를 찾아보면 막연히 꿈꿀 때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공부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 외에도 자신만의 방법을 고안해서 하면 더 좋습니다. 방법보다 중요한 것은 늘 꿈을 꾸고 그것을 잊지 않는 것이니까요.

EBS-대교협 대표강사, 진로진학상담교사 자격연구 강사, 서울대 등 여러 대학의 입학사정관 연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자기주도학습 진로진학 사용설명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