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모집군의 변화다. 이 변화를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은 서울대의 모집군 변경이다. 서울대가 먼저 모집군을 변경하면서 상위권 대학들이 연쇄적으로 모집군을 변경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정시모집에서 200명 미만 동일 모집 단위에 대한 분할 모집이 금지됐다는 점이다. 대학은 분할모집을 통해 정시 모집군별(가, 나, 다군) 인원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데, 이는 합격선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분할모집 군이 많을수록 선발인원은 감소하기 때문에 합격선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2015학년도 정시모집부터는 모집단위 내 군별 분할모집이 금지됨에 따라 동일모집 단위임에도 모집군에 따라 모집인원을 쪼개 선발함으로써 지원의 불안감 내지 지원자 풀에 따라 합격선이 크게 달라지는 혼란은 줄어들게 되었다. 다만,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및 학과의 모집군이 겹치게 되면 반드시 한 곳을 포기해야 하므로 수험생들의 선택 폭은 좁아지게 됐다. 또한 특정모집 단위의 1개 군에서 모집 인원이 늘어나면서 전년도에 비해 경쟁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대학의 인기 학과가 어느 모집 군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중상위권 대학들의 경쟁률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나➞가군 이동‘변수’주목해야

정시는 비슷한 성적대의 경쟁대학이 어느 군에서 모집하는가에 따라 입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01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큰 변화 중의 하나는 서울대가 모집군을 옮기면서 연쇄적으로 많은 변동이 생겼다는 점이다. 즉 서울대가 나군에서 가군으로 모집군을 옮김에 따라 연세대와 고려대는 서울대 지원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나군으로 이동했다. 이에 맞춰 서강대는 나군에서 가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하는 등 2015학년도 정시는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연쇄적으로 모집군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지원 패턴이 바뀌고, 합격선에 변화가 일어나게 됐다. 물론 변동하지 않은 대학도 있다. 이화여대는 2014학년도와 마찬가지로 2015학년도에도 가군 모집을 하지만 타 대학들의 변동에 따라 함께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한 기존에 분할 모집을 하던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은 군별 모집인원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주력 모집군을 변경했다. 한양대의 모집군은 가군, 나군으로 전년도와 동일하나, 가군 모집인원을 전년도 588명에서 265명으로 줄이고, 나군 모집인원을 376명에서 701명으로 늘려 주요 모집군을 가군에서 나군으로 변경했다. 숙명여대도 2014학년도와 동일하게 가군과 나군에서 모집한다. 그러나 전년도 가군에서는 일괄합산방식으로 565명, 나군에서는 우선선발(수능 100% 50%), 일반선발(학생부30+수능70, 50%) 방식으로 421명을 모집했으나, 올해는 예체능 일부학과의 215명만을 가군에서 모집할 뿐, 인문·자연 전 모집단위 942명을 나군에서 모집해 주요 모집군이 나군으로 변경됐다. 모집인원의 증감은 해당학과의 합격선에 영향을 미치므로 변화가 큰 주요 모집단위의 경우 전년도 합불 성적자료를 참고하는 데 유의해야 한다.

서울 지역 대학들의 경우 인문계열은 전체 모집정원의 절반에 가까운 47.2%를 나군에서 모집하고, 수도권 지역의 대학들은 자연계 정원의 47.2%를 가군에서 모집한다. 따라서 모집군 변경 및 모집인원의 변화는 입시 결과에 변동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자연계열에서는 의대의 모집인원이 증가하면서 최상위권 성적이 2~3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는 특정한 군에서만 모든 인원을 모집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군 내에서 혹은 다른 군과의 눈치작전이 극심할 것이 예상된다. 대학별 전형방법에 따른 유불리를 잘 따져서 신중하고도 소신 있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정시모집의 경우 군별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군별 특성에 따라서 합격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군과 나군은 여러모로 비슷하다. 모집인원도 비슷하고 정시 전체모집인원의 39.4%(가군, 139개교, 5만3천493명)와 38.3%(나군, 136개교, 5만1천989명)으로 비슷하고, 상당수의 중상위권 대학이 가군과 나군에 분포해 있는 것도 비슷하다. 다군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학교 수도 120개교로 가군 나군에 비해 적고, 모집인원도 정시 전체모집인원의 22.3%(30,292명)로 가군과 나군에 비해 적기 때문에 다군 전체 경쟁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가군이나 나군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수험생들은 대부분 다군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아 추가합격 비율이 높다. 또 다군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점수 폭은 가군, 나군에 비해 상당히 크다. 가군 나군에서 안정 지원한 수험생들은 다군에서 보험성 지원을 하거나 추가로 합격하기를 기대하면서 지원하기 때문이다. 다군은 합격생들의 유동성이 높아 합격의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모집인원의 2~3배수 이상이 예비합격자 번호를 받기도 한다.

인문계열: 상위권은 나군에서 가장 많이 뽑아

인문계열에서 최상위권 대학들은 가군과 나군의 모집인원이 서로 바뀐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지방 교육대학을 포함하는 상위권 대학들은 2014학년도와 비교했을 때 나군 모집인원이 가장 많고, 이어 가군, 다군의 순으로 모집인원이 많다. 최상위권 대학에서 다군의 모집인원이 없는 것을 고려하면 다군에서 모집하는 중앙대, 한국외대, 건국대의 합격선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군에서 최상위권은 서울대(311명), 이화여대 의예과(6명), 경희대 한의예과(12명),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20명) 등이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대학이나 학과에 지원한 학생들은 나군에서 연세대(498명), 고려대(526명), 원광대 치의예과(6명), 원광대 한의예과(16명) 등을 지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가 가군 349명, 나군 1천46명으로 모집인원상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가군에서는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의 합격선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상대적으로 많은 추가합격이 발생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가군의 경쟁률이 3대 1이 되면 지원자가 1천47명이 돼 나군의 1천46명과 거의 같게 된다. 가군에서는 추가합격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므로 나군보다 신중한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나군에서 연세대, 고려대, 원광대 의예과 및 치(한)의예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가군에서 서강대(372명), 이화여대(491명), 성균관대(197명), 한양대(68명), 중앙대(148명), 경희대 세무회계학과(25명), 대전대 한의예과(8명), 서울시립대 세무학과(35명),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22명) 등까지도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나군 연세대, 고려대, 원광대 의예과 및 한의예과까지 경쟁률이 3대1이 넘어서게 되면, 나군의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이 합격선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화여대는 모집군의 변동이 없는데, 이것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화여대의 합격선이 상승할 것을 염두에 두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교육대학을 고려하는 수험생들은 군별 모집인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교육대학 및 초등교육과 모집인원은 가군 56명, 나군 1천955명이고, 다군은 제주대 초등교육과가 92명을 모집한다. 아무래도 나군에서 안전하게 지원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

인문계열에서 의예과, 치의예과, 한의예과에 지원 가능한 대학은 가군에서 이화여대 의예과(6명), 경희대 한의예과(12명), 대전대 한의예과(10명), 나군에서는 원광대 치의예과(6명), 원광대 한의예과(16명), 가천대(글로벌) 한의예과(10명), 세명대 한의예과(10명), 대구한의대 한의예과(15명), 동의대 한의예과(8명)가 있다. 서울교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이상의 합격선이 예상되므로 이를 참고해 지원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최상위권 대학까지는 나군에서 모집인원이 가군보다 월등히 많아 나군에서는 안전지원을, 가군에서는 신중지원 모드를 유지하는 게 좋다. 상위권 대학들인 경희대, 서울시립대까지는 가군과 나군 모집인원이 거의 비슷해지다가 교육대학에 이르면 다시 나군 모집인원이 많아지게 된다. 지방 교육대학의 지원율은 같은 나군의 한국외대, 건국대, 숙명여대, 경북대, 동국대, 경희대(국제), 국민대, 전남대, 인하대 등의 경쟁률과 합격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가군과 나군의 모집인원 불균형은 명지대, 가천대(글로벌), 연세대(원주), 한양대(에리카), 고려대(세종), 충남대, 인천대, 상명대 등에 이르러 균형을 맞추게 된다. 따라서 가군의 광운대, 성신여대, 숭실대, 아주대, 인하대 등의 합격선 상승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가군에서는 무모한 상향지원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의·치·한의대 총 1천784명 모집 … 상위권 '도미노' 예상된다

자연계열: 최대 변수는 의대 모집인원 증가

자연계열의 최대 화두는 의대 모집인원의 증가다. 가군에서 491명, 나군에서 320명, 다군에서 266명으로 가·나·다군을 합하면 1천77명이다. 치의예과까지 합치면 가·나·다군 합해서 1천382명이다. 한의예과까지 합하면 1천784명이다. 서울대 모집인원의 4배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로 추정하건대 올해 서울대 자연계열에서는 합격선 하락 또는 추가합격이 꽤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군에 모집하는 의예과는 국립대 의예과가 많다. 지방 국립대 의예과의 지원율에 따라 가군의 경희대 의예과·치의예과, 이화여대 의예과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꼭 의대를 진학하려는 지방 학생들은 가군에서 지방 국립대 의예과를 지원한 후 나군에서 고려대, 울산대, 한양대, 가천대(메디컬) 의예과 등의 의예과를 상향 지원하거나 단국대(천안) 치의예과, 영남대 의예과, 원광대 의예과, 을지대(대전) 의예과, 원광대 치의예과, 원광대 한의예과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2014학년도에 나군의 전남대 의예과를 지원한 학생의 경우 가군 1순위 전남대 의예과, 2순위 원광대 의예과, 3순위 연세대(원주)였다. 이는 지방국립대 지원자의 점수가 나군의 연세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울산대를 쓰기에는 여유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지방 국립대를 합격하면 경제적 이유 등으로 지방에 잔류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지방 국립대 의예과, 치의예과, 한의예과의 지원율과 등록률은 가군의 경희대, 이화여대, 중앙대 의예과뿐만 아니라 서울대 자연계열 전체의 지원율과 합격선, 추가합격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갖고 지켜볼 대목이다.

가군에서 서울대에 지원한 학생들은 인원 분포상 나군에서 한양대를 쓰면 거의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실제 지원자 성향상 가군 서울대 지원자가 나군 한양대를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지원한다면 합격은 거의 보장될 것이다. 나군에서 연세대, 고려대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가군에서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까지 지원하게 되면 합격 가능성이 높다.

즉 가군에서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를 안전 지원하고 나군에서 연세대, 고려대를 지원하면 합격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 이렇게 되면 나군에서 한양대, 성균관대가 지원율과 합격선이 낮아질 수 있다. 성균관대까지 총 모집누적인원이 약간 많은 점도 그럴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러나 지원자 성향상 아마도 가군에서 한양대, 서강대, 성균관대를 마지노선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더 크다.

경희대, 서울시립대서부터는 자연계열은 가군의 모집인원이 나군보다 월등이 많다. 지방 국립대의 경우도 나군보다는 가군 모집인원이 많다. 지방 학생들이 지방 국립대를 얼마나 지원하느냐에 따라 건국대, 동국대, 서울과기대, 광운대, 국민대, 아주대, 단국대(죽전), 연세대(원주), 고려대(세종) 등은 지원율과 합격선에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들 대학의 가군 지원자와 경쟁률이 높아지면 지방 국립대가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므로 오히려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 국립대를 적극 지원해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나군에서는 모집인원 상 건국대, 숙명여대, 경희대(국제), 홍익대, 광운대, 서울과기대 등이 합격선이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나군에서 바로 윗부분의 대학들이 지원율과 합격선이 낮아진다 해도, 나군에서 경희대(국제), 건국대, 숙명여대, 홍익대, 광운대, 서울과기대 등을 지원한 후 가군에서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을 지원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중위권 대학의 다군 모집인원은 2014학년도에 비해 다소 증가했다. 다군 모집인원이 크게 변화한 대학은 가천대 120명 감소, 가톨릭대(성심) 146명 증가, 광운대 71명 감소, 국민대 152명 감소, 명지대 220명 감소, 서울여대 85명 증가, 숭실대 589명 증가, 인천대 136명 증가 등이 있다. 감소된 학교와 증가된 학교가 비슷한 분포를 보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석훈 인천 하늘고·교감

서울시 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자문위원, 서울중등진학연구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서울진학지도협의회 고문을 맡고 있다. 저서로『EBS로 신 수능휘어잡기』『, 수시불패』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