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경찬 연세대·수학과

지난 11월 13일 수능 시험이 마무리되며 2015학년도 대입 정시전형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6년 만에 찾아온 입시 한파에서도 수능 열기는 역시 올해도 뜨거웠다. 현재 고2, 고3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11~12년 동안‘대입’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자의반 타의반 나름대로 열심히 달려왔다고 본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단계를 거치며 모든 것을 바쳐온 이들에게‘대입’이후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사실‘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국내외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경쟁 속에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성공적인 대학생활은 어떻게 만들어가는 것일까? 첫째, 꿈을 크게 키워야 한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한‘책임감의 크기가 무대의 크기를 결정한다’라는 말처럼 나의 능력보다도 책임감의 크기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둘째,‘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이는‘무엇을 위한 것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부모의 품을 떠나‘독립적인 나’의 정체성과 꿈을 찾아야 한다.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을 세우는 일이다. 기업에서도 자신의 색깔과 비전을 분명히 갖고 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사실 수능 점수만이 자신의 역량을 나타내지 않는다. 누구나 각자 특별한‘똑똑함’이 있으며,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갈 때 더욱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입학에 앞서 대학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무엇을, 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등에 대한 깊은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대학 4년 동안 누구를 만나, 무엇을 배우고, 깨닫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 특히 1학년 첫 번째 몇 주를 어떻게 지내느냐가 대학생활 성패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대학 입학 전후 술기운으로 대학을 느끼려 해서는 안 되며, 먼저 좋은 멘토들을 찾아나서야 한다. 만나고 싶은 대상이 누구라도, 바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용기만 있으면 만날 수 있다.

넷째, 내 주변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변화되고 있는지에 예민해야 한다. 바로 눈앞의 스마트 폰에만 매달리지 말고, 눈을 들어 관심의 폭과 시야를 넓혀야 한다. 식탁 예절을 지키며, 가족들의 생일을 챙기고,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며, 국내외 신문을 폭넓게 읽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자리 시장도 이제는 국내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찾아야 한다. 3개 정도의 외국어는 물론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역사와 문화도 공부하며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품격, 소통능력을 키워야 한다.

다섯째, 이러한 과제들을 풀어가려면, 거침없이 질문도 많이 하고, 토론과 논쟁을 즐겨야 한다. 우리의 교실에서 가장 큰 문제는‘질문, 토론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의 이스라엘을 창업국가로 발전시킨 ‘후츠파’정신은 바로 직위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는 거침없는 질문과 토론을 의미한다. 창의성, 상상력 등 자유로운 사고력은 토론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융합도 바로‘질문의 공유’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여섯째, 젊은 시절의 많은 체험도 중요하다. 세상을 이해하고 지신을 발견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국내의 여러 지역을 돌아보기도 하고, 배낭여행, 연수 기회,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만나야 한다. 또한 동서고금의 고전 등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한 체험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지고, 중국, 일본, 북한 등 주변 나라들과의 관계도 만만치 않다. 우리 모두는 어느 위치에 있든지 주어진 환경을 최대로 활용하며, 더 살기 좋은, 더 행복한 미래를 만들도록 각자의 지식과 지혜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자신도 성공하고 국가도 발전시키는 일이다. 특히 혼자 걸어가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더불어’,‘ 함께’풀어나가야만 하는 시대임을 깨닫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사실 행복도 사람들과의 따뜻한 관계로부터 얻는 것이다.

민경찬 연세대·수학/과실연 명예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