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수시 일반전형으로 서울대 사범대학 윤리교육과에 합격해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인 기유경입니다. 수시에는 학교장추천전형, 지역균형, 논술 등 다양한 전형이 있지만 저는 내신 성적,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 그리고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일반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수시로 대학에 합격하기까지 초조함과 불안함으로 보냈던 고3 시절이 떠오릅니다. 제 고등학교 시절을 다시 돌아보며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수시는 그냥 한 번 지원해본다는 생각으로 도전해라!”

수시 지원을 앞두고 고민하고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으로 저의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냥 한번 지원해본다.”라는 말은 그냥 한 번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충 준비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냥 한 번 지원해본다는 ‘생각으로’준비 과정에 있어서도 다른 모든 것들을 제쳐두고 올인하지도, 결과에 있어서도 크게 흔들리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수시는 그냥 한 번 지원해본다는 생각으로 도전해라!”에 관해 두 가지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멘탈, 즉 마음가짐입니다. 보통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 여러 대학에 여러 전형으로 수시를 지원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논술전형, 일반 전형, 글로벌 전형 등 다양한 전형으로 쓸 수 있는 최대 6개를 모두 채워서 수시 전형에 지원했습니다. 일반전형으로 서울대에 합격하기는 했지만, 다른 대학교의 다른 전형에서는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논술 전형의 경우에는 수능 이후에 합격 발표를 하기 때문에 수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연세대 특별 전형, 성균관대 글로벌전형처럼 수능을 바로 앞두고 수시 결과 발표가 있는 경우에는 멘탈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두 개의 수시 결과에서 실패라는 결과를 받았고, 다른 친구들은 합격했는데 나는 떨어졌다는 생각에 불안감과 초조함이 밀려왔습니다. 수능 준비에 막바지 힘을 가해야 하는 시기에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흐려졌고 자신감도 떨어졌습니다. 이 때 “수시는 그냥 한번 지원해본다는 생각으로 도전하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계속 방황만 하다가는 남은 입시에서도 실패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남은 수시와 정시에 집중했습니다.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는 하되, 수시 지원이 마감되면 수시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남은 입시 준비에 집중해야 합니다. 수시 합격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또는 이미 붙었다는 생각으로 안일한 태도를 가져서는 절대로! 절대로!!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수시든 정시든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라면 평소에 공부할 때에도 강한 멘탈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마음을 굳게 먹어야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고3 입시를 준비하는 시기에 생기는 불안감 때문에 “~하면 성적이 빨리 오른다고 하던”라는 말에 흔들려서 자꾸 공부법을 바꾸고 자기 페이스를 잊어버리면 불안감만 커집니다. 대학입시에서 오는 불안감은 모두가 똑같이 느끼지만, 그 불안감을 공부의 동력으로 삼느냐, 공부의 방해요소로 삼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수시 준비를 하면서도 정시에 대한 준비는 병행해야 합니다. 수차례 모의고사와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다 보면 자신이 수시형인지 정시형인지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저의 경험을 예로 들자면, 저는 모의고사 점수보다는 내신 점수가 더 잘 나오는 케이스라서 정시보다는 수시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하지만 수시가 적합하다는 것이 정시를 포기하고 정시 공부는 안 해도 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수시로 확실하게 합격한 상황이 아니기도 하고, 논술이나 지역균형 전형처럼 수능 점수가 필요한 수시 전형도 있습니다. 모의고사나 수능의 공부는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고 꾸준한 공부를 요구하기 때문에, 특히 페이스 조절이 중요합니다. 수시 준비 기간을 핑계 삼아 평소에 꾸준히 해오던 정시 공부를 놓는 순간 그 동안 쌓아왔던 정시 공부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제가 수시 준비를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잠깐 정시 공부에 소홀했었습니다. 매일 정시 공부를 하는데도 모의고사 성적은 늘지 않아서 불안했던 시기에 자기소개서를 쓴다는 핑계를 대며 잠시나마 불안감에서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그 동안에는 불안감을 잊을 수 있었지만, 자기소개서를 쓰고 나면 그 시간에 정시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자책감에 더 불안해졌습니다. 며칠 그렇게 자기소개서에만 힘쓰다보니 왠지 나는 수시로 붙을 것 같고, 남은 기간 동안 정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느긋하게 자기소개서를 쓰다가 다시 정시 공부를 하려니 들뜬 마음 때문에 정시 공부가 손에 잘 잡히지 않기도 했습니다.

수시 준비를 핑계로 정시 공부에 소홀해지고 있던 시기에, 담임선생님께서 다시 한 번 주의를 주셨고 호되게 혼난 후에 다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수시를 위한 준비도 철저하게 해야 하지만 정시 공부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수시는 그냥 한번 지원해본다는 생각으로 도전해라!”라는 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수시 준비는 열심히 하되 수시 지원이 끝나면 지원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남은 입시 준비에 집중하세요.

수시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자기소개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처음 자기소개서를 쓸 때 보통은 “고등학교 3년 동안 많은 경험을 했는데, 그 중에 어떤 것을 써야 하지?”또는 “고등학교 3년간 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뭘 쓰라는 거지”고민을 합니다. 저는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딱히 고등학교 3년간 두드러지게 큼지막한 사건 없이 무난하게 학교생활을 했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여기서 해주고 싶은 말은 전국 대회 수상이나 전교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의 큼직한 경험도 좋지만 체육대회에서 피구 주장을 했다거나 수학공부에서 크게 희열을 느꼈던 경험처럼 사소하지만 그 경험이 주는 의미가 큰 것들도 자기소개서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자기소개서를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내가 3년간 했던 활동들을 한 눈에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것들이 솔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년간의 활동들을 정리해보았을 때 의미 있다고 느끼는 몇 가지 사례를 뽑아서 그 사례들을 구체화시킵니다. 자기소개서는 두루뭉술하고 큼직큼직한 느낌보다는 정말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일 때에 경험을 통해 느낀 바도 더 잘 전달될 수 있습니다.

체력관리에 관해서도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3년간 학교 시간 이외에 밤을 새서 공부하거나 한 적이 다섯 번을 넘지 않습니다. 저는 잠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4당5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의미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입니다. 수능을 위한 장기전의 막바지이기 때문에 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않으면 낮 시간에 더더욱 피곤해집니다. 밤에 충분히 자면서 피로를 풀고 낮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밤에 충분히 자는 것은 수능 시험 준비와도 관련됩니다. 수능 시험을 앞두고 수능 스케줄에 맞춰 습관을 형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밤에 충분히 자는 습관을 갖고 있지 않으면 수능 때가 돼서야 다시 새로운 스케줄에 몸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수면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운동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 체육활동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꾸준히 즐겨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에 체력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었습니다. 고3이 되면 입시준비를 하느라 체육시간에 자습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 시간에 체육활동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체육활동을 하면서 공부 스트레스도 날리고 몸을 다시 리프레시 할 수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달리기를 했는데, 혼자 달리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혼자만의 생각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체육시간을 챙길 수 없는 환경이라면,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보통 고등학생들이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점심시간에도 앉아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쪽잠을 자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1~2일 정도는 운동장에 나가서 햇빛을 받으며 산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에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로 힘든 마음을 달랠 수도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잠을 자는 것보다 활동을 함으로써 오후 시간에 집중할 수 있게 점심시간 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깨울 수도 있습니다.

수시를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굳세게 마음을 먹고, 체력적으로 관리를 잘 해서 다들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