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다음달 9일 시작된다.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 수는 전년 대비 1개교가(덕성여대) 감소했고, 모집인원도 전년보다 2천200명 줄었다. 하지만 고려대, 성균관대 등 상위권 대학은 논술전형의 비중이 여전히 크다. 논술위주 대학은 28개교로 1만5천197명을 선발한다.

올해 수시모집 논술고사는 건국대, 광운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시립대가 올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해 기존의 경기대, 단국대(죽전), 성균관대(과학인재), 한국항공대, 한양대와 함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일부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

고려대는 탐구 영역이 포함돼 경영, 정경대학,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4개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5 이내(의과대학의 경우 4 이내)로 바뀌었다. 이화여대는 인문계 3개 영역 2등급 이내를 3개 영역 등급 합 6으로, 자연계는 2개 영역 2등급을 2개 영역 등급 합 4로 바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인문계는 1개 탐구 과목과 제2외국어·한문을 추가로 포함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즉 인문계와 자연계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 탐구, 제2외국어·한문 총 6개 중 3개 등급 합 6 이내(글로벌계열은 5 이내)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됐다. 이렇듯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완화 대학의 증가로 논술전형에 도전할 수 있는 학생들의 수능 성적대가 넓어졌다.

또한 논술고사는 지난해 9월 시행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선행학습 요소를 배제하고 고교과정 내에서 수능 형태로 출제해야 한다. 즉 논술고사가 이제는 교과서와 교육방송 교재 등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이 완화됐다.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수능 전이지만 논술고사는 수능 전후로 실시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수시모집 6장의 카드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수능 전’ 논술전형 지원전략

수능 전 논술전형 지원은 2회 이하로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논술고사를 한번 치른 경험은 추후 논술전형을 치르는 데 많은 도움을 주지만 수능에는 확실히 방해된다. 따라서 수능 전 논술전형 지원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논술 준비를 하는 학생들의 상당수가 논술전형에 6장의 카드를 다 쓰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지원 패턴은 과욕일 확률이 높다.

수학, 과학 실력이 좋고 논술 준비가 잘 된 자연계 학생은 예외일 수 있지만 인문계 수험생은 논술유형이 유사한 대학 3~4곳 정도만 지원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머지 카드는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부담이 상대적으로 학생부교과전형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능 전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표적 대학인 홍익대, 건국대 지원전략을 분석해보자.

10월 10일 같은 시간대에 논술을 보는 홍익대, 건국대 자연계의 경우의 지원전략은 달라야 한다. 학생부 영향력이 높은 홍익대는 내신이 좋고 안전한 지원을 원하는 수험생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건국대는 수능에 자신이 없지만 논술에 자신이 있는 수험생이 지원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또한 건국대 자연계는 수학을 공통으로 응시하고 물·화·생 중 하나를 선택하므로 수학과 과학 모두 강점이 있어야 하고, 홍익대 자연계는 수리 단독형이므로 수학은 잘하는데 과학을 못하는 학생에게 유리하다. 홍익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인 1개 2등급(건축학부 1개 1등급) 충족 여부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세부적으로는 모집인원, 경쟁률, 자신에게 맞는 논제 유형, 수학?과학 과목 단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수능 후’ 논술전형 지원전략

올해 가장 많은 대학들이 논술시험을 치르는 날짜는 수능 직후 첫 주말인 11월 14일이다. 이날 경희대와 단국대(자연), 서강대(자연), 서울과기대, 서울여대, 성균관대(인문), 세종대(인문), 숙명여대(자연), 숭실대, 울산대(의예과), 한국항공대, 한양대(인문) 등 12개교(계열)가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그렇다면 수능 후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표적 대학인 경희대, 성균관대, 한양대 지원전략을 분석해보자. 사실 이 세 개 대학을 지원하는 상위권 수험생에게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는 수능 최저가 없고, 성균관대는 총 6개 중 3개 등급 합 6 이내로 완화됐고, 경희대 인문계는 2개 영역 2등급이고 자연계는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이고 탐구는 1과목만 반영하는 것으로 완화됐다. 즉,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통과되면 논술로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 Big 3 이외에도 숭실대, 세종대, 서울과기대, 서울여대 등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하므로 대부분 학생들이 응시할 것으로 보이며 경쟁률 분산효과도 예상된다. 또한 중복지원이 가능한 대학도 있으므로 논술고사 전형일정을 꼭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11월 14일 오전에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논술을 보고, 오후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논술을 치르는 것이 시간적으로는 가능하다. 물론 논술 실력이 갖춰진 수험생의 경우에 해당하는 지원전략이다.

논술을 치르는 학생은 이제는 하루에 3시간 내외는 논술공부에 투자를 해야 한다. 대부분 대학이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치르기 때문에 수능 이후에 논술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때문에 전년도 모의논술·기출문제와 올해 모의논술을 반드시 풀어보아야 한다. 특히 올해 모의논술을 통해 논제 유형과 개수, 제시문 유형과 개수, 글자 수, 시간, 출제의도와 채점기준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와 대학이 발간한 논술백서·가이드북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그밖에 인문계 논술은 영어와 수학이 출제되는 대학이 있고, 자연계 논술은 수학만 보는 대학 또는 수학과 과학을 함께 보는 대학 등 유형이 다양하므로 본인에게 유리한 세 네 곳의 대학을 빨리 찾아서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의 실질경쟁률은 낮아지기 때문에 끝까지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점도 명심하자.

최승후 파주문산고 교사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겨레>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경기도교육청 찾아가는 대입설명회 강사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