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운대 인천캠퍼스 본관 전경

지난 2013년부터 지방대 일부가 수도권으로 이전해 새롭게 신입생을 받고 있다. 이미 4개 대학이 문을 열었고 2018년까지 2개 대학이 더 수도권에 진출한다. 대학으로서는 사활을 건 결단이다. 곧 다가올 수시모집, 어느 지방대가 어떤 학과를 수도권으로 이전했는지 살펴보자.

청운대는 수도권 진출을 노리는 지방대 가운데 가장 먼저 이전에 성공했다. 충남 홍성에 소재한 청운대는 지난 2013년 공과대학과 경영대학, 산업대학을 인천 제물포로 이전해 첫해 신입생 350명을 선발했다. 건축시스템공학과와 토목환경공학, 전자공학 등 공과대학의 핵심 학과들이 모두 이전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경영학, 광고홍보학, 화장품과학 등 트렌드에 민감한 학과들도 모두 인천으로 이전했다.

강원도 고성에 본교를 둔 경동대는 지난해 경기도 양주로 캠퍼스를 확장·이전했다. 유아교육과와 스포츠마케팅학과, 건축디자인학과, 토목공학과, 디자인학과 등 5개 학과가 이전해 지난해부터 신입생 300명을 선발하고 있다. 이미 강원도 원주 문막에도 캠퍼스를 갖고 있는 이 대학은 경기도 양주에 캠퍼스를 새로 조성하면서 3개 캠퍼스를 거느리게 됐다.

예원예술대도 지난해 경기도 양주에 캠퍼스를 새로 마련했다. 전북 임실 본교에 있던 만화게임영상학과와 연극영화코미디학과, 음악학과, 귀금속보석디자인학과를 양주로 옮겼다. 입학생 정원은 100명이다. 이 대학은 경기도 북부의 유일한 예술대학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중부대는 가장 최근 경기도에 문을 연 대학이다. 지난 3월 신입생 865명 규모로 개교했다. 신문방송학과와 경영학과를 비롯한 사회계열 학과와 유아교육과, 유아특수교육과, 초등특수교육과 등 교육계열 학과들이 대거 충남 금산에서 고양캠퍼스로 이주했다. 건축학과와 컴퓨터·게임학과, 전기전자공학과 등 전통적인 ‘공대’도 이 곳에 자리  잡았다.

경북 영주에 소재한 동양대도 내년부터는 경기 동두천에 새 캠퍼스를 열 계획이다. 공공인재학부와 테크노공공인재학부, 공공디자인학부, 공연영상학부 등 4개 학부 신입생 452명 정원으로 개교한다. 동양대가 이 캠퍼스의 콘셉트를 ‘공공인재 캠퍼스’로 설정함에 따라 이 대학의 주력인 행정계열 학부들이 영주를 떠나 동두천에 새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을지대도 경기 의정부에 간호학과와 임상병리학과를 이전해 새롭게 캠퍼스를 짓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오는 2018년 문을 열고 신입생 700명을 받는 다는 게 이 대학의 목표다. 이미 전국 각지에 캠퍼스와 병원을 보유한 을지대는 대학이 문을 열고 난 이듬해(2019년) 갖은 지역에 대학병원을 완공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도 침례신학대와 한려대, 원광대, 세명대 등이 경기도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침례신학대와 한려대는 경기도 동두천과 파주에 각각 캠퍼스를 짓기 위해 교육부 승인을 받은 상태다. 원광대와 세명대는 최근까지 이전계획을 타진하고 있었지만 본교가 위치한 지역의 반발이 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 내려갈 학생들 발길 붙잡는 데 성공

'지방대 수도권캠퍼스' 매력적인 대안 급부상

이미 이전한 대학들은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는 분위기다.
기존 서울·수도권에 소재한 대학에 입학할 자신이 없는
학생들에게 '지방대 수도권캠퍼스'는 매력적인 대안이 됐다.
수험생의 '수요'와 지방대의 '공급'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대학의 캠퍼스 이전이 바쁘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서울에 소재한 대학들은 송도와 세종시 등 정부가 지정한 교육특구에 캠퍼스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국내 제2의 행정중심지로 도약한 세종시에는 고려대를 비롯한 대규모 대학들이 캠퍼스를 마련할 예정이고, 오송과학단지는 충남대와 충북대 등 인근 대학의 연구력을 집중한 과학벨트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뉴욕주립대가 외롭게 지키고 있던 인천 송도의 국제대학촌에도 마침내 유타대 등이 개교해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In  서울 대학의 지방캠퍼스‘는 옛말일까.
지방에 본교를 둔 대학들이 속속 수도권으로 캠퍼스를 확장?이전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 고성군에 본교를 둔 경동대와 전북 임실군에 소재한 예원예술대가 경기도 양주시에 새 캠퍼스를 조성한 데 이어 올해는 중부대가 충남 금산에서 일부 학과를 경기도 고양시로 옮겼다. 이보다 앞선 2013년 충남 홍성의 청운대도 일부 학과를 인천 제물포로 옮겨와 신입생을 받았다. 이밖에도 전북지역의 원광대와 충북지역의 세명대 역시 수도권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대학이 수도권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인구변화 때문이다. 오는 2023년이 되면 학령인구(6~21세)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대학의 입학정원을 유지할 경우 지방의 많은 대학이 도산을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학생 수급에 유리한 수도권으로 위치를 옮기는 ‘생존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입시 관계자들의 관심은 하나다. ‘지방대 수도권캠퍼스’에서는 교육을 잘 받을 수 있을까?

일단 이미 이전한 대학들은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는 분위기다. 기존 서울?수도권에 소재한 대학에 입학할 자신이 없는 학생들에게 ‘지방대 수도권캠퍼스’는 매력적인 대안이 됐다는 것이다.

신생 캠퍼스이기 때문에 건물이 모두 신식이라 ‘교육환경이 우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는 수험생도 있었다. 인천지역 고등학교 A진로상담교사는 “이전한 대학의 학과들이 캠퍼스를 지으면서 생긴 신생학과가 아니라 지방에서 이미 자리 잡고 있던 학과를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뢰감은 있다”고 대답했다.

발전가능성도 높다. 수도권에 소재한 만큼 기존의 교수들보다 더 우수한 교수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겠냐는 예언(?)을 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도내로 진입한 대학에 대해 다양한 세재혜택을 주고 있어 재정적인 절감효과도 크다.

수험생의 ‘수요’와 지방대의 ‘공급’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A교사는 “지방에 내려가기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지방대 수도권캠퍼스를 권하기도 한다”며 “이미 일부 대학은 지방 본교와 수도권캠퍼스 간 입시결과가 상당히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 기자 jael@daenamo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