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후 교사

2016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모집군에 상관없이 이달 24일~30일 사이에 3일 이상 시행되며, 전형기간은 내년 1월 2일~27일 모집군 별로 진행된다.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11만6천162명으로 전년도보다 1만1천407명 감소했으며, 전체 모집인원(35만7천138명)의 32.5%를 선발한다.

정시모집은 수능위주 전형으로 단순화돼, 모집인원의 86.7%를 수능위주 전형으로 선발한다. 정시 군별 모집인원은 가군 138개 대학 4만3천188명, 나군 140개 대학 4만5천450명, 다군 122개 대학 2만7천524명이다. 전년도에는 가군의 비중이 더 높았지만, 금년도에는 나군의 비중이 1.9%포인트 더 높다.

올 수능은 다행히 물수능, 불수능 논란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쉽게 출제됐던 2015학년도 수학B형의 경우 표준점수 만점이 125점이었고 3등급 구분점이 117점이었다. 표준점수 만점에서 3등급 구분 점수 차이가 단 8점에 불과했고 이 8점 구간 안에 1~3등급 3만6천86명의 수험생이 촘촘하게 몰려 있었다. 즉, 수능의 변별력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는 수능이 대부분 영역에서 변별력을 갖추다 보니 중상위권 성적대가 골고루 흩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상위권 학생들은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많이 충족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그만큼 수시 이월 인원도 줄어들 것이다.

수시모집에서는 총 6번의 지원 기회가 주어진다. 이에 비해 정시모집에서는 3번의 기회만이 있다. 또한, 모집군이 정해져 있으므로 연세대를 지원하는 학생은 고려대를 지원할 수 없게 된다. 수시 때보다 더 치밀한 지원전략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에 올해 정시모집 지원전략을 살펴본다.

수능 성적표를 받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아마도 사교육기관에서 만든 종이배치표에 자신의 성적을 가늠해보는 일일 것이다. 종이배치표는 군별 197개 대학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대학과 학과 간의 우열을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영역별 반영비율을 고려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한양대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 탐구의 영역별 반영 비율이 각각 25%이지만 성균관대는 30, 30, 30, 10으로 종이배치표를 만드는 방식과 완전히 다른 점수가 나오게 된다. 이 때문에 종이배치표는 대학과 학과의 지원 가능 위치만 참고해야 한다.

정시 지원전략은 핵심은 '숨은 1점' 찾기

이미 결정된 수능 성적에서 숨은 1점을 찾기 위해서는 영역별 반영비율을 잘 살펴야 한다. 영역별 반영비율, 대학별환산점수 등의 계산은 대교협 및 교육청 프로그램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아울러 가산점,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 제2외국어/한문 탐구영역 대체여부 등을 모두 합산한 대학별환산점수는 당락을 완전히 뒤바꾼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와 한양대 인문계열 지원을 놓고 고민하는 학생이 탐구를 잘 봤다면 탐구 반영비율이 10%인 성균관대보다 25%인 한양대가 유리하다. 두 대학 모두 탐구영역은 대학자체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데 변환표준점수란 수능 탐구영역에서 선택 과목 간의 유불리를 없애기 위해 동일한 백분위에는 동일한 표준점수를 부여하려고 상위권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산출한 표준점수다.

A학생과 B학생이 사탐 백분위가 만약 98로 같다고 하더라도 표준점수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두 대학 모두 제2외국어/한문을 사탐 1과목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이 영역을 잘 본 학생은 높은 표준점수를 얻게 된다.

자연계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 탐구의 영역별 반영 비율이 성균관대와 한양대 20, 30, 20, 30으로 같지만 한양대는 과학Ⅱ에 3%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지원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다.

참고로 과탐 Ⅱ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강원대, 단국대 천안(의예과), 성신여대, 울산과학기술원, 한경대, 한국과학기술원, 한림대, 한양대에서 5%~10% 가산점을 부여한다. 숙명여대는 나노물리학과에서 물리 과목을 지정하여 20% 가산점을 부여한다. 한국사는 경북대, 계명대, 충남대, 평택대에서 2%~10% 가산점을 부여한다.

학생부 교과성적 낮다면 등급간 점수차 '주목'

모집군의 변동에도 주목해야 한다. 숭실대는 가/다군에서 올해는 가/나/다군으로, 서울여대는 나/다군에서 가/나/다군으로, 서울과학기술대는 가/나/다군에서 가/나군으로, 한국외국어대(서울)는 가/나/다군에서 가/나군으로 모집한다. 모집군의 변화는 없지만 중앙대는 다군의 모집인원을 대폭 늘렸다. 모집군이 바뀌었다면 전년도 입학결과는 별 의미가 없고 다른 지원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가천대, 단국대, 한성대 일부 학과에서 수학 B형 반영에서 A/B형 반영으로 바뀐 것도 정시 합격선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학A/B형과 사/과탐 선택자가 지원이 가능한 자연계열 중위권 대학들은 올해도 인문계 학생들이 대거 몰릴 것이다. 그리고 가천대(한의예과 제외), 경기대, 상명대(서울, 천안), 수원대, 한국산업기술대 등은 탐구 1개 과목만 반영하기 때문에 2과목 중 1과목이 저조한 학생은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정시는 대부분 수능위주전형으로 수능 100% 대학도 많아서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거나 반영비율이 적은 대학들이 많다. 하지만 학생부 교과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반드시 학생부 실질반영비율과 등급 간의 점수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중하위권 일부 대학들에서는 변별력이 있고 동점자 처리기준으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학생부의 영향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최종 지원 여부를 결정할 때는 전년도 입학결과를 참고하되 △수능 난이도 변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탐구 변환표준점수 △학생부 반영방법 △제2외국어 탐구 대체 여부 △모집군 변경 △수학 A/B형 반영 여부 △대학과 학과의 최근 인지도 △군별 지원 심리와 경향 △수시 이월인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

지원전략을 세우는 것이 녹록지 않지만 자신과 가장 궁합이 맞는 대학과 학과를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불해야 할 기회비용이다. 또 지원전략을 세울 때는 반드시 담임교사와 상담하고 확인받는 과정이 있어야 실수를 줄이고 합격할 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자.

최승후  파주 문산고 교사·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