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났다고 행복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가 내년에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등록금 걱정하는 부모님 시름이 더 깊어지는 듯하다.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등록금에 보태볼까” 생각하기 전에 장학금에 눈길을 돌려보자.

대학들도 대학생들의 새로운 요구를 반영,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성적우수자나 가계곤란자에게 주는 장학금 이외에도 각 대학마다 입학생,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금 종류는 20여종에 이른다. 단과대학이나 학과에서 개별적으로 선발하는 장학금과 외부 장학재단 장학금까지 합하면 100여종이 넘는다. 어떤 장학금이 있는지 눈 씻고 살펴보자.

우선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마련한 장학혜택이 눈에 띤다.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장학금은 스크랜튼 학부 전형에 합격한 신입생을 대상으로 등록금 전액과 기숙사 우선배정(지방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 제공 등의 특전을 제공하는 것이다. 영남대 ‘21세기 천마특별장학금’도 파격적이다.

연간 40억원 장학금 예산이 투입되는데 천마인재학부의 신입생들은 졸업 때까지 1인당 6천만 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수능성적 반영영역 전체 평균 상위 4% 이상인 신입생은 입학금과 8개 학기(의예과 12학기) 등록금 전액, 단기해외어학연수, 학기당 180만원의 교재비, 생활관비 또는 고시원비, 대학원 석사과정 입학금 및 등록금 전액(4학기) 등을 받는다. 

한양대는 한양예비교수인재, 정책학과 및 파이낸스 경영학과 신설, 수능지정영역우수자 전형을 마련해 우수한 인재에게 다양한 특전을 부여한다. 한양예비교수선발 프로그램은 수시와 정시 구분 없이 전 학과 합격자 중 우수성적자에게 교수직을 보장한다. 입학금 및 등록금 전액 면제와 본교 학사 취득 후 해외 유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할 경우에는 본교 교수 임용 보장, 재학 중 해외 어학연수, 각종 고시반 입반 우선권, 기숙사비 전액 면제, 일반대학원 석·박사 등록금 면제 등 특전을 준다. 또 올해 신설된 경영대학 파이낸스경영학과 입학생에게는 입학금 및 4년 등록금, 재학 중 성적 상위자 미국대학 1년 유학, 국내외 주요 금융사 인턴십 등 혜택이 주어진다.

수능 성적에 좌절했더라도 장학생이 되는 길은 열려 있다. 캠퍼스 안에서 공강시간을 쪼개 장학금을 받고 싶다면 근로장학생에 도전해 볼만 하다. 다른 장학금에 비해 선발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것도 인기요소다.
평소에 리더십이 남다르거나 봉사정신이 투철하다면 간부학생 장학금을 노려보자. 대부분 대학들은 학생회 회장을 포함한 집행부와 학내 언론사 기자, 국원들에게 간부학생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학점 제한이 두는 대학이 많으니 학점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외국대학에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떠날 계획이 있다면 대학 장학제도를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외대는 정시 모집 입시성적이 캠퍼스별 상위 20% 학생에게 장학금과 해외파견을 지원한다. 또 입학성적 및 1학기 학업성적 우수자에게는 미국 미주총동문회와 뉴욕동문회 초청 해외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고려대 Global KU 장학금은 방문학생 프로그램 선발자나 국제어문학부 파견 프로그램 선발자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이다. 1년 이내에 외국대학에 수학하는 학생들에게 수업료의 90%를 지원한다. 다른 장학금과 이중 수혜도 가능하다. 건국대는 미국과 일본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학생에게는 3백만원, 미국과 중국에 어학연수 장학생은 각각 200만원,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각종 국가고시 합격자에 대해서도 장학금 혜택이 주어진다. 경희대는 사법·행정·외무·기술·입법고시와 공인회계사 1차 합격자에게는 1년간 등록금 전액을 2차 합격자에게는 8학기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또 합격하지 않더라도 직전학기 학업성적이 2.5이상으로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가정환경이 어려운 자로서 고시반 지도교수 추천을 받으면 등록금 전액이나 일부를 면제 받을 수 있다. 연세대는 재학 중 국가고시에 합격하거나 공인회계사, 변리사 최종 합격했을 때 고시장학금 80만원을 1회 지급한다. 또 기초학문 분야 재학생이나 국가고시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성적과 가정형편을 고려해 등록금 전액과 교제비(월 50만원)을 연세동문회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또한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도 확대되고 있다.
가정형편을 이유로 학업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희대 관계자는 “가장의 실직이나 부도로 갑자기 가정 형편이 어려워진 경우에도 학과나 단과대학 심사를 거쳐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천재지변 등 재해를 당했을 경우에 소정의 재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장학금 정보만으로 곧바로 장학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마다 장학생 우선 선발 기준이나 조건이 달라 대학 홈페이지에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야 장학금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박수선 기자 Editor@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