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연말이 되면 영화평론가들이 선정한‘올해의 영화’가 발표된다. 그렇다면 청소년이 선정한 올해의 영화는 무엇일까. 인천 작전고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2011년 1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했다. 의외의 결과도 나왔다. 청소년의 다양한 시각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1위는 써니(11명)가 차지했다. 7명의 여고생 단짝 친구들이 영원히 함께하자는 의미로‘써니’를 결성한 후 벌어지는 여고생들의 이야기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각자의 생활이 바빠 못 만났던‘써니’의 멤버들이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1위였지만 왜 이 영화가 가장 많은 학생들이‘올해의 영화’로 꼽았을까. 그 답은 바로 스토리와 음악에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스토리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모르는 부모님세대의 학창시절인 80년대의 학교와 사회적 상황 등을 엿볼 수 있고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음악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팝송인 보니엠의‘Sunny’, 조이의 ‘Touch By Touch’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학생은 물론 성인 관객까지 사로잡는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해리포터와죽음의성물2와트랜스포머3이공동2위다.‘ 이제모든것이끝난다’라는 문구로 압도했던‘해리포터’와 엄청난 스케일로 관객들을 압도했던‘트랜스포머3’. 두 작품 모두 시리즈물인 동시에 많은 제작비가 소요된 블록버스터 영화다. ‘해리포터’같은 경우에는 2001년도에 처음으로 개봉해 지금의 우리들과 같이 커온 영화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영화이다. ‘해리포터’라는 시리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이번 설문조사에서 여과 없이 드러났다는 생각이 들고 또한 시리즈 사상 가장 높은 완성도라는 평을 들었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선택한 것 같다.‘ 트랜스포머3’은 남자의 로망인 차와 로봇의 조화와 엄청난 스케일만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만족해 자신들의 올해의 영화로 뽑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4위는 조선명탐정이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이다. 배우 김명민의 코믹연기와 같이 오달수, 한지민 등 영화 속 배우들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캐릭터가 가장 큰 장점이 된 것 같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훌륭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 했는데도 불구하고 영화 속 스토리는 너무나도 갈팡질팡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학생들은‘웃음’에 만족한 것 같다.

인도영화‘세 얼간이’(아래 사진)는 5위를 차지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다소 낯설 수 있는 인도영화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는데 4명의 학생들이 선택한 올해의 영화였다. 이유는? 바로 학생들에게 더 와 닿는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과 학생으로서 겪을만한 문제를 이 영화가 속 시원하게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영화만의 매력인 많은 노래와 특유의 쾌활함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