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 상경계열인 경영학과와 경제학과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수험생들이 경영학과, 경제학과를 선택하고 대학생이 되고 나서부터다. 고등학생 때는 경영학과 경제학이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하면 경영학과 경제학이 전혀 별개의 학문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앞으로 경영학과와 경제학과를 선택하려는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미래의 꿈에 맞춰 학과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자신이 선택한 학문에 따라 4년 동안 대학생활의 아웃풋(output)이 달라지고, 향후 진로까지 달라질 수 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로얼드 호프만(Roald Hoffmann)의 저서인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처럼, '뭐가 같기도 하고 뭐가 아니 같기도 한지’ 이들 학과를 비교 포인트를 짚어 보자.  

● 목적  경영학은 기업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므로 일반적인 매니지먼트를 배우는 실용 학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재무, 인사, 관리 등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이익 창출에 역점을 둔다.
이에 반해 경제학은 이론적 학문에 가깝다. 총체적인 경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경제학은 시장에서 일어나는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한 연구를 하기 때문에 그 범위가 경영학보다 훨씬 넓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나 경제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원리를 규명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와 이해력을 높이는 게 경제학의 주된 목적이다.

● 커리큘럼  경영학과에서는 전통적인 경영학의 기본 이론에 실무를 위한 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학 개론, 계량 경영학, 통계학, 회계원리, 조직 행동론, 마케팅, 인사관리, 생산관리, 재무관리 등이 있다. 여기에 학교마다 e-비즈니스, 유통 마케팅, 기술경영, 엔터테인먼트 경영 등을 특화시키는 추세다.
또한 디지털 정보화 사회로 바뀌어 가면서 경영학에 컴퓨터 응용은 필수 사항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경영학과에선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고, 기업 운영에 필요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과목들이 많아서 기업의 실무 기술을 익히기에 유리하다.
경제학과에서는 경영학과에 비해 사회 현상과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순수 학문을 강조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기본적인 수학, 미적분학에 대한 기초, 통계학의 기본, 경제사, 경제사상사, 경제학설사, 경제원론,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수리경제학, 재정학, 화폐금융론, 노동경제학 등을 주로 배운다.
하지만 최근엔 융합, 컨버전스 트렌드에 맞춰 심리학, 사회학, 정보학 등 다른 학문 간의 결합을 시도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게다가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를 계기로 진화론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경제학의 흐름인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였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관한 분석을 결여한 경제학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새로운 경제학의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 적성 및 先준비활동  경영학과에 잘 맞는 학생들은 대체로 남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고, 붙임성도 있으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학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 중인 지원자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CEO 체험과정, 사업계획서 만들어 보기, 체험-리더십 과정 등에 해당하는 스펙을 쌓는다면 경영학과 입학에 유리할 것이다.
경제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차분하고 논리적이며 분석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꼼꼼하고 계획적인 스타일을 가진 부류다. 경제학과는 학문적으로 더 깊이 연구하기 때문에 공부(학업)와 관련된 스펙이 더 중요하다. 이에 따라 경제학과로 진학하려는 예비 수험생들은 경제 신문 스크랩, 경제 기사 작성, 경제 신문(잡지) 기고, 경제 관련 도서 이력철 등을 미리 준비해 두면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 학교생활  경영학과는 다른 사람(보통 3~5명)과 함께 하는 팀 프로젝트 수업이 많다.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 기획 회의, 문제해결 과정 등을 익히면서 향후 회사라는 조직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에 대해 입사 전 충분한 연습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학술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다는 게 특징이다. 취미나 친목 중심의 동아리 활동보다 재무, 회계, 금융, 컨설팅, 마케팅, 창업, 기업 경영 전반에 관련된 활동이 주를 이룬다.
경제학과 학생들은 과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강의, 과제, 시험이 계속 반복되면서 학기 내내 긴장감을 갖고 살아야 한다. 한 과목당 배워야 할 수업 내용과 분량이 다소 많기 때문에 수업 진도 역시 빠른 편이다. 대부분의 평가 방식이 개인의 능력 위주로 가기 때문에 자신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 졸업 후 진로  경영학과는 엔지니어, 기술개발을 제외한 인문 사회 계열의 거의 모든 분야의 지원이 가능하다. 특히, 공인회계사, 경영컨설턴트, 애널리스트, 세무사, 변리사, 감정평가사 등은 경영학과 졸업생이 진출하기에 매우 유리하다. 경제학과는 경영학과와 비슷한 진로가 많으나 경제학의 특성 상 경제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경제관료, 금융기관, 경제연구소 진출에 훨씬 유리하다.
이렇게 보면 어려운 경제학을 배우는 경제학과 학생들이 취업하기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경영학 전공자는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할 경우엔 경제학 전공자보다 경영학 전공자가 유리하며 실제 취업률도 더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