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0일 서울여고 조회시간. 학생들은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바로 흉흉한 세상에 여학생을 위한 호루라기. 이날 지급된 호루라기는 성폭력과 학교폭력 등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더욱 불거져 나오고 있는 요즘, 여학생을 위한 학교 측의 작은 배려이자 선물이다.

학생들에게 호루라기를 지급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교내 생활지도회의에서 생활부장 선생님의 요청으로 호루라기 이야기가 처음 나왔는데, 천명을 훌쩍 넘는 전교생에게 호루라기를 지급하는 것이 예산부족으로 불가능하다는 걸림돌을 만났다.

그러나 교감 선생님의 노력으로 섬유회사인 ‘고어텍스’의 후원을 받아 호루라기를 생산해 여학생들의 손에 들어오게 된 것. 김남호 서울여고 생활부장(41세)은 “범죄자의 대부분은 호루라기 소리에 놀라 도망간다. 그래서 호루라기는 여러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여학생들에게는 필수품이라고 생각해서 제안하게 됐다”며 호루라기 지급을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호루라기를 받은 여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대부분 학생들은 호루라기를 받은 것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학교에서 지급한 호루라기가 다른 호루라기에 비해 소리가 작고, 실제로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을지 실용성에 의문을 가지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서울여고 2학년 김 아무개 양(17세)은 “학교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호루라기를 준 것은 고맙지만 과연 우리가 실제로 범죄자와 마주쳤을 때 호루라기를 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교주변지역의 안전강화에도 더욱 힘을 써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솔민 학생기자 / 서울여고ㆍ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