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죽전캠퍼스와 천안캠퍼스,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용인)는 같은 이름을 사용했지만 지금까지는 법적으로 별개의 대학이었다. 입학전형 때도 다른 코드 번호를 입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각각 다른 전공 분야를 둔 하나의 대학이 된다. 유사·중복학과를 정리해 두 캠퍼스에 있는 전공이나 학과가 겹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본·분교 통합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이 본·분교를 통합한 이유는 무엇보다 캠퍼스 특성화를 중심으로 대학의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캠퍼스별 특성화를 바탕으로 입시나 취업 등의 경쟁에서 기존 분교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복 투자를 없애 캠퍼스별로 집중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대형대학의 위상을 갖춤으로써 정부 재정지원사업이나 각종 대학평가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전략도 담겨 있다.

□ 단국대=

단국대는 캠퍼스별 특성화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학과(부) 통폐합을 진행해왔다. 올해(2013학년도)에는 천안캠퍼스의 공학 및 인문·예술계열 8개 학과(전자공학과, 응용화학공학과, 멀티미디어공학과, 토목환경공학과, 한국어문학과, 역사학과, 시각디자인과, 음악과)를 죽전캠퍼스로 옮겼다. 반대로 죽전캠퍼스의 자연과학 계열 6개 학과(화학과, 식품영양학과, 응용물리학과, 분자생물학과)와 외국어(중어중문학과, 일어일문학과)는 천안캠퍼스로 옮겼다. 내년(2014학년도)에는 죽전캠퍼스 영어영문학과를 천안캠퍼스로 통합하고, 천안캠퍼스 4개 학과(국제통상학부, 경영학부, 컴퓨터과학과, 국제학부)는 죽전캠퍼스로 통합한다.

캠퍼스 특성화에 맞게 학과도 신설했다. 죽전캠퍼스는 올해 철학과와 상담학과를 신설한 데 이어 내년에는 영미인문학과를 신설한다. 천안캠퍼스는 올해 심리학과와 해병대 군사학과, 국제스포츠학과, 임상병리학과, 물리치료학과, 치위생학과 등 6개 학과를 신설했고, 내년에는 포르투갈(브라질)어과, 제약공학과, 디스플레이공학과, 보건행정학과, 생명의료정보학과 등 5개 학과를 신설한다. 전체 입학정원도 5천30명에서 4천945명으로 85명 줄였다.

단국대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간 국제 경쟁력 심화에 대비해 대학발전의 장기적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학과 중복에 따른 투자의 낭비를 줄이고, 학문 간 융·복합 연구를 활성화해 대학의 연구 및 교육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외국어대= 한국외국어대(총장 박철)는 지난 2012년 11월에 일찌감치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용인)의 통합을 승인받아 2014년부터 하나의 대학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이에 따라 서울캠퍼스는 어문학과 인문·사회계열 중심으로, 글로벌캠퍼스는 통·번역과 국제지역학, 이공·자연계열 중심으로 특성화한다. 전체 입학정원은 3천398명에서 3천377명으로 21명으로 줄어든다. 서울캠퍼스 정원은 1천676명으로 변화가 없지만 글로벌캠퍼스의 정원을 1천701명으로 감축한 탓이다.

한국외국어대 역시 두 캠퍼스의 유사·중복학과를 피하기 위해 일부 학과와 학부를 폐지하거나 명칭을 바꿨다. 내년부터 서울캠퍼스의 영어대학 안에 있는 영어학과와 영문학과, 영어통번역학과는 영어학부로 통합한다. 글로벌캠퍼스는 경상대학 안에 있는 경제학과와 국제경영학과를 국제금융학부로 통합해 신입생을 모집한다.

일본어대학의 일본어학부(일본어학전공, 일본문학전공, 일본지역학전공)는 일본언어문화학부(일본언어문화전공)와 융합일본지역학부(융합일본지역전공)로 바뀐다. 글로벌캠퍼스는 자유전공학부가 없어지는 대신 국제지역대학 안에 한국학과가 새로 생긴다.

김학태 한국외국어대 기획조정처장은 “서울캠퍼스의 경우 인문·사회계열만 있는 특성상 본·분교로 분리될 경우 종합대학의 위상을 견지하기 어려웠으나 통합을 계기로 대학 장기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글로벌캠퍼스 역시 분교가 아니라 캠퍼스로 전환함으로써 수도권 경쟁대학과의 입시 및 취업 등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