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３월28일 교육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가 많이 육성될 수 있도록 전문대학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대학 육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고등교육 분야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국가산업 발전을 중소ㆍ중견기업 중심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박근혜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능력중심사회 실현에 전문대학이 앞장서 나가도록 집중 육성하겠다고 것이었다.

지난 7월 18일, 교육부는 전문대학 육성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전문대학의 발전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앞으로 전문대학에서도 4년제 과정이 도입되고, 그에 따라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르면,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2016학년도부터는 2~3년으로 묶여있는 전문대학 수업연한이 다양화돼 4년제 과정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전문대학의 학제는 2년제가 70.6%, 3년제는 27.4%로 2ㆍ3년제가 98%를 차지하고 있다. 극히 일부의 4년제 간호학과(0.8%)와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1.2%)이 4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업연한이 3년 이상인 경우에는 교육여건과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교육과정 운영 등에 대해 엄격한 심사 후 교육부 장관의 사전인가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특히 4년제 학과의 경우 NCS 교육과정과 산업현장의 인력수요에 근거해 극히 제한적으로 인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이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지식, 기술, 태도)를 도출해 국가차원에서 표준화한 것을 말한다.

전문대학 수업연한을 1년부터 4년까지 다양화하는 것은 학과를 4년제 학과로 개편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 학과 안에 교육과정을 1년부터 4년까지 다양하게 두는 것이다. 아주 제한적이지만 ３년 교육으로 부족한 경우에는 1년 더 해서 제대로 된 인력을 배출하겠다는 뜻이다. 전문대학에서 1년 과정만 이수하면 ‘자격증’이나 수료증을 받고, 2~３년 과정은 전문학사, 4년 과정은 학사학위를 받게 된다. 교육부는 4년 과정을 개설할 수 있는 전문대학은 전체 학과의 5%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전문대학의 1~4년 수업연한 다양화는 새로운 형태의 전문대학을 육성하겠다는 뜻이다.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와 함께, NCS 기반의 모듈식 교육과정에 의해 수시 등록과 이수가 가능한 신축적인 수업연한을 운영한다. 전문대학에 진ㆍ출입이 자유로운 선순환 고등직업교육체제를 도입해 졸업 전이라도 취업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평생직업교육기관답게 전문대학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1년만 듣고 일찍 직업현장으로 갈 수도 있다. 일을 하다가 그때그때 필요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교육을 받으면서 일도 하고, 필요하면 학위도 취득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교육과정을 생각하면 안맞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문대학의 변화는 ‘100세 시대’로 대변되는 고령화시대, 평생교육시대를 염두에 둔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지식을 누구나 언제든 배울 수 있고,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산업인력의 구조적 변화로 증가하는 재직자 및 전직자 등의 평생직업교육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전문대학에 ‘산업기술명장대학원’도 설치된다. 국제기능올림픽 입상자, 기능장, 마이스터고 졸업자 등 전문분야 숙련기술 보유자를 산업기술명장으로 양성하는 특수대학원이다.

교육과정은 해당 명장분야의 최고 지식과 기술 향상에 필요한 교과목으로 구성된다. 1대1 멘토링과 실험실습 및 도제식 교수법 등 기존 대학원 과정과는 차별화된 교수학습방법이 활용될 계획이다. 명장대학원의 석사학위 졸업논문은 개인이 보유한 명장분야의 기술ㆍ기능 및 노하우를 형식지로 체계화해 작성한 ‘명장 기술서’로 한다. 명장대학원은 2015년에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1개교씩 총 4개교를 시범적으로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100개의 특성화 전문대학을 육성한다. 대학별 강점분야에 집중 투자해 육성할 계획이다. 특성화 대학은 대학단위 특성화, 복합분야 특성화, 프로그램 특성화, 평생직업교육대학 특성화 등 4가지로 구분된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특성화의 대전제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을 두어 교육과정을 현장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특성화는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특정기업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됐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산업구조와 인력수요에 맞는 특성화는 아니었다. 산업구조에 맞게끔 교육체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 한국복지대학교
장애 학생과 그 관련 학과를 운영하는 전문대학이다. 1３9개 전문대학 가운데 유일한 국립대학이다. 수화통역과, 장애유아보육과, 의료보장구과, 재활복지과 등이 대표 학과다. 경기대 평택시에 있다.

△한국승강기대학교
한국 승강기 산업 100년 역사를 기반으로 전문 승강기 엔지니어만을 육성하기 위해 2010년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승강기 관련 대학. 거창 승강기산업밸리를 거점으로 만들어졌다. 전원 기숙사 생활에 미취업시 등록금을 전액 환불해 준다는 약속을 걸고 있다. 승강기기계설계과, 승강기전기설계과, 승강기메카트로닉스과, 승강기시스템관리과, 승강기안전관리과  5개과로 구성돼 있다. 경남 거창군 거창읍에 있다.

△농협대학교
농촌 개발의 인재와 농협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 진 특성화 전문대학이다. 협동조합경영과 하나로 구성돼 있고, 전원 농협 및 기타 농촌 관계 기관에 취업이 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해 있다.

△아주자동차대학교
우리나라에선 유일한 자동차 전문대학이다. 자동차개발 전공, 자동차 디자인 전공, 모터스포츠 전공 등이 대표 학과로 꼽힌다. 충남 보령시에 있다.

△웅지세무대학교 
공인회계사, 세무사, 세무직 행정직 공무원을 배출하기 위한 국내 유일의 회계 세무 특성화 대학이다. 세무행정과, 국제회계과, 감정평가과 등이 대표적인 학과이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다.

△한국골프대학교 - 강원도 횡성군 위치.
골프 전문인력 양성 특성화 대학이다. 골프경기지도과, 골프산업경영과, 골프코스매니지먼트과 3개 학과로 구성되어 있다.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