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는 시험 볼 때만 집중해서 공부해도 웬만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고등학생이 되면 공부 양도 많아지고, 내신 시험, 모의고사, 수행평가까지 있어서 시간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미리 간단하게라도 계획을 짜고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계획표는 크게 주간 계획과 일일 계획, 그리고 한 주간을 점검해보는 주간 점검으로 나누어 정리해야 합니다. 제가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주는 계획표를 소개할 테니 참고해서 자신에게 맞는 계획표를 만들어봅시다.

주간 계획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간 계획입니다. 주간 계획표만 잘 정리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도 자신이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주간 계획표 아래에는 ‘하루 만족도’, ‘노력한 시간’, ‘전날 수면 시간’을 적는 칸을 따로 마련해 뒀습니다. 지난 한 주간의 생활을 확인하는 곳인데, 제가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항목입니다.

수업 시간과 가용 시간을 구분해서 관리하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구분하지 않을 것을 추천합니다. 고등학생은 학원과 과외, 인터넷 강의 등에 쓰는 시간이 많으므로 가용 시간을 구분하기 애매한 면도 있고, 수업시간이야말로 최고의 가용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일주일 동안 시간 관리한 것을 한눈에 확인하고, ‘만족도’와 ‘공부한 시간’ 역시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한 주간을 반성하고 다시 결심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 계획표의 맨 위에 ‘목표’를 적어놓은 게 보일 겁니다. 처음엔 희망사항으로 적은 목표였지만 한 주씩 계획을 실천해나가면서 더  선명하고 확실한 목표가 되겠죠. 계획표를 작성할 때 좋은 점 중 하나가 이렇게 하루씩 점검하고 지켜나가면서 그때마다 꿈을 새롭게 결심하고 바라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일 계획표

주간 계획표만으로도 충분하게 관리하는 학생도 있지만, 매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확인했을 때 더 좋은 효과를 보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때 역시 중요한 것이 있는데, 계획은 세우는 것보다 점검하고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계획 옆에 실천 여부를 체크하는 칸을 둡니다.

이렇게 해서 공부하고 확인하는 시간이 하루에 12시간이 넘도록 합니다. 하루 12시간의 시간 관리에 성공했다면 앞으로 많은 것이 가능해집니다. 우리 반 학생들 가운데는 12시에 자면서도 하루에 14시간씩 공부하는 학생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시간을 관리했던 학생들은 당연히 원하던 대학교에 100% 진학을 했지요.

주말에는 8시간 덩어리 학습을 하자

일주일 동안 잘 하던 계획표 실천이 주말이 되면 어려워지는 이유는 아주 많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찾으려면 먼저 다음의 물음을 짚어봐야 합니다. 주말에 공부를 꼭 해야 하는가? 해야 한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얼마나 해야 하는가?

우선 첫 번째 물음에는 고등학생이 된 지 한 달만 지나도 스스로 알 수 있을 겁니다. 한 주 동안 배우는 수업량이 많기 때문에 주말에도 공부를 하긴 해야 합니다. 특히 수학과 영어는 주말에 점검하지 않으면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무슨 공부를 할 것인지는 단정 지어 말할 수 없고, 상황마다 다르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예습이나 복습을 할 수도 있고, 영어나 수학만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무엇을 공부할지에 대한 기본 원칙은 있습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교 1,2학년이라면 국영수 위주로 하고, 3학년은 부족하거나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과목 위주로 계획을 짜서 공부합니다. 전과목 1등급 정도인 최상위권 학생이 아니라면 예습보다는 복습 위주로 해야 합니다. 그래도 예습을 해야겠다면 수학 정도만 하면 됩니다. 수업 진도를 많이 나갔거나 중요하게 다룬 사회, 과학은 간단하게 복습을 해둬야 합니다. 결국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되 국영수에 비중을 더 두자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진도는 엄청 많이 나가고, 학원에서도 수업을 듣고, 학교와 학원의 숙제도 있는데 시간은 한정돼 있으니 주말 내내 공부를 해도 부족할 것 같지만 무작정 시간을 투자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주말에 얼마나 해야 할지 계획할 때는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아주 중요합니다. ‘효율적’이라는 말은 ‘들인 노력에 비해 얻는 결과가 큰’이라는 뜻입니다.

그럼 어떻게 시간을 관리해야 주말 공부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학생들과 상담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덩어리 학습법’이라는 이론을 만들게 됐습니다. 옆의 원 그래프와 같이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각각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 ‘저녁 4시간’이라는 세 덩어리의 시간이 나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나오는 여섯 덩어리 중에서 처음엔 두 덩어리, 다음엔 세 덩어리, 마지막엔 네 덩어리를 공부하는 것이죠. 그리고 각각 두 덩어리씩, 그러니까 하루에 8시간씩 공부할 때 학생들이 주말을 보낸 만족도가 가장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표에 나오는 두 학생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이 둘은 주말에 똑같이 8시간씩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주말을 보내고 난 후 월요일에 둘의 기분은 분명히 다릅니다. 언뜻 보기에도 2번 학생이 더 만족스러울 것 같은데, 실제로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만족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1번 학생은 주말이 되기 전부터 ‘이번 주말엔 열심히 공부해야지’ 하는 부담을 갖고 있었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주말을 보냈습니다. 틈만 나면 공부하려고 했고, 또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를 하고도 만족감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더 공부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입니다. 또 한두 시간씩 공부와 다른 일을 반복하니, 공부를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계속 있어서 쉬는 것도 만족스럽지 않고, 정작 공부에 대한 집중도도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2번 학생은 한 번 앉으면 4시간씩 공부를 했습니다. 네 시간을 공부 시간으로 잡아두고 그 안에서 쉬는 시간과 간단한 스트레칭, 간식 시간들은 알아서 활용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각 과목별 목표량과 학습량을 채울 수 있었으니 만족도도 그만큼 큽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나절은 공부에 대한 부담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마음껏 보낼 수 있었으니 스트레스가 쌓이지도 않습니다.

주말에 학원에 가는 시간을 덩어리에 포함시켜야 할 것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학원에 가서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서 공부를 한 것일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때 꼭 명심할 것은 학원을 가든 과외를 하든 너무 많은 시간을 배우기만 하고 그 핑계로 스스로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면, 덩어리 학습이든 뭐든 역시 실패를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말을 보내고,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평일을 보내면 다음과 같은 시간 관리 공식이 나옵니다.
(평일 12시간 + 주말 덩어리 학습 8시간) × 3주 = Success!
이렇게 3주 동안 꾸준히 지속하면 반드시 성적이 오릅니다. 공식은 검증이 된 것이기에 공식이라고 부르는 것이니 믿고 꼭 실천해보세요.

윤기영 서울 충암고·미래계발부장
진로진학 및 입학사정관제 분야 섭외 1순위 인기 강사다. EBS-대교협 입시설명회 대표강사, 진로진학상담교사 자격연수 강사, 서울대 등 입학사정관 연수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