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반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심화반은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좀 더 심화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좋은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이른바 명문대를 보내기 위한 반이다. 요즘 대부분의 사립 고등학교는 이런 심화반을 만들어 우수학생들을 따로 관리해 명문대학 진학에 효과를 보고 있다. 일반고도 이런 효과를 보기 위해 교육청 징계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특별관리가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을 조성한다. 우수한 학습프로그램, 학습 공간, 체험 기회 등이 독자적으로 제공되면서 심화반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수준 차이를 더 벌리는 차별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C학교의 한 학생은 “성적 우수 학생들에게는 그에 알맞은 혜택이 주어져야한다고는 하지만 심화반에 해당되지 않는 학생들은 여러 혜택을 받고 관리를 받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박탈감과 단절감을 느끼게 되고, 실제로 참여 프로그램 안내, 대입관련 자료 등 정보에도 차이가 생겨 심화반 학생들에 비해 더 뒤처지게 된 다”라고 심화반의 차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학교 측 입장도 만만치는 않다. 실제 한 교사는 “차별적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상위권 대학에 합격여부가 그 학교의 위치를 결정하고 사회에서도 그런 식의 평가가 이루어지는 현 교육상황에서 심화반 운영은 필수적이다. 또한 학교교육은 중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열의가 높은 상위권 학생들에게 그에 맞는 효과적인 심화학습이 제공돼야 한다”라며 심화반 운영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강조했다.

모든 고등학교가 오직 대학입시로 평가받는 현 교육상황에서 좀 더 좋은 분위기의 학습 공간과 정보를 제공하는 심화반 운영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른 학생들이 용기를 잃고 좌절감을 느끼면 되겠는가? 이에 대해 답은 분명히 NO이다. 비록 교사수급과 행정상 문제로 중위권 학생들까지 폭넓게 이끌고 가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방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강제적으로 심화반을 성적우수자로 구성하고는 있지만 이를 자율적으로 신청을 받고 정말 의지가 있는 학생들로 구성하며, 학습관련 정보는 평등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학교 측에서 신경을 쓰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학교 측에서는 앞서 나가는 학생을 돌보며 또한 중간에 있는 학생들도 뒤처지지 않도록 모든 학생들이 상생할 수 있는 심화반을 만들면 좋겠다.

권찬영 학생기자 / 서울 대광고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