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 수험생이 강조하고 싶은 내용만 장황하게 늘ㄹ어놓으면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답변은 3~5개의 단문으로 만들어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 구술·면접을 전형요소로 사용하는 전형은 입학사정관 전형, 학생부 중심 전형, 특기자 특별전형, 대학별 독자적 기준 특별전형 등 다양하다. 전형의 종류에 따라 제출 서류의 사실 확인과 전공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한 인성 및 전공적성 면접이나 구술형태의 심층면접으로 구분할 수 있다. 1단계에서 학생부나 서류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입학사정관 전형의 경우 면접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면접관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서류평가에서 궁금했던 것을 확인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지원자의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면접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의 면접 준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면접은 한 명의 수험생에 대해 2~3명의 면접관이 확인부터 심층까지 면접을 진행하며, 주로 10여 분의 시간 동안에 4~5개의 질문을 하게 되는 형식으로 많이 실시된다. 사전에 준비한 질문을 모두 소화해야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으므로 한 질문에만 매달려 장황하게 대답하다 면접 시간을 다 써버리면 자신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또 면접관이 원하는 대답은 하지 않고 수험생이 강조하고 싶은 내용만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활동결과를 강조하기보다 활동과정에서 느낀 소감과 교훈, 활동 후 변화와 성장에 중점을 둬 대답하는 것이 더 낫다.

입학사정관 전형의 면접은 크게 인성면접과 심층면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성면접은 지원자의 가치관과 인성, 태도만이 아니라 제출한 서류에 기재된 내용의 사실 확인이 주목적이어서 개별면접 형태로 이뤄진다. 인성면접은 자기소개서나 학교생활기록부, 교사 추천서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질문하기 때문에 예상 질문과 답변을 만들면 많은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의 시간이 적은 학생의 경우 그 이유를 묻는다거나 진로희망이 중간에 바뀐 경우 왜 바뀌었는지,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진로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질문한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이나 봉사활동을 한 계기, 지원 동기 등도 쉽게 나올 수 있는 질문이다. 답변은 3~5개의 단문으로 만들어 입학사정관들이 답변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반면 심층면접은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와 관련된 교과지식을 활용해 과제수행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논리적 사고력, 응용력, 의사전달능력과 탐구력 등을 평가한다. 때문에 심층면접은 인문계와 자연계가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인문계의 경우 시사문제나 사회적 이슈를 통해 지원자의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2013학년도에 출제된 인문계 심층면접의 경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문제, 노령화 사회에 대한 사회문제 등에 관한 글을 국문 또는 영문으로 제시하고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에 관한 생각을 묻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자연계의 경우 주로 학과에 관련된 문제가 출제된다. 문제의 수준은 자연계 논술문제 정도의 수준이다. 수학문제는 대부분 필수문제이며, 과학의 경우 선택이 가능한 대학이 많다.

토론면접은 주제 안에서 맥락 잡아내야

서류를 기반으로 진행하는 인성면접은 지난해와 비슷할 가능성이 있어 면접 후기를 참고할 만하지만 학업적성이나 창의면접은 동일한 면접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출제경향만 파악하는 것이 좋다.
 
심층면접은 개인면접뿐만 아니라 집단면접, 토론면접, 발표면접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진행하기도 한다. 대학에 따라서는 인성면접 또는 심충면접을 실시하며 두 종류의 면접을 모두 치르는 대학도 있다. 예를 들어 건국대 KU자기추천 전형의 경우 우선선발은 개별면접으로 최종 선발하지만 일반선발은 1박2일 동한 합숙하면서 개별면접과 발표면접, 집단면접을 실시한다. 동국대 Do Dream 전형은 지원 학과별로 전공수학능력을 평가하는데, 토론면접과 발표면접, 보고서 작성 등의 형태로 진행한다. 따라서 각 대학별로 실시하는 면접 유형을 분석하고 이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토론면접은 지원자 5~7명이 그룹을 이뤄 주어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는 형태다. 일반적으로 찬반 또는 토의방식으로 진행된다. 찬반토론일 경우 찬성 혹은 반대 입장을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찬성 측과 반대 측 모두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상대방의 주장을 잘 듣고 적절한 근거를 갖춰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 토론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맥락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발표면접은 면접 준비실에서 지원한 학과와 관련한 주제의 과제를 받아 일정시간 동안 문제를 푼 뒤 면접관 앞에서 발표한 후 질의 응답하는 형식이다. 인문계는 제시문을 분석해 자기 의견을 발표하는 문제가 많다. 자연계는 수학·과학 면접구술 형태로 문제를 푼 후 풀이과정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특기자 전형은 심층면접 준비해야

문학, 어학, 수학, 과학, 예체능 등과 같이 특정한 분야에 뛰어난 특기를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 특기자 전형은 대부분 서류+면접, 학생부+서류+면접의 형태로 실시한다. 단계별 전형이 일반적이고, 2단계에서 면접을 반영한다. 특기자 전형에서는 1단계에 합격했다면 주로 2단계에서 실시하는 심층면접이나 사고력 평가를 대비해야 한다. 특히 어학 특기자 전형의 경우 어학성적은 지원 자격에 불과하고, 면접과 에세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기자 전형에서 실시하는 면접은 인·적성 평가가 아니라 심층면접이다.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의 내용을 확인하거나 인·적성을 평가하는 면접과 달리 높은 난이도로 치러지기 때문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문제해결과정을 발견하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본인이 준비한 문제가 나온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외우는 것보다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이해하고 분석하며 준비해야 한다.

권형진 기자 jinny@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