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여자대학은 7개.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6개 대학은 서울에 있고, 지방에 광주여대가 유일하다. 이들 여대는 역사와 전통이 깊다. 대학마다 고유한 특성화 전략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특화된 교육모델을 제시하며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덕성·감성·체력 균형 있게 교육
'학업ㆍ취업ㆍ창업' 교육트랙 설정

‘덕성인증제’를 시행해 학생들의 덕성과 감성, 체력을 균형 있게 교육시켜 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멀티 지식창조형 인재를 키우고, 덕성지수(Virtue-Quotient)가 높은 여성 지도자 교육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덕성인증제는 학생들이 입학 때부터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된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강점, 약점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학업과 취업에 대한 로드맵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덕성여대만의 특화된 인증제도이다.

덕성여대를 ‘3업’ 교육 트랙을 설정했다. 학업과 취업, 창업의 세 가지 교육 트랙을 설정해 특화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학업’ 분야는 융복합 추세에 맞춰 전공과 교양과목 개설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연계전공을 확대하고 산학 융합형 과목을 개설해 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며 영어와 중국어 원어강의를 확대해 학생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취업’ 분야는 ‘경영학, 프리젠테이션, 글쓰기’ 과목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해 취업경쟁력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창업’ 분야에선 유망 중소기업과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청년 기업가 정신센터를 설립해 기업가 정신교육을 진행하고, 창업 교육을 강화해 창업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덕성여대는 교육과 기숙사를 결합시킨 생활형 프로그램인 ‘RC(Residential College)’를 도입해 실시할 계획이다. 1학년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1년간 기숙사 생활을 통해 영어와 특화된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교육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동, 배려의 관계를 배우고 체득함으로써 리더십과 파트너십을 함께 갖추도록 교육시키겠다는 것이다. 덕성여대는 이 RC시스템을 오는 2017년 도입을 목표로 최첨단 기숙시설 신축을 추진 중이다.

덕성여대는 웰빙과 고령화, 평생교육 시대 수요를 반영해 5대 분야(약학, 유아교육, 심리학, 식품영양, 디자인계열)의 특성화 전략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덕성여대 관계자는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이자 감성의 시대라는 점을 강점으로 삼아 끊임없는 블루오션 분야를 발굴해 현재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맞춤형 여성인재를 키워낼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체‘인성교육’의 오랜 전통
여대 유일‘잘 가르치는 대학’ 꼽혀

바롬인성교육은 1961년 초대 학장인 바롬 고황경 박사가 창안한 이래 50년 넘게 서울여대의 교육전통이자 자부심이 된 교육이다. 모든 서울여대 학생들의 필수 교과목이다. 바롬인성교육은 21세기 정보화, 국제화 시대에 부응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진화ㆍ발전하고 있다.
 
바롬인성교육 Ⅰ과 Ⅱ는 바롬인성교육관에서 기숙형 공동체 형식으로 진행된다. Ⅰ은 자아정체성과 비전을 확립하고 자긍심과 소속감을 고취하는 ‘나를 깨우는 교육’을, Ⅱ는 공감적 의사소통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깨우는 ‘사회를 깨우는 교육’이다. 바롬인성교육 Ⅲ는 학생들이 선택한 주제에 따라 16주간의 팀프로젝트 기반 수업으로 진행한다. 참여와 실천을 통해 세계적 관점에서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세계를 깨우는 교육’으로 불린다. 서울여대 관계자는 “바롬인성교육을 통해 글로벌 시민 소양을 갖추고, 공동체의 화합을 이끄는 실천형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며 “서울여대의 건학이념을 집약적으로 구현해 교육의 근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자, 서울여대인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서울여대는 스웰(SWELL), BIP(Bahrom International Program) 등 서울여대만의 독특한 엘리트 교육프로그램을 구축해 잘 가르치고 잘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다져왔다. 스웰은 국내에서 어학연수를 받는 독특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이다. 학기 스웰과 방학 스웰로 나뉘는데 학기 중에는 매주 14시간씩 12주간의 수업을 진행하고, 방학 중에는 40일간 캠퍼스에서 합숙을 하며 24시간 동안 영어로만 말하고, 듣고 쓰며 생활하는 집중 훈련을 한다. BIP는 여름방학 중 1개월 동안 외국 협력대학 학생들과 서울여대생들이 함께 생활하며 공부하는 ‘한국학’ 프로그램이다.
서울여대는 지난 2010년, 여자대학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교육부가 선정한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뽑혔다.

"융합인재 육성 위해 확 달라졌다"
적극적인 투자로 '새바람' 일으켜

성신여대(총장 심화진)는 최근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교육계의 새바람을 일으켰다. 성신여대는 지난 2006년, 국립의료원 간호대학을 승계하며 국내 대학 최초로 사립대가 국립대학을 인수하는 기록을 남겼다. 2011년 3월에는 세계 문화예술계를 이끌 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해 ‘융합문화예술대학’을 신설했다.

융합문화예술대학의 가장 큰 특징은 ‘융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공필수는 최소화하고 개별 학과 장벽을 허물어 모든 학생들이 2개 이상의 복수 전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2011년 12월엔 국내 여자대학 가운데 두 번째로 여성 학군단(ROTC)을 창설했다. 2013년 현재 성신여대 첫 후보생 29명이 활동 중이며 제2기 후보생 30명을 선발했다. 학군단 후보생으로 선발되면, 전원 장학금과 함께 해외연수, 기숙사 입사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2013년도 동계군사훈련에선 창단 2년 만에 전국 110개 대학교 학군단 중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성신여대는 2012년 6월,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간호시뮬레이션센터인 ‘SWANS CENTER’를 개관했다. 이곳은 간호대학 모의병동으로 실제 병원의 병동 구조와 똑같이 설계했다. 중환자실과 응급실, 분만실, 신생아실, 여성병실, 노인병실, 소아병실, 일반병실 등 종합병원과 동일한 구조로 돼 있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음향 스튜디오도 오픈했다. 성신 음향 스튜디오는 최대 40명까지 챔버오케스트라를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녹음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곳을 통해 음악 작업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든 작품이 음반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과정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성신여대는 융합인재 육성을 위해 확 달라졌다”며 “교육계의 새바람을 일으키며 변화와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더십 특성화 프로그램 강점
2015년엔 공과대학 신설 예정

숙명여대는 리더십 특성화 프로그램이 강점이다. 교내 봉사단체인 ‘숙명리더십그룹’이 대표적이다. 1999년부터 시작된 숙명여대 고유의 학생 단체다. 지역아동교육, 통역, 의전, 환경, 옴부즈맨, 응원단, 큐레이팅 등 다양한 목적을 두고 봉사하는 40여개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소속된 1천400여명의 학생들은 사회 곳곳에서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을 실천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장학금과 봉사활동 인증을 한다.

숙명여대는 여성에게도 강인한 체력 또한 중요한 소양으로 생각해 다양한 교양체육 과목을 개설하고 체육대회와 풋살대회 등을 연중 개최하고 있다. 체력인증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기도 하다.
숙명여대는 체력인증제와 숙명리더십인증제, 미리 쓰는 자서전 프로젝트 등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해 리더십 특성화를 이룰 계획이다. 특히 ‘미리 쓰는 자서전’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대학생활의 기록을 남겨 대학을 졸업할 때는 한 권의 책으로 펴내도록 한 것이다.

숙명여대는 오는 2015년에 학제 개편과 함께 공과대학을 신설할 예정이다. 내년에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2016년에는 기숙형 캠퍼스인 ‘숙명 로열 레지던스 프로그램’ 도 시작한다. 신입생은 한 학기씩 교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황실 여성사학으로서의 정체성을 교육받는다. 전공에 대한 교육과 함께 공동체 의식과 인성 교육 등을 익히게 된다.

'과학 이화' 세계적 연구중심대학
'글로벌 여성교육의 허브’지향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은 지난 5월, 개교 기념식에서 이화여대의 지향점을 밝혔다. “이화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당대의 역사적 소명에 귀 기울이면서 미래의 목표를 새롭게 수립해 가고 있다”며 “그것이 바로 ‘글로벌 여성 교육의 허브’”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제 이화는 여성적 가치를 기치로 세계와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27년 이화 역사가 주는 현재적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이화여대는 ‘글로벌 여성 교육의 허브’를 이루기 위해 △글로벌 탑 5 사업 등 다양한 연구교육지원프로그램 발굴ㆍ운영을 통한 연구역량 강화 △레지덴셜 칼리지 제도 등 선진화된 학부교육시스템 도입을 통한 교육역량 강화 △세계를 향해 지적ㆍ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대학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이화공동체의식 강화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이화여대는 김 총장이 밝힌 것처럼 대학원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며 이공계 분야의 세계 최고 여성 인재를 배출하는 데 역량을 쏟을 방침이다.

캠퍼스 선진화 전략도 ‘레지덴셜 칼리지’를 강조했다. 기숙사가 수업과 다양한 그룹 활동을 결합한 전인교육의 장으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숙사가 단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종합 교육공간이 된다. 이화여대는 720억 원을 들여 기숙사 4개 동을 짓고 있다.

의료보건 특성화, 최고의 취업률
지방 유일의 여자대학교

지금 광주여대는 ‘강인한 지성과 아름다운 감성을 지닌 여성 인재’를 교육해 사회의 엘리트로 배출하는 대학으로 슬로건을 바꿨다. 이 대학 관계자는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변한 대학의 외부 환경이 지방 유일의 여자대학을 비켜가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광주여대는 의료보건 분야를 주축으로 하는 실용학문 위주의 대학 특성화를 개교 때부터 구축해 왔다. 4년제 대학 가운데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한다. 2011년 63.7%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7개 여대 중에서도 취업률이 가장 높다. 취업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광주여대는 지난 5월, ‘품격여성’ 교육 선포식을 가졌다. 품격여성은 사람답고 격조 있는 미래형 여성인재를 뜻한다. 이를 위해 ‘품격여성 교육인증제’를 운영한다. 교육과정은 ‘참 인’, ‘미래 인’, ‘멋 인’, ‘격조 인’의 4가지 작은 교육과정으로 구성된다.

참 인 과정은 참되고 따뜻한 인간성, 공동체 정신과 윤리, 소통과 공감능력을 배양해 참다운 사람을 기르는데 목적을 둔다. 미래 인 과정은 미래 사회에 대한 통찰력과 국제적 소통과 지식정보 활용능력, 미래 직업에 대한 함양을 통해 미래를 주도하는 인재로 키우는 것이다. 멋 인 과정은 예술적 안목과 공감능력, 스포츠 및 레저, 다양한 취미에 대한 이해와 활용능력을 배양한다.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즐길 줄 아는, 멋을 아는 여성으로 키우고자 하는 과정이다. 격조 인 과정은 당당하고 기품 있는 자세와 매너, 격조 있는 옷차림 등을 익혀 품위 있는 여성으로 키우고자 한 것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