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에는 남자가 없기 때문에 편한 게 뭔가요? 쌩얼로 다닌다든지 ㅋㅋ. 여대는 정말 학점관리가 어려운가요? MT 같은 행사는 여자들끼리만 하나요? 여대는 엄청 질투 시기도 많고 분위기가 살벌하다던데 진짜 그런지 궁금해요.

‘여대’ 하면 무엇이 궁금한지 <대나무> 고교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고생 10명에게 물었다. 여대의 장점과 단점, 남녀공학 일반대와 차이점에 대해 가장 궁금해 했다. 남학생이 없어서 편한 점과 불편한 점도 알고 싶어 했다. 여대에 대한 선입견도 보였는데, ‘여대는 살벌하다’ ‘기싸움이 심한가’ ‘여대 기숙사는 무섭다?’ ‘명품을 좋아한다’와 같은 질문도 있었다. ‘무용과(발레 전공)에서 남자를 한 명 뽑는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같은 질문도 있었는데, 물론 남학생은 뽑지 않는다.

‘여자대학, 이것이 궁금하다’ 여고생 10명이 보내 온 질문에 이예찬 덕성여대 영자신문사 <VISTA> 편집국장(2학년)과 오지연 숙명여대 학보사 <숙대신보> 편집국장(2학년)이 ‘여대의 실상’을 들려줬다.

△ 남녀공학 일반대보다 여대만의 좋은 점은.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고, 자립심을 기를 수 있다. 남녀공학의 학생회장, 동아리 회장 등 단체의 ‘장’은 남학생이 맡는 경우가 많다. 그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풍토도 있고, 여학생들은 그런 대표 자리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팀플이라 불리는 조별 과제를 할 때에도 1학년 여학생들은 복학생 ‘오빠’들에게 의존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여대에서는 대표직은 물론 과제도 스스로 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고, 더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아주 사소한 것으로는 축제나 MT를 가면 느낄 수 있는데, 물건을 지고 나르거나 험한 일을 내가(여자가)스스로 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내가 할 수 있다면 직접 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고, 남성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여대의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남자가 없다는 단점에 가려져 그것이 보이지 않을 뿐.”(오지연)

△ 여대에는 남학생이 없기 때문에 생활에 편한 게 있는 지 궁금해요. 쌩얼로 다닌다든지.
“개인차이다. 여대생이라도 학교만 오가는 것이 아니죠. 학교가 끝나고 미팅을 할 수도 있고, 연극을 보러 갈 수도 있겠죠. 이런 일정이 없더라도 정말 예쁘게 차려입고 다니는 학생들도 있고, 반대로 민낯으로 운동복을 입은 채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데 남녀공학도 마찬가지 아닌가? 딱히 여대라서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오지연)

△ 여대의 단점은.
“단점이라면, 학생들이 겪는 사회가 한정적이라는 것. 우리가 사는 사회는 여성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또 여성만 우대해 주지도 않는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인데 여대 학생들은 여성들끼리의 사회만 경험할 수 있다. 물론 대외 활동을 통해 남성들과 함께하는 사회를 경험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남녀공학을 다니는 학생들에 비해서는 한정적일 것이다.”(오지연)

△ 여대에서 남자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있나.
“남자라기 보단 남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다. 토론 수업 때 남학우의 의견을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리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동성끼리 모여 있으면 생각하는 체계가 비슷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군 가산점에 대한 토론을 진행 할 때 아무리 남성의 입장에서 군 가산점 제도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해도 한계가 따른다. 무거운 짐을 들거나 형광등을 갈아 끼우는 등의 일은 여대생도 잘 한다.”(이예찬)

△ MT 등 행사는 여자들끼리만 하나요? 다른 학교와 함께 하기도 하나요.
“ 우리 대학 학생들끼리만 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학교 학생(주로 공대나 체대)과 함께 하기도 한다”(오지연)

△ 다른 대학보다 여대가 소개팅을 많이 하나요.
“그렇다. 남녀공학에선 여학생이 있는 곳을 찾아야 하지만 여대는 모두가 여학생이기 때문에 파트너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오지연)
“일단, 소개팅은 남녀가 소개를 통해 일대일로 만나는 것이고, 미팅은 다수의 남녀가 다수대 다수로 만나는 것이다. 여대 1학년 학생들에게는 미팅 자리가 많이 생긴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궁금하다면 여대로 와 보시길.”(이예찬)

△ 여대가 남녀공학보다 경쟁이 더 심할 것 같은데 진짜인가요.
“진짜라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좀 더 경쟁심리가 강하다고 해야 하나? 여대 학생들을 보면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수업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을 대부분 갖고 있는 듯하다. 교수님들이 ‘너무 다들 열심히 하니 점수를 매기기가 어렵다’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대체적으로 열심히 한다. 그래서 학점을 매길 때도 매우 세밀한 부분까지 나눠 채점하기도 하고, 남녀공학에서는 그냥 넘길 수 있는 출석도 성적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오지연)

△ 여대는 정말 학점관리가 어려운가요.
“공부로 얻는 학점보다는 출석으로 얻는 학점을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여대생들은 출석률이 뛰어나다. 남학생들과 달리 군 문제로 인해 1~2학년 동안 반드시 휴학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결석 없이 학업에만 열중하게 되는 현상이 생기곤 한다.”(이예찬)

△ 여대를 보면, 엄청 질투와 시기도 많고 분위기도 살벌하다고 하던데 진짜 그런지 궁금해요.
“편견이다. 질투와 시기가 많다는 것은 어찌 보면 여성에 대한 편견인 것 같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여성들이 모여 있는 여대에 대한 편견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대라고 해서 유달리 질투와 시기가 많은 것은 아니다. 분위기가 살벌하다면 시험기간엔 그렇다. 모두가 열심히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오지연)

△ 여대는 기싸움도 많이 심한가요.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이 대학에 와서 기싸움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서로를 챙겨주는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그 친구들을 방학 기간에도 따로 만나 시간을 보내고 밤도 지새우며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었다. 여대생들은 예민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남녀공학에서도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인 여학생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이예찬)

△ 여대에서는 명품이나 좋은 차가 없으면 왕따를 당하나요.
“아닙니다. 물론 돈이 많은 집안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아 대학에 오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런 친구들은 매우 소수다. 너도나도 국가장학금을 신청하는 대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명품이나 좋은 차를 살 수 있을까? 명품이나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왕따를 시키는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각자 듣는 수업이 다르고 동아리 행사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인해 고교 때와는 달리 매일 같은 과 친구들끼리 모일만 한 일도 거의 없다. 혼자 수업을 듣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다고 혼자 수업을 듣는 게 왕따는 아니다. 친하게 지내는 그룹은 몇몇 있을지 몰라도 과 전체 인원이 특정 몇몇을 괴롭힌다거나 무시하는 일은 없다.”(이예찬)

△ 여자 기숙사는 무섭다던데.
“이 역시도 전혀 아니다. 기숙사 통금이나 경비가 남녀공학보다 심한 것은 사실이다. 아무래도 여대이다 보니 다른 학교 학생이나 남학생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고, 통금 역시 11시로 매우 이른 편이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임을 알기 때문에 학생들은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해한다.”(오지연)

△ 취업 면접 때 여대 출신이라서 사회생활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실제로 있나요.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일부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 기업에 취업할 필요가 있나 싶다. 매우 편협한 사고이며 여대생이라도 사회생활을 매우 잘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오지연)

△ 어떤 학생들에게 여대를 추천해 주고 싶나요.
“추천보다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조언해 주고 싶다. 남성에게 피해의식이 있는 학생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 여대는 같은 나이 또래의, 동성의 사람들만 모여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다른 사람을 배척하게 될 수 있는 환경이다. 남성들에게 피해의식이 있는 학생들이 여대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정작 남성과 함께 일해야 하는 사회에 나갈 때 온갖 두려움이나 걱정에 휩싸여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이예찬)

<질문을 보내 온 고교생들>
김혜진 광주 국제고(3학년), 서찬희 수원 메탄고(1학년), 신윤수 청주 주성고(2학년), 이다윤 서울여고(2학년), 이진우 수원 메탄고(1학년), 임민우 전남 완도고(2학년), 장현아 파주 광탄고(2학년), 정소현 파주 광탄고(2학년), 한진희 부산국제외고(2학년), 홍예지 서울 혜원여고(2학년)

정리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