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권형진

정시모집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특히 올해는 국어, 영어, 수학이 A·B형 수준별 수능으로 바뀌면서 정시모집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 수준별 수능이 실시되면서 가산점 반영비율 등이 크게 바뀌었다. 그만큼 정시 지원전략을 세우기도 힘들어졌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신의 수능 성적을 분석해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를 확인하고, 영역별 반영비율에 따른 유·불리를 찾아야 한다. 윤기영 서울 충암고 미래계발부장은 “자신의 성적으로 유리한 조합을 반영하는 대학과 모집단위를 찾아서 지원하는 것이 정시 지원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능 전체 영역에서 표준점수가 높더라도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나 모집단위에서 낮은 환산점수를 받아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게 된다.
고영은 서울 가재울고 인성진로부장은 “표준점수나 백분위의 총점은 같아도 영역별 반영비율이 대학이나 학과마다 다르기 때문에 1~2점으로 당락이 바뀔 수 있다”라며 “자신의 수능 점수 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영역의 반영비율이 높게 반영되는 학과나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올해는 수준별 수능이 실시되면서 대학·영역별 유형 지정이나 B형 가산점 부여 여부가 중요해졌다. 이정수 서울 송곡여고 교사는 “반드시 본인이 응시한 유형의 백분위 기준으로 지원 가능권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B형의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A형으로 이동하면 B형에서 같은 원점수를 받더라도 백분위는 불리”해질 수 있고, “A·B형을 모두 반영하는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이 많고, A·B 유형에 따라 같은 점수라도 백분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엄익주 서울 재현고 진로진학부장은 “A, B형에 교차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백분위의 일정 점수를 가산하는 방식의 가산점을 채택하고 있는 대학은 가산점이 합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인문계열의 경우 영어가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영어 B형을 지정했으나 상당수 중위권 대학은 영어 A형과 B형 응시자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이 경우 영어 B형에 10~20% 정도의 가산점을 주는데, 영어 B형을 선택한 학생이 A형 학생을 가산점으로 역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형을 선택한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대학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지민 서울 경신고 연구부장은 “영어 B형에 응시한 중위권 학생의 경우 영어 A형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과의 점수 차를 반드시 만회해야 한다”라며 “영어 B형에서 4등급을 받은 학생이 A형과 B형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려면 영어 B형 가산점이 19.4% 이상 돼야 한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영어 B형에서 5등급을 받은 학생은 33.0%, 6등급 학생은 51.8%의 가산점을 받아야 A형 1등급 학생과의 점수 차를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 B형에 30%가 넘는 가산점을 주는 대학은 이화여대 예체능계열 일부학과밖에 없다.
모집인원의 일부를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수능 우선선발’은 학생부 성적이 불리할 경우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전형이다. 그러나 채용석 서울 배명고 교사(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파견교사)는 “최초 합격자 이후 추가 합격자는 학생부가 포함되는 일반선발 기준으로 선발하게 된다. 따라서 학생부 성적이 낮은 학생이 수능 우선선발로 합격하려면 2~3점 가량 하향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