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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학진흥재단이 에듀21 기숙사 9곳에서 생활하는 대학생 9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기숙사에 입주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33%가 ‘학교생활이 편리함’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다음으로 23%가 비용이 절약된다. 22%는 생활이 안전하다, 12%는 교통이 편리하다, 10%는 숙소가 쾌적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대학의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는 학생은 전체 대학의 평균을 따지면, 18% 정도밖에 안 된다. 2013년 기준으로 전국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8.3%. 기숙사 수용 여건은 서울 지역 대학 보다는 지방대가 낫고, 사립대 보다는 국ㆍ공립대가 나은 편이다.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의 기숙사 수용률은 13.5%, 비수도권은 21%로 나타났으며, 국ㆍ공립대는 20.3%, 사립대는 17.4%이다.
재학생 중 절반 이상이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는 대학은 25곳 정도 된다. 재학생 100%가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는 곳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금강대, 포항공대, 광주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대 등이다. 충북 괴산에 있는 중원대도 96.3%가 기숙사 수용이 가능하고, 한국과학기술원은 84.2%, 꽃동네대는 81.6%에 이른다. 경북 포항에 있는 한동대는 75.1%의 재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으며, 김천대(67.2%), 한국기술교육대(65.6%), 목포해양대(63.2%), 한국교원대(59%), 연세대 원주캠퍼스(54.4%)도 기숙사 수용 여건이 좋다.
반면, 기숙사 수용률이 15% 미만인 대학은 전체 대학의 33.7%(64개 대학)에 달한다. 64개 대학 가운데 국립대는 7곳, 사립대는 57곳을 차지했다. 39개 대학은 수도권 소재 대학이며, 25개 대학은 비수도권 소재 대학이다. 전체 대학에서 기숙사 수용률은 15~30%에 해당하는 대학이 74개 대학(38.9%)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2012년 4월 1일 기준으로, 전체 451개 대학의 82.9%인 374개 대학이 기숙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국공립대 기숙사 설치율은 97.1%, 사립대는 80.4%가 기숙사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현재,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한 해 736만원, 국립대는 417만원이다. 사립대 인문사회계열은 643만원, 자연과학계열은 774만원, 공학과 예체능계열은 832만원, 의학 계열은 1천만 원에 달한다. 국립대는 인문사회계열이 350만원, 예체능계열은 459만원, 의학계열은 670만원으로 나타났다.
대학 기숙사비는 ‘제2의 등록금’으로 불릴 만큼 비용이 만만치 않다. 2인실 기준으로 평균 기숙사비는 국ㆍ공립대는 월 13만8천원, 사립대는 월 19만7천원이다. 민자기숙사는 국립대는 월 14만원, 사립대는 월 21~57만원에 달한다. 서울지역 대학의 민자기숙사 평균 비용은 월 35만원이다. 수도권 대학이 지방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숙사비가 높아 수도권 대학이 부족한 기숙사와 함께 주거비용 부담 역시 높다.
2인실 기준, 국립대는 월 13만8천원 · 사립대는 19만7천원
대학 기숙사비도 천차만별이다. 국ㆍ공립대와 사립대의 차이가 나고, ‘직영 기숙사’와 ‘민자 기숙사’에 따라 다르며, 1인실~4인실 등 몇 사람이 함께 쓰느냐에 따라서도 비용이 달라진다. 보통 여름ㆍ겨울 방학을 제외하고 학기마다 4개월 사용료를 받는다. 관리비 외에 기숙사 식당 식대를 별도로 받기도 한다.
대학이 가장 많이 보유한 기숙사 형태는 2인실이다. 다음으로 4인실, 1인실, 3인실 순으로 많다. 국공립대와 사립대 구분 없이 기숙사비는 1인실의 경우 평균 월 28만원, 2인실은 18만3천원, 3인실은 14만4천원, 4인실은 13만8천원이다.
1인실의 한 달 기숙사비가 50만원을 넘는 대학도 11곳이나 된다. 1인실 기숙사비는 가천대가 72만8천원으로 가장 비싸다. 중앙대(서울) 57만1천원, 연세대(서울) 55만2천원, 을지대 성남캠퍼스 54만7천원, 건국대(서울) 54만1천원, 단국대 51만5천, 고려대 50만5천원이다. 이들 대학의 기숙사비가 비싼 이유는 기숙사 건립과 운영에 민자운영 방식(민자 기숙사)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1인실의 경우 월 기숙사비가 월 40만 원 이상인 대학도 25개 대학이나 됐다. 학교 주변의 하숙비용과 비슷하다. 2인실의 경우, 57개 대학이 월 20만 원 이상을 받고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대학생 9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기숙사 이외의 곳에 숙소를 정해 생활한다면 1개월에 얼마의 비용이 더 지출되겠는가?’라고 물었다. 응답자의 34%가 10만원에서 20만원의 추가 비용이 지출된다고 응답했다. 추가 비용을 분석해 보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에게 1개월에 14만5천원의 비용을 절감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기숙사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대학이 부속시설 중 하나로 교육복지차원에서 건립해 운영하는 ‘직영 기숙사’가 있다. 비교적 건립한 지 꽤 오래 됐고 화장실이나 샤워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비용이 싼 편이다. 두 번째는 지난 2006년부터 2010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지어진 ‘민자 기숙사’는 수익자 부담원칙에 의해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이 직접 비용을 부담하는 형태다. 고금리의 건축 이자 비용과 물가 상승률에 따라 해마다 주거비용이 올라가기도 한다. 등록금과 함께 경제적 부담이 커서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세 번째는 대학생 주거안정대책의 일환으로 국민주택기금과 사학진흥기금을 활용해 기숙사비를 낮춘 ‘행복 기숙사’다. 공공 기숙사와 연합 기숙사로 나뉜다. 정부가 지원하는 대학 기숙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공공 기숙사는 학교 내에 기숙사를 짓는 것이다. 기숙사비는 월 25만 원 이하로 책정돼 있다. 2014년 1학기에 6곳이 운영에 들어간다. 단국대 천안캠퍼스, 서영대, 대구한의대, 경희대, 충북보건대학이다.
연합 기숙사는 대학 밖에 여러 대학의 학생이 함께 사용하는 기숙사다. 지역 대학들과 지방자치단체, 교육부와 국토교통부가 연합해 ‘공동 기숙사’를 건립하는 것이다. 기숙사 비용은 월 19만원. 각 대학에서 학생당 월 5만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공공 기숙사보다 5만원이 싸다. 홍제동에 첫 연합 기숙사를 짓고 있다. 내년 2학기부터 사용할 수 있다.
대학을 선택할 때 주거비용도 따져 봐야 할 주요 근거 중 하나가 됐다. 대학에 기숙사가 있는지, 없는지, 기숙사 수용 인원은 얼마나 되는지, 기숙사 시설은 잘 돼 있는지, 기숙사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서울 지역은 기숙사가 없는 대학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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