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2008년 현재 83.8%로 고등학생 10명 중 8명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가고 있어 대학 입학 기회가 넓어진 것 같으나 어떤 대학과 전공·학과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여전하다. 매년 이맘때면 고3 수험생, 학부모, 담임선생님 그리고 주변사람들까지 어떤 대학 전공·학과를 선택해야 입학 가능하고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학과 선택은 학생들에게 앞으로 몇 년의 대학생활 또는 일생의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과 선택은 하나의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최선’의 답을 찾는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대학과 학과들이 있고 학생마다 적성과 소질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학과가 자신에게 최선일지는 스스로 선택해야 하며, 무엇보다 충분한 정보와 검토를 바탕으로 선택해야 한다. 학과 선택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다음의 세 가지 기준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평가한 후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학과에 도전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첫째는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학과인가 고민해 보길 바란다. 이것은 선택하려는 학과에 흥미가 있느냐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공부(학과)를 진지하게 결정하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까지는 해야 하는 공부를 했다면 대학공부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고, 스스로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평생학습 시대를 살고 있지만 직장인이 되어 공부에 전념하기란 쉽지 않다. 진지하게 배우고 싶은 학과(공부)를 찾아야 한다.

    둘째는 장래 원하는 직업(인)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학과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직업세계는 급변하고 있어 대학 기간 동안 장래 직업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업들은 대학의 관련 학과 졸업자 또는 그에 상응하는 자격을 요구한다. 최근 높아진 대학 등록금을 고려할 때 졸업 후 진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희망하는 직업인이 되기 위해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희망 직업에 따른 학과 선택을 해야 한다.

    셋째는 현실적인 사항으로 성적, 등록금, 교육환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 관심 가는 각 학과에 입학 가능한 성적이 되는지, 입학금부터 학업을 마칠 때까지 등록금은 마련할 수 있는 규모인지, 주거지 등 대학 주변 환경은 어떠한지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동일한 학과라도 여러 대학에 개설돼 있으므로 어떤 대학의 학과를 선택할지는 현실적인 사항도 검토해야 한다.

    위의 세 가지 기준이 학과 선택에 제대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실천이 있어야 한다. 우선 희망하는 직업과 관심 가는 학과 목록을 만들고, 작성한 학과 중 우선순위 3개 학과를 선별한다. 그리고 선택한 학과들에 대해 위의 세 가지 기준과 관련된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한다. 학과의 교육내용, 요구되는 적성과 흥미, 졸업 후 진로 및 취업분야, 개설대학 등에 관한 정보들은 커리어넷(www.career.go.kr)의 학과사전, 2009미래의 직업세계 학과편, 언론매체의 기사, 학과(대학)의 관계자 등을 통해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개인마다 선택의 기준이나 비중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학과에 대한 정보를 찾고 위의 세 가지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판단한다면 그런 학과 선택의 결과에는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 윤경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정보센터 부연구위원

서울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97년부터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근무하면서 연 2~3회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로교육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