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우 서울 시립대 입학관리본부장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입시라는 거국적인 연례행사(?)를 치루고 있다. 수시전형에서 합격한 몇몇 학생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정시전형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입시일정에서 희망하는 좋은 결과를 모두 얻기를 바란다.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하는 것은 수험생 개인 인생의 기본방향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대학진학 문제를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좋을까. 수험생들에게 크게 다섯 가지 대학진학결정 전략을 권해주고 싶다.

첫째, 점수에 맞추어 가라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학생들이라면, 대학의 지명도와 자신의 점수에 맞추는 세속적(?)인 전략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괜찮다! 소신지원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다. 점수에 맞추어 특정 대학 및 학과에 합격하는 학생은 ‘생각보다 잘 적응해서 졸업하는 경우’와 ‘적응이 안 되고 방황하는 경우’ 들이 발생할 수 있다. 후자는 안타깝지만 재수나 삼수를 선택하거나 또는 대학 내의 전과제도나 복수전공제도를 이용해서 보완하면 된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획득했다고 하더라도 전공학과를 졸업하면 사회진출을 어떻게 하게 되는지 모르는 것들이 더 많을 것이다.

입학 후 선배들이나 교수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몰랐던 분야를 알게 될 수도 있다. 또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전공과 관련된 재능을 발견하거나 흥미를 발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일단은 자신의 성적에 맞추어서 대학진학을 시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대학 지명도보다 학과 중심으로
둘째,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 대학의 지명도보다는 전공학과를 중심으로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전공학과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4년간 대학생활은 알게 모르게 그 학생을 그 전공학과의 칼라로 바꾸어 놓는다.

셋째, 자신이 원하는 학과나 대학에 가지 못하더라도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새로운 비전을 찾아라. 사람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자신의 대학과 학과에 적응하려고 적극 노력하기만 하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들이 여러분이 현재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어디에 가 있든 그 분야에 대한 열정을 갖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성공요소라는 점을 잊지 말라! 넷째, 대학 및 학과 정보를 인터넷이나 입시학원에만 의지하지 말고 대학 내부인들을 통해 수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대학마다 출신 고등학교 동문회가 있다. 관심 있는 대학의 고등학교 선배들에게 연락해 후배들의 대학진학 지도 설명회를 개최해 달라고 해라. 이때 1년 선배보다는 4~5년 된 선배가 매우 유익한 진학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대학당국이 어떤 학과를 집중적으로 키우려고 하는가, 그 학과의 교수진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우수한가, 그 학과의 역사와 졸업생들의 활약상은 어떤가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자신이 의사결정의 주인이 되자
다섯째, 그 어느 것 보다도 대학진학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선택의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마음가짐이다. 즉, 소신껏 지원해서 떨어지더라도 후회하지 않겠다거나 점수에 맞추어 마음에 두지 않았던 학과에 가더라도 자신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미래를 주도해 갈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 떠밀려 한 결정이었다는 의식은 매사에 불만과 소극적인 행동을 하게 만든다. ‘항상 본인이 의사결정의 주인이 되어 책임지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대학진학결정의 기준이다. 이때 여러분이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선배들의 경험과 의견을 반드시 경청해야만 할 것을 잊지 말라!

인생은 선택과 포기의 연속이다. 대학진학 결정은 수험생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순간이다. 수험생들 여러분들의 결단이 필요한 금번 대학진학결정은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소중한 첫 연습이 될 것이다. 끝까지 집중하길 바란다.
Good Luck !

이춘우 서울 시립대 입학관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