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 / 전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

2011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은 지난해에 비해 2배 정도 모집인원이 확대된다. 전국적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60개 대학과 자발적으로 시행하는 45개 대학을 포함해 총 105개 대학에서 3만7천628명, 전체 모집인원의 10%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금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의 가장 큰 변화는 단연 ‘학교생활중심의 학생선발’이다. 지난 4월 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기준’에서는 교외 수상실적 반영금지, 공인외국어성적 반영금지, 특목고 우대조항 금지 등 ‘입학사정관제 3不정책’을 규정하고 있다. 이 공통기준은 결국 입학사정관 전형이 학생의 잠재력을 이른바 ‘스펙’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의 충실도’에서 찾아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지 학생부 내신만 좋거나 수능이 전부인 학생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친구와 선생님의 평가 또한 훌륭한 ‘전인적으로 성숙한 학생’을 선발하자는 것이다.

또한 금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은 지원자격을 제한하는 특별전형의 한 유형이 아니라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일반전형을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정 대회의 수상실적, 임원경력, 공인외국어성적, 표창장 등으로 지원자격을 제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들은 글로벌전형의 지원자격을 토플, 토익, 텝스 몇 점 이상이 아니라 ‘세계시민의식과 외국어능력이 스스로 있다고 판단하는 자’로 변경하거나, 리더십전형의 지원자격을 전교학생회장, 학급회장 등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품행이 단정하고 리더십이 뛰어나다고 학교장이 추천한 자’로 바꾸고 있다. 대학들은 또 수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지원자의 실질적인 합격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경희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수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미등록인원이 발생할 경우 정시모집으로 이월하지 않고 수시모집에서 추가모집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류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입학사정관 전형에 응시하는 수험생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전인적 평가가 핵심이다. 그래서 대학들은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개인이력철(포트폴리오) 등의 서류와 잠재력·인성과 학업적성, 면접 등 다양한 평가요소를 활용한다. 그 중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가 가장 중심에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야말로 학교생활 충실도를 파악하는 데 가장 기초 자료가 된다. 입학사정관들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에 두고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개인이력철(포트폴리오)과 연계해서 신뢰성·타당성을 검증하게 된다.

입학사정관제는 현재보다 미래의 발전가능성을 보기 때문에 반드시 학교의 내신 성적이 좋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교생활에서 교과수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볼 때 내신은 학생의 역량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됨은 틀림없다. 결국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 선발을 지향하는 2011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내신 성적이 별로지만 한 분야에서 특출한 학생보다는 내신도 잘 관리하면서 비교과활동을 약간 보탠 보통의 평범한 학생의 합격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입학사정관제 준비의 제1원칙은 솔직하고 진실하며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포장하려 들지 말자. 가끔 부모님의 목소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자기의 이야기를 입학사정관에게 들려주는 것, 즉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중요하다. ‘왜 대학이 당신을 뽑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전형은 대학과 학과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대학마다 요구하는 서류양식과 평가기준이 다르다. 금년도는 대교협의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기준으로 인해 당초 발표한 전형계획과 달리 모집요강이 많이 변경됐다.

수험생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를 결정해 모집요강을 꼼꼼히 살피고 치밀하게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쯤 자기소개서를 미리 작성해 보고, 추천서를 작성해주실 선생님과 충분히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험생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취미와 열정’을 혼동하지 말자. 잠재력은 취미가 아니라 미래의 능력, 실력이다. 단지 그 학과가 좋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입학사정관에게 지원자가 대학에 입학해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열정은 취미 그 이상으로 특기와 재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 / 전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