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에게 아직은 낯선 이름이지만 한국장학재단은 정부지원 학자금대출, 국가 장학금 사업, 인재육성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지난 2009년 ‘맞춤형 국가 장학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장학재단(이하 재단)은 기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정부지원 학자금 대출사업과 한국학술진흥재단, 한국과학재단 등의 국가 장학금 사업을 통합해 학자금 지원 및 인재 육성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1학기 처음 도입한 ‘든든학자금’은 대학 등록금 전액과 생활비까지 지원한다. 재학중에는 이자부담이 없고 졸업 후 취업해 소득이 생기면 나눠서 상환하면 된다.

얼마 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직전학기 대비 0.5%P의 금리 인하를 발표해 주목받기 시작한 재단은 오는 2학기부터 취업 후 상환을 시작하는 ‘든든학자금’으로 대학생들이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국가장학제도 주도하는 한국장학재단

재단은 9개의 장학제도와 3가지의 정부 지원 학자금 대출제도를 운영하며, 올 1학기에만도 약 50여만 명에게 2조원 가까운 예산을 지원했다. 9개의 장학제도는 어려운 여건의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저소득층 장학금,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성적우수 장학금, 석박사 과정의 우수 인재를 육성·지원하는 국가연구장학생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저소득층 장학금은 △미래드림장학금(기초생활수급자 대상) △희망드림장학금(차상위계층 장학금) △국가 근로장학금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미래드림장학금과 국가 근로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www.studentloan.go.kr)에서 신청하고, 소속대학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대학별로 상시 또는 정해진 기간에 따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오는 2학기부터는 기부금을 바탕으로 새롭게 도입한 장학제도인 ‘사랑드림장학금’을 신설했다. 기부자(올해 2학기의 경우 한국인삼공사, 고용노동부, 교육과학기술부, 서울시립교향악단)가 국가 인재육성 지원을 위해 한국장학재단에 기탁한 기부금을 바탕으로 시행되는 장학금 제도로, 금년 2학기에는 총 101명의 소외계층 가정 학생들이 혜택을 받게 될 예정이다.

재단에서 시행하는 학자금 대출은 크게 △든든학자금 △일반상환 학자금 △농촌 출신 학자금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지난 2009년 2학기부터 재단이 은행을 거치지 않고 채권 발행부터 대출 프로세스까지 직접 시행해 대출 금리를 대폭 인하한 바 있다. 아울러 올해는 재학 중 이자 및 원금에 대한 부담 없이 학업에만 전념하다가, 취업 후 상환을 시작하는 ‘든든학자금(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이와 함께 사회적 인성을 갖춘 미래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멘토넷 사업, 지식봉사단 사업 등 다양한 인재육성지원사업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올해 1학기에 처음 도입한 ‘든든학자금’은 기존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의 부작용을 상당부분 개선했다. 학자금 대출을 원하는 소득 7분위 이하의 대학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대출해줘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후 취직을 해 소득이 발생하면 원리금을 나누어 상환토록 하는 제도다.

재학 중 이자부담 없는 ‘든든학자금’

취업할 때까지 상환이 유예되기 때문에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신용 등급에 상관없이 등록금 전액과 일정 부분의 생활비까지 지원해 주기 때문에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용에 대한 기준이 없어 신용유예자라 하더라도 대출혜택을 받을 수 있고, 대학 재학 중 이자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업과 취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2학기에는 대출 금리가 5.2%로 직전 학기보다 0.5%P 낮아졌다. 가족 관계를 증명하기 위한 서류제출이 생략되고, 소득분위 파악 기간이 대폭 단축 되는 등 대출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생활비 대출을 상시 신청 가능하도록 해 학생들이 급하게 필요한 자금을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학기에 ‘든든학자금’ 대출을 받은 중앙대 김현철(가명)군은 “취업 후에 상환해도 되기 때문에 학업에만 열중하여 2학기에는 장학금을 받는다. 부모님께서 이자를 내 주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1학기에 든든학자금을 만난 것은 내게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실제 일부 대학생들의 경우 재학 중에 매월 수십만 원의 이자를 갚아야 하고, 졸업 후 취업이 안 돼 소득이 없더라도 매월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로 인한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발생하고 있다.

대출금리 5.2%까지 낮춰 … 서류 간소화

교육과학기술부와 재단은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가 2008년 7.8%였던 대출 금리를 올 2학기 5.2%까지 낮춘 것이다. 이를 위해 은행을 거치지 않고 직접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는 한편, 인터넷 직접 대출 방식을 도입하는 등 대출금리 인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의를 통해 대출 자격 확인에 필요한 소득분위 파악 기간을 2일(기존 10일)로 단축하고, 행정안전부의 행정정보 공동이용시스템 연계를 통해 신청 학생의 주민등록 전산정보 확인이 가능해져 가족관계 확인서류(주민등록등본) 제출 대상을 축소했다.

이경숙 이사장은 “학자금 대출은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 노력하는 대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2학기에 금리 인하를 비롯해 대출 절차 간소화 등 많은 부분을 개선했듯이, 앞으로도 든든학자금 제도가 많은 학생들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우리 재단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