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부터 2011학년도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수시 모집인원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고 전형 유형도 다양해졌다.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앞두고 고민하는 고3 학생들을 위해 가장 최근에 대학 입시를 치렀던 대학 1학년 선배 4명에게 도움을 청했다. 지난해 수시모집을 통해 대학에 합격한 김봉준(숭실대 컴퓨터학부, 학생부 100% 전형)군, 김지혜(서강대 기계공학과, 학생부+면접 전형)양, 박수진(경희대 사회학과, 논술 우선선발 전형)양, 최수연(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논술 일반전형)양이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올해는 ‘7차 교육과정’으로 실시되는 마지막 수능이라 재수를 피하기 위한 하향 안정 지원이 수시모집에서부터 두드러질 전망이다. 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가 지난달 28일 개최한 ‘수시 입시전략 특강’에 참석한 학부모와 학생들이 강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사진= 송승현

하나. 무조건 지원하라

수진 수시모집은 또 하나의 기회다. 무조건 지원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전형이나 입학사정관 전형처럼 외국어나 특별한 경력이 필요한 전형에 자신이 없다면 논술 전형을 무조건 공략해야 한다. 논술 우선선발 전형의 경우 대부분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지원하는데,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준비하면 경쟁률이 높아도 훨씬 유리해진다. 논술에 자신이 없더라도 일단 도전해 보자.

수연 논술 실력이 뛰어나서 지원하는 게 아니다. 일단 도전해보는 거다. 그래서 논술 전형 경쟁률이 높긴 하지만 그래도 모집 정원이 많기 때문에 합격할 확률이 높다.
지혜 논술이나 면접은 어떤 상황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알고 있는 문제가 나올 수도 있다. 최대한 많이 지원하면 좋은 것 같다.
봉준 수시 전형은 한계가 없다.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가고 싶은 대학에 모두 지원해야 한다.

둘. 대학별 특성을 파악하라

수진 같은 논술전형이라고 해도 대학별로 요구하는 것들이 다양하다. 대부분은 인문 논술만 보지만, 이화여대와 경희대는 수리 논술을, 고려대는 추리 논술을 추가로 봐야 한다. 서강대는 면접을 봐야 하고, 이화여대는 자기소개서가 필요하다. 대학별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수연 대학마다 좋아하는 글의 분위기가 있다. 무작정 글쓰기 연습만 할 것이 아니라 지원할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를 철저히 소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같은 시간에 보다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셋. 길게 봐라

봉준 9월 수시모집도 있고, 11월 수능도 있고, 12~1월 정시모집도 있다. 당장 9월 수시에만 집중하면 발표 후 결과와 관계없이 긴장이 풀릴 수 있다. 내년 1월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차분하게 준비해야 한다.
지혜 고3이 되면 걱정이 많다. 예컨대 2시간 걱정하다 공부는 30분밖에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펜을 잡고 공부에 집중하는 게 좋다. 입시 전형이 끝날 때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
수연 논술시험을 보고 난 후 붙을까 떨어질까 고민하는 순간 흔들릴 수 있다. 기대가 크면 후유증도 큰 법이다. 수시에 올인했다가 수능을 망치는 실수는 하지 말자. 정시를 기본으로 하면서 수시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논술 준비는 어떻게...

하나. 벼락치기는 없다

   수진 고3 1월부터 매주 토요일에 글을 한편씩 썼다. 논술은 한꺼번에 몰아서 쓴다고 해서 절대 실력이 늘지 않는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써야 제 실력을 쌓을 수 있다.
   수연 글을 쓰는 ‘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주제라도 한 달 만에 쓰라고 하면 잘 안 써진다. 일주일에 하루는 꼭 글을 쓰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만약 글이 잘 안 써진다면 신문 사설을 따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문 기사는 문장이 정확하기 때문에 따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장력을 키울 수 있다.

둘. 기출문제를 집중 공략하라

수진 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동안 출제됐던 논술 문제와 해답을 볼 수 있다. 대학별로 선호하는 분위기나 주제 등이 다르고, 비슷한 유형으로 문제를 내기 때문에 미리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일반적인 인문 논술 말고도 경희대는 수리 논술, 고려대는 추리 논술 등 생소한 주제로 논술시험을 보는 대학이 있기 때문에 기출문제만큼은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
수연 나는 기출문제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내용이 아니라 그 대학에서 만점을 받은 답안지가 어떤 식으로 글을 구성했고 분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손과 머리로 기억해야 한다.

셋. 수능 준비와 함께 하라

수연 사회탐구나 과학탐구 과목은 논술의 좋은 글감이 될 수 있다. 나도 논술시험 때 교과서에 실린 사례를 썼다. 입학처 교수님들이 하시는 말씀이, 논술 문제를 출제할 때 교과서를 많이 참고한다고 하더라. 수능과 논술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동시에 병행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넷. 반드시 첨삭을 받아라

수연 혼자 하면 절대 발전이 없다. 학교 국어 선생님이나 논술학원 선생님에게 첨삭을 받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다섯. 예쁜 글씨도 실력이다

수연 논술 시험은 손으로 쓰기 때문에 글씨도 경쟁력이 된다. 채점하는 교수님들 대부분이 50~60대다. 알아볼 수 없는 글씨로 쓴 시험지는 읽지도 않고 버린다고 들었다. 여학생들은 무조건 큼지막하게 쓰고, 남학생들은 읽을 수 있게 써야 한다. 그렇게만 해도 상당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                                 
                                                                

권지희·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