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가 달라지고 있다. 지하 공간을 활용해 복합단지를 만든다. 복합단지에는 대형서점, 영화관, 커피숍 등 학생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은 이화여대 캠퍼스 복합단지 ECC 전경. ⓒ 교수신문사

온통 입시에 매달리는 사이 대학은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오랜만에 찾은 캠퍼스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단일학과지원체제였던 대학입시제도는 1990년대 접어들어 학부제, 복수전공, 부전공 등 학과 통합체제로 바뀌었다. 학부제로 인한 혼란도 잠시, 이제 더 큰 변화가 감지된다. 대학·학과간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와 학계 흐름을 반영, 기존의 복수·연계 전공 등을 심화시킨 교과과정이 융합전공이다.

융합전공 개발 몰두
 한양대 융합전공 ‘중국경제통상학과’의 경우 중어중문학과 경제학, 무역학, 경영학을 융합·시행 중이다. 대상자는 2학기 이상 이수자이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학업성적 등을 고려해 선발한다. 융합전공과목을 이수하면 ‘다중전공 학위’(중국경제통상 학사)가 수여된다. 2009학년도부터는 재료공학과 물리학을 연계해 ‘나노바이오전공’을, 화공학부와 신소재학부의 융합으로 ‘에너지학전공’을 개설한다.

 자유전공학부도 일종의 융합전공의 성격이 짙다. 서울대는 지난달 자유전공학부를 적극 도입하기로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서울대는 자유전공학부를 도입하면서 교양과정에 문·이과 교차수강을 의무화하고, 제2외국어와 고전수업을 필수 이수과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등학교 문과 출신은 수학과 물리학을, 이과 출신은 논리와 비판적 사고 등 글쓰기 과목을 반드시 이수 하도록 보완했다.

아직까지는 학계에서 융합학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학부과정에서는 무리”라는 비판론과 “문·이과간 상대 기초학문을 튼실히 보완했다”는 찬성론이다.
졸업 후 로스쿨이나 국내외 전문대학원 진학이나 금융전문가, 국제기구 전문직 진출을 목표로 개설된 이화여대의 ‘스크랜튼학부’도 대표적인 자유전공학부다.

이제는 게임도 가르친다
대학이 많아진 만큼 학과이름은 갑절로 늘었다. 전국 대학에서 학과 명칭은 무려 1만7천여개에 달한다. 신설학과는 주로 당대의 이슈, 유망 직종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눈여겨 두면 학과선택에 도움이 된다.

 먼저 국내에서 한 해 총 수출액 1조원에 달하는 게임 산업을 겨냥한 학과가 있다. 계명대 ‘디지펜(Digipen)복수학위과정’이다. 계명대는 미국 게임전문 교육기관인 디지펜과 복수학위제를 운영하고 있고, 학생들은 졸업 후 게임 관련 업체로 진출할 수 있다.

지리·환경·도로교통 등 지리정보, 토목, 건설, 행정 등을 하나로 묶은 인하대의 ‘사회기반 시스템공학부’나 금융전문가에 특화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한양대의 ‘파이낸스 경영학과’ 등도 눈에 띤다.

 특히 2009학년도 입시에서 신설된 학과들은 주목할 만하다. 건양대는 육·해·공 3군 본부와 교육사령부, 군수사령부 등 유리한 지리적 여건을 적극 활용, 전국 최초로 ‘국방공무원학과’를 신설한다.

한국외대는 경영실무, 어문학, 지리학을 융합해 경영학 전문인력교육체계를 만들고자 ‘글로벌경영대학’을 신설했고, 몽골어과와 우크라이나어과도 각각 정원 스무 명으로 출발한다.

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이 알맹이다
‘특성화 전공’도 살펴봐야 한다. 특성화 전공은 연구소와 산업체 진출을 앞둔 학생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력양성프로그램이다. 대체로 3학년 이상의 자격 기준을 요구하지만 학년별 필수 이수 과목이 정해져 있으니 1학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야한다.

선문대와 한서대는 미래형 자동차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 연구를 주요 과제로 한 특성화 교육과정을 신설했다.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 정보기술이 접목된 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한 대학은 선문대, 한서대, 순천향대, 한국과학기술대, 공주대 등이다.

한편 수업공백을 최소화하고 조기졸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영남대는 2005년부터 ‘3학기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학기당 수업일수를 12주로 운영하고, 1학기와 2학기를 마친 후 1주일동안 중간정리기간을 갖는다. 3학기를 마친 후 2~3개월여 겨울방학을 하는 3학기제는 수업공백을 줄이고 조기졸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신소재공학부, 디스플레이화학공학부, 전자정보공학부 등 3곳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올해는 경제금융학부, 국제통상학부, 경영학부 등 3곳이 추가로 도입, 총 6개 학부 8개 전공에서 3학기제를 운영 중이다. 영남대는 2011년까지 시범기간을 갖고, 이후 3학기제를 전체 전공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최성욱 기자 Editor@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