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들이 강화하고 있는 리더십 교육의 현황을 알아본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대, 경제 공황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다. 이미 취업 시장은 살아남기 위한 전쟁터로 변한 지가 오래며, 대학은 취업 사관학교로 변한 지도 오래다. 자유를 만끽하던 예전의 대학생들과 다르게, 요즘 대학생들은 일찌감치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에 여념이 없다. 전공 학점은 기본이고, 영어와 제2외국어에, 각종 공모전 응시, 인턴 십 경력, 해외 어학연수, 컴퓨터 자격증 등 아무리 나열해도 끝이 없는 스펙 올리기에 쉴 틈이 없다.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
그런데 스펙만으로는 기업이나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없다. 전공지식과 영어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 지금의 한국 사회이기 때문이다. 인사 담당자들은 인성과 조직융화력을 인재의 중요한 자질로 든다. 예를 들어 모 기업 인사 담당자인 K씨는 “기업은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지녔어도, 독불장군식이거나, 조직 내 융화가 어려운 사람은 살아남기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의 선호 인력 조사에서 서울대 출신이 최고 점수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은 이러한 시각을 잘 보여준다. 설령 어떻게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평생을 말단 부하 직원으로 보내지 않으려면, 사람들을 잘 이끌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조직 내 융화력과 집단 내에서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이런 능력을 우리는 흔히 리더십이라고 부른다. 리더십은 전문 지식과 식견은 기본이고, 중요한 상황에서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판단력과 책임감이 전제돼야 한다. 또 공동체 내 사람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종합할 수 있어야 하고, 감성적 일체감과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작게는 한 부서에서 한 기업, 크게는 한 국가를 이끌 수 있는 자질, 그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우리가 역사나 언론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성공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리더십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고대의 알렉산더 대왕은 물론이고, 나폴레옹 장군이나 징기스칸 등은 결코 전문적 학식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이름이 역사에 아로새겨질 수 있었던 것은 리더십 때문이었다. 이는 요즘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미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된 오바마의 경우 흑인에다, 워싱턴 정가에서 경험 부족 등이 약점으로 지적이 됐다. 그러나 미래의 미국을 책임질 리더십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부각됐기에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

정치인들만이 아니라 경제인의 경우에도 리더십은 필수적인 자질로 손꼽히고 있다. 숱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이팟으로 신화적 인물이 된 애플의 스티븐 잡스의 탁월한 리더십은 명성이 높다. 컴퓨터 산업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빌 게이츠의 리더십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데, 그는 특히 은퇴 후에는 자선 사업으로 도덕적으로도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의 이건희 회장은 중요한 국면에서 산업계의 미래를 진단하고 독창적 처방을 내놓아 삼성을 세계적 덩치를 지닌 기업으로 일구어 낸 바 있다.

대학들, 리더십 교육에 눈을 뜨다
 학생들의 취업에 정성을 다하고 있는 대학들이 최근 리더십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리더십이 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대학들이 리더십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하게 하고 △리더십의 기본 덕목에 대해서 숙지를 시키며 △리더십 함양에 필요한 여러 자질을 갖게 하고자 애쓰고 있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최초의 미국 흑인 대통령이 된 오바마 당선자

대학들은 특히 리더십 교육을 취업과 연계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주로 취업 지원 센터에서 리더십 교육을 담당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기업도 직간접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 역시 대학이 리더십을 지닌 인재를 산출해주기를 바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들이 리더십 교육을 시행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리더십 교과목을 교양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비록 리더십이 정식적인 학문 분과가 될 수는 없지만, 이 시대에 필수적인 덕목이라는 점에서, 교양과목으로 지정해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대학들의 입장이다.

보통 1~2과목 정도 지정이 되는데, 학생들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과목을 이수하고, 2학점이나 3학점을 따는 것이 보통이다. 이 경우는 부담 없이 리더십 교육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래도 깊이 있고 진지하게, 리더의 자질을 함양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둘째는 리더십 관련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학교는 1학년부터 4학년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리더십 함양 프로그램을 정해놓는다. 학생들은 각 학년별로 해당 리더십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경우에 따라선 실습도 해야 한다. 과정을 모두 이수한 학생들에게는 보통 리더십 교육 과정 이수증이나 인증서가 주어지게 된다.

리더십 인증서가 취업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됨은 물론이고, 내실 있는 교육 과정 자체가 리더십 함양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리더십 교육을 선도하는 몇몇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대학에서 리더십 교육을 이수한 인재들이 사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경우, 리더십 교육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가 올라갈 것임은 자명하다.

대학 선택에서 고려 사항
 셋째는 특강이나 캠프 등을 통해 리더십 함양을 유도하는 경우다. 한 달에 한 번 저명한 인사나 사회 각지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학생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제공된다. 리더십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지, 따지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오주훈 기자 Editor@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