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구술고사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해도, 준비를 소홀히 할 순 없다. 내신 성적이나 수능 시험 점수가 비슷한 학생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면접구술고사가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면접관에게 똑똑히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구술면접고사는 논술과 달리 한 번 한 말에 책임을 져야하는 구조인 ‘즉시채점’이 이뤄진다.

2009 정시 모집 전형에서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 수는 늘어났으나, 지면평가나 다름없던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이 서울대 등 일부 대학으로 극히 한정되면서 면접에 대한 수험생의 부담감은 줄어들 전망이다. 그렇다고 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구술은 논술이 아니다
면접구술고사를 준비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정해진 교재가 없는데다, 비언어적인 요소마저 평가에 반영되는 탓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면접구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구술은 말로 하는 논술로 오해를 하고 있다”며 “활용하는 지식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사용 기술, 준비 시간, 추가 질문 등의 차이 때문에 구술은 논술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구술시험은 문자가 아닌 음성으로 치른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채점교수 생각대로!
면접구술고사는 채점교수와 학생이 얼굴을 맞대고 실시되는 만큼, 채점교수의 의중이 다른 유형의 시험보다 중요하다. 면접 채점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주문하는지 들어보자. 우선 피해야할 사례를 들어보자.
노병희 아주대 정보및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말꼬리를 명확히 하지 않는 경우”를 좋지 않은 사례로 꼽았다. 지나친 의욕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박종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는 “‘저를 뽑아주신다면’ 식의 대답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한혜경 가톨릭대학교 중국언어문화전공 교수는 “합격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정해진 면접 시간이 지났음에도 미리 준비한 것을 말하고자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수험생들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반면 채점교수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 노병희 교수는 “그룹 면접의 경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정리해서 자기가 주장하는 쪽으로 이끌어 내고 요약할 경우”를 좋은 사례로 뽑았다. 주어진 문제에 대한 통합적 사고력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혜경 교수는 “양비론을 지양하고 자신이 왜 그 관점을 가지게 되었는지 진술할 경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이나 학과에 대한 지원동기도 중요한 평가사항이다. 특히, 교대를 지원한 수험생은 구술면접고사에 대한 준비를 좀 더 세밀히 할 필요가 있다. 교대 입시에서 교육자로서 소양이나 자세를 평가하는 데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김도헌 진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과 관련된 이슈를 주고 그것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관련 시사 문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일부 지원자의 경우 교육관이나 지원 동기에 대해 별 생각 없이 면접에 임하는 학생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첫 발언 수월하면, 평가점수 훨훨
지면평가를 이용한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대학별 출제 유형을 미리 살펴야 한다. 서울대 면접구술고사의 경우, 지원모집 단위의 관련 기본지식과 소양에 대해 평가하며, 영어 지문, 국한문 지문, 도표 등이 출제된다. 3명의 면접관이 1명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평가하는데, 평가 시간은 지원자 1인당 10분 내외이지만 답변 준비를 위한 별도의 시간을 준다. 수시와 정시 구술면접 간의 출제경향 차이는 크지 않으며 수시 지역균형, 정시, 특기자 전형의 순서로 중요성과 난이도는 높아진다.

이밖에 관련 교수들은 “짧은 준비 시간 동안, 자신이 작성한 개요를 논리적인 구조에 따라 대략적으로 암기해 두어야 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처음으로 밝히는 1회 발언 때 막히지 않고 수월하게 발언하게 되면 면접관은 매우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고 이는 득점에 반영된다.”고 강조했다.

구술면접고사는 논술과 달리 한 번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인 ‘즉시 채점’이 이뤄진다. 현장에서 바로 이루어지는 데다 한번 발언한 부분을 향후 수정할 경우 감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1회 발언을 준비하는 개요 작성 시간과 추가 질문에 대해 자신이 할 발언을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

반영 비율 꼼꼼히 살펴야
면접구술 고사 반영 비율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전형요소 중 면접구술고사 반영비율(인문계열 기준)을 살펴보면, 서울대 ·포천중문의과대 등 32개교가 20%이상, 고려대(서울)·강원대(춘천) 등 31개교가 10%이상, 한국교원대, 서울교대 등 13개교가 5%이상을 반영한다. 5%미만을 반영하는 대학은 연세대(서울), 진주교대 등 27개교에 해당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건양대·호원대 등 7개교가 20%이상, 대구대·선문대 등 13개교가 10%이상, 덕성여대·백석대 등 4개교가 5%이상을 반영한다. 5%미만을 반영하는 대학은 성균관대, 군산대 등 18개교에 달한다.

박철호 기자 Editor@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