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시가 끝나갈 무렵 학급게시판에 A4용지 한 장이 붙었다.

호기심이 많던 나는 곧장 달려갔다.‘고교학생 기자단 모집’이였다.

끝가지 읽기도 전에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많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최근에 글 쓰는 데 흥미를 가지고 있는걸 알았기 때문이었고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들이댔다. 담당선생님을 찾아가 신청서를 부탁을 하자 반대로 내게 자기소개서 작성을 해오라고 하셨다. 그냥 신청만 하면 뽑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막상 내가 내 소개서를 작성하려니까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주로 어떤 내용을 써야하는지 선생님께서 일러주셨기에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었고 중간 중간 선생님께서 내게 부족한 부분을 고쳐주셨다. 자기소개서를 내고 1~2주 동안 아무연락 없기에 떨어진 줄 알았는데 붙었다는 문자에 너무 기뻤다. 선생님께 너무 감사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발대식 및 교육 참가’가 서울대학교에서 있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학교여서 떨렸던 것도 있지만 태어나서 한번이라도 가보지 못한 곳이기도 하면서 훗날 가고 싶은 대학이기도 했기에 그 떨림은 두 배 커졌다.

 그날이 되었을 때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서울대학교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내려서 버스를 탔을 때 산에 가시는 분들이 많으셨기에 애를 좀 먹었다. 날씨가 맑았고 그만큼 태양은 뜨거웠다. 서울대학교는 정말 컸다. 학교에 버스가 다닐 것 이라고는 꿈에도 몰랐기 때문에 걸어서 중앙도서관까지 가는데 땀이 줄줄 흘렀다.

 중앙도서관 벤치에 가까워지자 내 또래 학생 몇 명이 앉아있었다. 마음으로는 먼저 달려가 악수 하고 소개를 하고 싶었지만 사랑한다는 한마디 하기 어려운 것처럼 그 순간에는 쉽지 않았다. 학생들이 하나둘 오고 담당선생님도 오셨다. 첫인상은 좋았다. 서먹서먹해 하며 침묵이 흐르는 우리들을 풀어주시려고 하시고 웃으시는 모습이 좋으신 분 이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선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고 두레문예관 3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는 실제 기자로 일하시는 누나 두분도 계셨고 담당 선생님 외에 여러 선생님들도 계셨다. 그분들도 모두 표정이 밝으셨기에 긴장을 풀 수가 있었고 편안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제일먼저 대나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하셨고 그중에 입시로 괴로워하는 학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는 말씀에 잘 들어온 거 같다는 생각과 우리들이 처음인 제1기라는 말씀과 함께 첫발자국을 잘 남겨야 한다고 하셨을 때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대나무편집국장님이신 박병수선생님께서 기자는 무엇인지, 기자가되려면 무었을 해야 하는지,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셨는데 솔직히 처음 기자단을 해야겠다는 결정 중에는 입사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기자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나니까 기자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생겼고 기자가 다시 보이게 되었다. 또한 기자는 높은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부와 명예하고 거리가 멀다고 하였을 때 기자님들 모두 너무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국가론에 있는 말중‘정의가 힘이라고 믿고 또 이 힘이 정의롭게 쓰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자는 움직인다.’라는 말과 삼국사기에 나오는 말 중‘기자는 강하지 않다. 그러나 결코 약하지 않고 기자에게 권력은 없으나 무리한 권력을 무너뜨릴 힘은 있다.’라는 말을 읽었을 때 온몸의 털이 서는 찌릿찌릿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학생의 신분이 아니라 이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잘못된 부분을 올바르게 고치고 싶은 내게 기자라는 신분을 주신 대나무가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기자라는 신분으로 실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를 이어 대나무편집팀장님이신 최창식선생님께서 좋은 기사 작성법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다. 설명을 듣고 나니까 이렇게 기사의 종류가 많았는지 몰랐고 말씀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이 있었는데 ‘가장 좋은 기사는 바로 초등학교1~2학년 때 쓴 일기이다!’는 말씀이셨다. 두 번째 강연도 끝나고 간단힌 추후 대나무 계획을 설명해 주셨고 서울대안에 있는 규장각도 구경했고 사진 찍고 해산을 했다.

‘최선을 다한다고 최고가 될 수는 없지만 최고가 되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말이 있다. 대나무에서 학생 기자 활동하는 동안에 최고가 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보겠다는 확신을 내 자신에게 다짐했고 절대로 대나무를 실망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도 했다.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후회가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해서 훗날 첫발자국을 잘 남기고 간 대나무 학생기자1기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