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룡 기획위원은 학생부 성적과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단순 비교하여 수시 모집 지원 여부를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6월 2일에 실시된 2012학년도 수능시험 대비 모의평가(이하 6월 모의평가)는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의 만점자를 1%가 되게끔 쉽게 출제하겠다는 교육당국의 의지(?)를 여과 없이 보여준 시험이었다.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쉽게 출제되어, 가채점 결과 언어 영어의 만점자는 1.5%, 수리 영역은 2.5% 이상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외국어 영역의 만점자는 0.7% 정도로 분석되고 있다.

영역별 만점자가 이렇게 많다보면 수능시험에 의한 변별력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수시 모집의 경우 대부분 등급을 최저 학력 기준으로 적용해, 대학에서 제시한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면 지원 시 크게 우려할 상황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능시험에 의해서 당락이 결정되는 정시 모집은 그렇지 않다. 지원 양상이 매우 복잡하게 전개될 것이다. 극심한 눈치작전을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1점에 당락이 엇갈려 실력보다는 운을 탓하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오는 11월 10일에 실시되는 수능시험이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다는 전재 하에서이다.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면 11월 수능시험은 6월 모의평가보가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언어와 수리 영역은 교육당국의 의지대로 만점자를 1% 수준에 맞추기 위해 6월 모의평가보다 분명 어렵게 출제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현행 수능시험의 점수 체계는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문제가 쉽거나 어렵고보다, 또는 만점자가 몇 %인가보다는 내 성적의 위치가 어디쯤인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이 대학별로 수능시험 반영 방법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단순히 총점이 몇 점인가 보다는 희망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과 나의 영역별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비 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음은 6월 모의평가를 통해 수험생들이 얻어야 사항들이다. 6월 모의평가 성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11월 수능시험에서 보다 높은 성적을 얻기 위한 실천의 기회로 6월 모의평가를 활용했으면 한다.   

첫째, 자신의 성적 위치를 파악하는 잣대로 활용하라.
6월 모의평가는 고3 수험생과 재수생을 포함한 모든 수험생이 응시하는 첫 모의시험이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번 6월 모의평가를 통해 자신의 영역/과목별 성적 위치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위치 파악은 11월 수능시험 때까지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이 되어준다. 영역/과목별 성적 위치를 통해 앞으로 어느 영역을, 어느 단원을 보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와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 비록 6월 모의평가에서 기대한 성적이 나오지 않았어도 나름의 의미를 찾은 셈이 된다.

둘째, 영역별 성적 향상의 기준점으로 삼으라.
고3 수험생들은 이미 3월과 4월 학력평가를 통해 영역별 성적(기준은 표준점수나 등급보다 백분위로 삼을 것)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했을 뿐만 아니라 수능시험 목표 성적도 어느 정도 잡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껏 잡고 있던 목표 성적이 졸업생들이 참여하지 않은 학력평가의 결과로 잡은 것이어서 단순 기대 수준일 수도 있다. 그러나 6월 모의평가를 통해 얻은 영역별 성적은 실현 가능한 목표 성적을 세우는 기준이 된다. 6월 모의평가 결과를 통해 11월 수능시험에서의 영역별 성적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춘 월별 학습 계획과 구체적인 성적 향상 지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부족한 영역과 부분을 찾는 계기로 삼으라.
6월 모의평가는 지금까지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테스트하는 시험이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찾는 데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금껏 집중적으로 준비해 왔던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구분하고 이에 맞춰 부족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지금껏 준비해 왔던 영역과 단원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평가의 기회로도 삼았으면 한다. 특히 한 번 틀린 문항은 다시 틀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개념 이해부터 재점검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넷째, 신중하게 수시 지원 검점의 지표로 활용하라.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8월 1일부터 입학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수시 모집의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6월 모의평가 결과를 수시 모집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좌표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학생부 성적과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단순 비교하여 수시 모집 지원 여부를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 된다. 수능시험까지는 앞으로 150여 일이 남아 있다. 학습법과 앞으로의 대비 등을 고려하여 수능시험 성적을 어느 정도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냉정히 점검해 보고 수시 및 정시 지원 전략의 방향을 정했으면 한다.

또한 학생부 성적이 6월 모의평가 성적보다 다소 높다고 해도 많은 대학이 논술·면접·전공적성검사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므로 이에 대한 준비 정도를 점검해 보고 수시 지원 여부를 결정했으면 한다. 아울러 수시 모집에 지원하기로 결정했어도 수능시험 대비에는 소홀히 없어야 한다. 수능시험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수시 모집에 지원했다가 낭패를 보게 되면, 결단코 정시 모집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 꼭 유념하고 수능시험 대비에 최선을 다하길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