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기 기자 프로필   생년 1977/출신고 부산과학고/학력 서울대 전기전자제어공학/서울대 행정대학원 진학/KBS(35기 기자)

 한줄인터뷰-대나무 고교학생기자단이 박대기 기자에게 묻다!

Q. 고등학교 때 학습비법이 있었다면.
박 : 공부했던 걸 실제 상황에 대입해 보라. 그러다보면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Q. 눈 맞을 때 기분은 어땠나.
박 : 너무 떨려서 눈이 쌓이는 줄도 몰랐다. 잘해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Q. 기자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박 : 잠을 못자는 게 가장 힘들다. 1년차 때는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못 잤다.
Q. 기자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항목은.
박: 우선 글을 잘 써야 한다. 특히 방송 기자는 짧고, 쉽고, 함축적이게 글을 써야 한다.
Q. 특강 나갔을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면.
박 : 유세윤이랑 친하세요?(웃음) 방송국에서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다. 내 이름을 딴 노래가 나와서 감사하고 당혹스럽기도 했다.
Q. 추천 도서.
박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웃음)
Q. 이 책 읽으면 박대기 기자처럼 될 수 있나.
박 : 있다.(웃음)
Q. 마지막으로 이상형.
박 : 특별히 없다. 그냥 만나다가 좋은 사람이 좋다

과학고 출신, 학부에서 전기전자제어공학 전공, 그런데 행정대학원에 갔고 기자가 됐다? 갑작스러운 전환, 이유가 궁금했다. 바쁜 줄 알면서도 박대기 기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선뜻 그러자고 했다. 일주일의 피로가 누적됐을 법한 토요일 오전, KBS 앞에서 그를 만났다.  그런데 아뿔싸, 마음이 급했다. 원래 꿈이 무엇이었냐는 본격적인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그는 웃으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란 책을 읽고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우주의 역사와 우주 탐험에 대한 책인데,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나도 우주에 한 번 나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매일 싸우고 웃고 떠드는 그 너머에 뭐가 있지 않을까 궁금했던 거죠.”
천생 기자처럼 보였던 그였다. 인터뷰 후에도 취재를 나간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기자가 되었을까? 성급한 첫 질문에 궁금증만 커졌다.
“대학 다니면서 다른 걸 하고 싶어졌어요. 친구들도, 당시 사회 분위기도 읽었던 책들도 전부 나에게 영향을 줬고요.”
박대기 기자가 대학을 다녔던 90년대 중반은 민주화 운동의 열기가 전사회를 뒤덮었던 80년대 와는 달랐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사회 참여는 여전히 활발했다. 그런 시대 분위기가 박대기 기자가 읽었던 수많은 책들이 그의 생각을 차츰 변화시켰다.
“세상에서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바른 길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이 든거죠.”
그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행정대학원으로 진학했던 것도 법학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던 게 대학 4학년 때였어요. 그런데 법학 대학원에는 갈 수가 없었어요. 법을 몰라서.(웃음) 행정대학원에도 법학 과목이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입학이 쉬운 곳으로 진학한 거죠.”
실패라는 걸 모를 것 같은 그였다. 그런데 사법고시에서 수도 없이 떨어졌다며 멋쩍게 웃었다. 군대에 다녀오니 이미 서른이 넘어 있었다. 고민에 휩싸였다.
“어릴 때부터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을 보니까 언론사에서 많이들 일하고 있더라고요. 원래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리잖아요. 그래서 생각해보니 제가 책, 잡지 등을 읽는 걸 어려서부터 좋아했더라구요.”
뒤늦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준비 과정은 재밌었고, 비교적 쉽게 기자가 됐다. 기자가 자신에게 맞는 일인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사람의 길이라는 게 오묘해요. 막상 경험해보니까 또 다르다는 걸 알았죠.”
조금 오래 걸리고 멀리 돌아오긴 했지만, 지금 그는 자신의 자리에 있다.
“막상 해보면 잘 안되거나 원래 생각과 다를 수도 있어요. 물론 하나의 길을 정해서 따라가는 게 필요해요. 그래도 주변 조언이나, 새로운 경험 등을 열어놓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막상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도 즐겁지 않을 수 있다고,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변호사들 일하는 것 보면, '내가 저 일을 하고 있으면 얼마나 보람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무엇이 되고 싶은데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겁을 내고 있는 그대. 아니면 무엇이 되고 싶은지 조차 잘 몰라서 고민하고 있는 그대. 그대들에게 박대기 기자의 조언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