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세계적 석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앞으로 도래할 21세기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2011년인 지금 우리는 벌써 그러한 조짐을 곳곳에서 목격하고 있다.

첫째, 글로벌화의 가속화다. 이제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으로서 국가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고 국가 간 인구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따라서 영어는 물론이고 한두 개 정도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것이 됐다. 둘째, 정보화의 가속화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일자리는 점차 사라지고 지식정보산업이 그 빈자리를 메워 가고 있다. 셋째,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의 이행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970년도에 4.53명에서 2008년 1.19명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2000년에 6.29%에서 2050년도에는 38.2%로 무려 6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향후 유아 및 아동관련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드는 반면 노인관련 산업은 수요가 급증할 것임을 암시해 준다.

대학의 변화는 우리 사회의 변화와 직결돼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대학은 더 이상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가 힘들다. 실제 외국대학은 물론이고 국내의 상당 수 대학들이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학과 통·폐합과 같은 학제개편, 교양 및 전공 교과과정 개발, 지역봉사와 같은 비교과과정의 개발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연 대학이 현재의 고등학생과 같은 잠재적 예비대학생들이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진출할 때 탁월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지를 대학을 선택하기 전에 꼼꼼하게 챙겨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강도 높은 대학개혁 단행했는가

첫째, 환경 변화에 맞춰 지난 5년간 학과 통·폐합 등 대학개혁을 시도한 노력이 있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사회 수요 및 학생 수요를 반영해 경쟁력이 있는 학과는 신설하고 반면에 취업률이나 학생 지원율이 떨어지는 학과는 정원을 축소하거나 혹은 폐지시키는 등의 강도 높은 조치를 단행했는가를 확인하면 된다.

둘째, 21세기는 세계화, 정보화 시대인 만큼 이를 반영한 노력을 대학이 얼마나 하고 있는가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인 바운드(다양한 외국인을 대학 안으로 불러들임) 혹은 아웃 바운드 국제화 프로그램(우리 학생들을 외국으로 유보냄)을 얼마나 다양하게 가지고 있는가도 봐야한다. 다른 한편으로, 정보화 시대에 부응해 대학 내 강의가 얼마나 다양한 전자정보 시스템을 통하여 제공되고 있는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소재지에 따른 특성화 전략 있는가

셋째, 앞으로 대학진학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대학의 특성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및 수도권 상위권 대학들은 세계 수준의 대학들과 경쟁하기 위해 대학생의 창의력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융·복합 프로그램을 발 빠르게 개발하려고 할 것이다. 지방 거점대학들은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대학경쟁력을 강화코자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이외의 지방중소형 대학들은 대학생의 취업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해외취업 프로그램, 중소형 기업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따라서 고3 수험생들이 대학 혹은 학과를 선택할 때는 반드시 본인이 지망하고자 하는 대학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끝으로, 최근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교육과학기술부도 대학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입학사정관제, 학부교육선도사업, 대학역량강화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 선정사업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가고자 하는 대학이 이러한 정부국책과제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제 고3 수험생들은 대학 혹은 학과를 선택할 때 대학이 무엇인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되 그 방향성이 올바른가를 끊임없이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만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고 대학 4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이럴 경우 취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달성될 수 있다고 본다.

박광국

가톨릭대 교무처장(전국대학교 교무처장협의회 차기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