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에도 좋아하는 박지성 선수가 나오는 경기는 밤을 새우면서 봤어요.” (황)혜진(한양대, 사회과학부) 이는 축구를 좋아한다. 그냥 좋아하는 게 아니라 무척 좋아한다. “오히려 고3 때 더 열심히 봤어요. 축구를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더라고요.”

혜진이의 최종 목표는 스포츠 캐스터다. 일 하면서도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축구였을까. 혜진이가 축구를 좋아하게 된 건 아버지의 영향이다. “아버지가 축구를 아주 좋아하세요. 함께 경기를 관람하다가 축구에 빠졌죠.” 혜진이는 선수 11명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유기적인 플레이가 좋다고 했다. 축구 얘기를 하는 내내 혜진이는 달떠 있었다.

지금은 ‘스포츠 캐스터’라는 명확한 꿈이 있지만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운동을 잘하거나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축구 선수는 되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교 때 교내에서 주최하는 모든 대회에 참여했다. 스펙을 관리하기 위한 일이 아니었다. “이런 저런 대회에 참여하다보면,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쯤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하루라도 대회나 공모전 봉사활동 때문에 바쁘지 않았던 날이 없었어요.”가장 열심이었던 건 토론대회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매년 참여했다. 장려상에서 시작해 3학년 때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자신에게 말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토론 동아리를 직접 만들만큼 혜진이는 말하는 능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혜진이는 요즘도 스포츠 캐스터들의 중계를 보며, 말투나 해설 방법을 연구한다. 월드컵 중계를 하는 게 최종 목표다. “여자 캐스터는 더 섬세하고 세밀하게 중계를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조만간 많은 이들이 그녀가 중계하는 경기를 기다리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