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41개 대학, 1만6천832명으로 예년의 47개 대학 2만2천486명에 비해 5천654명이 줄었다. 특히 논술 전형은 수시에 집중되어 있고, 정시에 논술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서울대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전체 모집인원의 4.3%, 수시모집 인원의 7.1%밖에 안 되는 논술이 학생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이 대부분 이 전형을 실시하고 있고, 특별한 성취 결과(스펙)가 없는 학생들과 학생부 성적이 아주 뛰어나지 않은 학생들도 도전 가능한 전형이기 때문이다.

■ 모집인원도 줄고, 반영비율도 줄었다(?)  올해 논술 모집인원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5천654명이 줄었다. 그리고 논술고사 반영비율도 역시 줄었다. 그렇다면 논술의 영향력도 줄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외관상 논술 반영비율은 축소되고 학생부(교과+비교과 포함)도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 반영비율을 보면 전년도와 비슷한 상황이다. 학생부의 실질반영 비율을 보면 1~4등급까지의 급간 점수 차이가 좁은 걸 확인할 수 있다. 서강대의 경우 1등급과 2등급의 차이가 없고, 중앙대의 경우도 4등급까지 1점씩밖에 차이가 안 난다. 또한 대학은 작년 등록률과 미등록 충원을 고려해 적절한 인원을 배정했으므로 등록인원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논술 전형에서 여전히 논술의 비중은 여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전형 일정을 고려해야  논술 전형은 수능 이전에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과 수능 이후에 실시하는 대학으로 나눌 수 있다. 연세대, 항공대, 동국대, 건국대, 인하대 등이 수능 이전에 실시하고,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고려대, 서울시립대, 단국대 등이 수능 이후에 논술을 실시한다. 수능 이전에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수험생들이 심리적으로 부담을 가지고 있으므로 경쟁률이 다소 낮은 경향이 있고,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대학이 상대적으로 많다. 아울러 수능 이후에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주말이 한정돼 있으므로 논술고사 시험일이 겹치는지 알아본 후 지원해야 한다.

■ 최저학력 기준 충족이 관건  논술 전형에서 우선선발을 실시하는 대학은 12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단국대, 동국대, 성균관대, 서강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으로 최저학력 기준이 높게 형성돼 있다. 이 대학들의 경우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우선이다.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면 실질경쟁률은 한 자릿수로 줄어든다. 인문계열의 경우 언어ㆍ수리ㆍ외국어 등급의 합이 3인지 4인지 5인지에 따라,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가)와 과학탐구의 합이 2인지 3인지 4인지에 따라 대학 선택의 기준이 달라진다. 일반선발의 경우 2~3개 영역이 2등급 이내면 가능하다. 하지만 논술의 비중이 아주 중요해진다. 요약하면 우선선발의 경우 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중요하고, 일반선발의 경우는 논술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 대학별 출제경향 파악해야  인문ㆍ자연계열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논술 시간(120분 정도)과 문항 수(2~3문제)가 줄었다. 출제경향을 살펴보면, 인문계열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어에 자신이 있다면 영어 제시문이 나오는 대학(이화여대, 경희대 사회계열, 숭실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동국대)을 선택하면 유리하다. 인문계열이지만 수리가 자신이 있다면 수리문제가 출제되는 대학(이화여대 인문2, 경희대 사회계열, 숭실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상경계열, 중앙대)을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인문계이지만 인문계열과 사회계열을 분리해 출제하는 대학(이화여대, 경희대, 숭실대, 연세대, 한양대)도 있다. 또한 내신에 더 우위가 있다면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상명대, 단국대)을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연계열 논술 출제경향은 대체적으로 수리와 과학 중심이지만 대학별로 차이가 있다. 한양대는 수리논술만으로 구성되고, 건국대의 경우는 과학중심 논술이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수리와 과학이 모두 출제되지만, 연세대는 과학통합논술인 반면, 고려대는 과학 4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화여대와 서울시립대는 과학 3과목(물리, 화학, 생물) 중 1과목을 선택한다. 서강대와 경희대는 연세대와 마찬가지로 통합과학으로 출제된다. 동국대는 전산 파트가 출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서강대와 이화여대는 언어 논술을 폐지해 숙명여대만 언어 논술을 출제한다. 전체적으로 올해 자연계 논술은 과학에서 선택과목별로 논술고사를 치르는 경향이 강화되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박희윤 전북 제일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