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인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5월부터 공신닷컴(www.gongsin.com)에서 공신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문성현 씨(서울대 1학년)가 자신만의 노트 필기법을 공개한다. 공신 홈페이지에서는‘오개념노트’뿐만 아니라, ‘문성현플래너’등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학습 노하우를 추가로 볼 수 있다. 공신은‘공부를 신나게’의 준말로, 저소득층 자녀들에게‘친형 멘토링’을 제공하는 서울형 사회적 기업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공부하는 데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과목, 성적 올리기 가장 어려운 과목인 언어 영역. 문성현 공신멘토의 필기 비법을 참고해 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문성현입니다. 이 지면에서 저는 효과적인 공부법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2011학년도 수능을 준비하며 제가 사용했던 노트 정리 방법입니다. 이름하여‘오개념노트’.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주제가 ‘오개념’과 관련된 것인 만큼 수능 마무리 작업에 들어 갔을 고3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오개념노트란 무엇일까요? ‘오답노트’는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 ‘오개념노트’는 조금 생소하실 거예요.
오개념, 즉 잘못 알고 있었던 개념입니다. 오개념 노트는 말 그대로‘틀린 개념’만 모아놓은 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헷갈린다면, 답이 이것뿐이라는 확신이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모두 오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적어뒀습니다.

예를 들면, ‘벤젠의 화학반응’을 묻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벤젠이‘치환 반응’을 하는지‘첨가 반응’을 하는지 엄청 헷갈리는 거에요. 그럼 일단 그 문제에 따로 표시를 해둡니다. 그리고 오답을 체크할 때 개념서를 보고 공부를 하면서, 오개념 노트에 적어둡니다.
이런 오개념들을 하나하나 잡아나가면 머릿속에는 확신들로 가득 채워집니다. 저는 1학년 때부터 고생했던 언어와 화학1, 자신 있는 과목이라고 얕보다가 성적이 많이 떨어졌던 물리1·2도 오개념 노트를 통해 완성했습니다.

사진을 보며 같이 살펴보도록 해요. 저는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까지만 해도, 언어영역에 자신이 없었어요. 지문 분석을 굉장히 중요시 여겼고, 모든 것을 지문 안에서 찾으려고 했어요.(사진1) 2년을 이렇게 공부했는데도 언어 성적은 눈에 띄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머리로 공부한 것이 아니라, 손으로 공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엄청난 양을 필기했지만, 머릿속에 남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똑같은 내용을 수차례 봐도, 문제를 풀면 또 틀리는 거죠. 저는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오개념노트’를 선택했습니다. 하나의 지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닌, 언어영역 전체에서 사용될 수 있는 사고과정을 모으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왔다고 생각해봅시다.“ 밥이 맛있다. 그래서 먹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먹었다”입니다. 밥이 맛있고 맛없고를 떠나서, 어쨌든 밥을 먹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잖아요. 이 문장에 대해 배울 때,“ 밥을 먹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라고 필기를 했다면 어떨까요? “벌레가 있다. 그래서 잡았다”라는 문장을 만났을 때, 또 뭐가 중요한지 헷갈리겠죠. 그렇기 때문에 왼쪽과 같이 필기를 하는 겁니다.(사진2)

다른 예를 봅시다. (사진3) 점점 더 악독해지는 것도,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거래요. 어느 지문에서 발췌한 내용인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어린 주인공이 비참한 현실을 경험하며 점점 악독해지는 내용의 현대 소설이겠죠. 이런 유의 소설이 단 하나뿐일 리는 없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민주화운동 등 우리나라의 역사는 꽤 참혹해요. 그 시대를 살아온 많은 작가들의 주제는 어느 정도 보편성을 띠기 마련입니다. ‘악독해지는 것도 성장이다’라는 배경지식이 있다면, 이런 종류의 소설이 지문으로 출제됐을 때 또 틀리지는 않겠죠.
언어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해력이지만, 독해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어휘력이 필요합니다.(사진4) 속담, 사자성어는 기본이고, 외래어, 고유어, 한자어도 모두 정리했습니다. 뜻이 비슷한 단어, 반대의 뜻을 가진 단어, 비슷하게 생겼는데 뜻이 다른 단어 등 어휘와 관련된 건 전부 모아놓았습니다. 물론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 제가 모르는 것에 한해서요.

저는 수능 D-92부터 오개념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3개월 만에 수능 언어영역 원점수 95점, 백분위 98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3등급 대에 머무르던 3학년 초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죠. 언어영역 뿐만이 아닙니다. 수리도, 외국어도, 과학탐구 영역도 오개념노트를 만들어가며 알고 있던 내용은 더 확실하게, 흔들리던 개념은 기초부터 탄탄히 다질 수 있었습니다.

공신닷컴의 공식 홈페이지 에 들어가시면 제가 작성한 수리, 외국어 영역에 대한 오개념노트 예시도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다른 공신님들의 좋은 칼럼들도 많습니다. 늦었다는 생각보다는, ‘지금부터라도’라고 생각하며 마지막까지 본인이 만족스러울 만큼 최선을 다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문성현 서울대 공학계열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