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전공을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 가운데 한 가지는 졸업 후 취업분야이다.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직업은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직업이어야 하며 앞으로의 직업전망도 참고해야 한다. 그리고 직업세계의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직업세계의 급격한 변화는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재택근무와 유목하는 노동자(잡 노마드)가 확대되고 있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한 직장에 입사하면 은퇴할 때까지 헌신하겠다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광범히 하게 퍼져 있었다. 그러나 평생직장 개념은 최근 10여년 사이에 그 의의를 상실했고, 최근에는 평생직업의 개념으로 대체됐다.

재택근무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광범위한 작업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직장에 출근해 업무처리를 하는 것이 당연시됐지만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와 같은 첨단기술의 도입은 이러한 전통적 작업환경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이제는 기업의 핵심 업무까지도 재택근무에 의존하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직업세계의 근본적 변화를 알리는 핵심 어휘 가운데 하나는 잡 노마드이다. 잡 노마드는 직업(job)이라는 말과 유목민(nomad)이라는 말의 합성어다. 전통적인 직업인이 평생 한 직장, 한 지역 그리고 한 가지 업종에 매여 살았다면, 잡 노마드는 이러한 제한에서 벗어난 사람들이다. 미래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과 업종은 물론이고 국경까지도 넘어서서 자유로운 직장 생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들이 전망이 좋은가. 먼저 산업 트렌드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직업은 기본적으로 산업에 기반을 둬 발전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노동집약적 성격의 제조업 비중은 줄어들면서 우주·항공, 정밀기계, 통신설비, 정보처리, 첨단 전자산업 분야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리고 통신서비스,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오락 및 문화서비스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고령화의 진전에 따라 보건의료와 복지서비스의 요구도 증가할 것이다. 화석연료의 한계와 환경문제로 인해서 녹색산업의 성장도 예상된다.이러한 산업구조 변화를 전제할 때 다음과 같은 직업들이 성장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첨단 과학분야의 직업들이다. 생명공학, 나노기술, 우주항공기술 등의 첨단 과학은 학문적으로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와 관련된 직업으로 는 항공우주엔지니어, 생물정보학자, 생명공학엔지니어, 나노전자공학자, 인공지능엔지니어 등이 있다. 둘째, 문화콘텐츠 관련 직업들이다. 문화콘텐츠는 방송, 영화, 음반, 게임, 애니메이션 등의 분야가 있다. 셋째, 정보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들이다. 이 분야의 직업으로는 데이터베이스관리자, 소프트웨어개발자, 컴퓨터보안전문가, IT 컨설턴트, 네트워크 시스템 분석가, 전자공학기술자 등이 있다. 넷째, 광고기획, 홍보, 경영컨설팅, 마케팅, 여론조사, 회계 등과 같이 기업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서비스 관련 직업들이다. 관련 직업으로는 광고기획가, 홍보전문가, 경영컨설턴트, 마케팅 및 시장조사분석가, 회계사, 변리사 등이 있다.

다섯째, 보건의료와 복지관련 직업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인력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는 사회복지사업이다.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치과위생사, 응급구조사, 병원코디네이터, 음악치료사, 의사, 한의사, 약사, 사회복지사 등이다.

여섯째,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끌어 갈 녹색직업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미래의 성장 동력을 녹색성장에서 찾고 있다. 녹색직업으로는 바이오 연료 처리기사, 환경오염지대 재개발 전문가, 탄소 포획 시스템 설치원, 탄소거개중개인, 풍력엔지니어, 환경컨설턴트 등이 있다.

한상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자격연구실에서 일한다. 진로정보센터 소장을 지냈다. 고려대에서 ‘한국노동복지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