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교수·학생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데 2027년이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학령인구가 45만명 수준으로 떨어진다. 현재의 대학 입학정원 60만명을 유지할 경우 연세대 신촌캠퍼스(정원 3404명) 규모의 대학 44곳이 문을 닫아야 한다. 지역 대학들은 교육중심대학을 발전전략으로 제시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핵심은 ‘특성화’이다. 특히 지역 사립대는 사회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학사조직 개편에 나서는 한편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 순천향대 의약바이오 전공= 순천향대는 지난 6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이하 광역경제권 선도사업) 의약바이오 분야에 선정되면서 의료과학대학에 ‘의약바이오 전공’을 신설했다. 2013년까지 매년 50억원을 지원받는다. 순천향대의 특성화 분야인 의료과학 분야와 관련된 12개 학과가 참여하게 돼 의약바이오 분야 인재양성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의약바이오 전공은 의료생명공학과, 보건행정경영학과 등 12개 학과에 입학한 학생이 2학년부터 복수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다. 철저한 현장 위주 교육으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에서 의약바이오 분야에 선정된 것은 그간 특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교육인프라를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또 하나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 동신대 전기공학과=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에 한국전력공사(한전)을 비롯한 17개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되면서 전기공학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가 들어설 나주에 자리한 동신대는 에너지를 특성화 분야로 선정해 전기공학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전기기사 1급 등 취업에 유리한 자격증 응시자격이 2007년부터 전기공학 관련 전공자에게만 주어져 수험생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동신대 전기공학과는 교직과정을 설치하고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교육과정을 특화시켜왔다. 기초전력연구원의 전력IT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한전의 기초인력양성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식경제부의 에너지자원인력양성사업에 선정됐다. 2년 동안 13억여 원을 지원받아 조명 및 전력설비 분야의 실무형 인재를 양성한다. 이 사업들을 활용해 파격적인 장학제도와 해외연수를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들이 알려지면서 올해도 8명이 편입했다. 수시모집에서는 1차 33명, 2차 10명을 일반학생 전형으로 뽑는다. 학생부 100% 전형이다.

■ 대구대 골프산업학과=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PGA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양용은 선수 덕분에 새삼 주목받는 학과가 있다. 대구대가 2007년 신설한 골프산업학과다. 대구대 하면 특수교육, 재활과학, 사회복지 분야가 유명하지만 전국 20여개 골프 관련 학과 가운데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레저스포츠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골프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

골프산업학과는 골프 선수와 지도자만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 골프장 및 연습장 운영과 설계 등 골프장 사업, 골프장 마케팅, 골프클럽·의류 같은 용품 제조·판매, 골프대회 및 선수관리 등 다양한 인재를 양성한다. 이를 위해 정원 30명 중 15명은 골프 특기생으로, 나머지 15명은 일반전형으로 뽑고 있다. 최봉암 교수는 “골프산업 분야는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골프 전문가로 커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Editor@daenam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