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및 토목 분야는 예측할 수 없는 자연환경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본 토대가 되는 분야로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발전할 분야이기도 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건축학과는 공간을 만드는 분야이고, 토목학과는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분야이다. 이 두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닮은 듯 다른 두 학과의 차이점을 꼼꼼히 따져 보고 자신에게 맞는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건축학과 학생들이 건축설계모형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손에서 도시의 공간이 새롭게 탄생한다. 사진. 건국대 홍보실

 ● 학과 개요

건축학은 공간을 창출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자연과학, 사회과학, 공학, 그리고 예술까지 포괄하는 종합과학예술이다. 건축의 물리적 기능뿐 아니라 건축이 지닌 예술과 문화 그리고 사회적인 가치를 표현하고 발전시키는 학문이며, 하나의 건물뿐 아니라 도시 전반을 디자인하고 설계하는 과정 모두를 포함한다. 건축학과는 아름답고 쾌적하며 문화적으로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환경과 도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창조적인 전문 건축가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둔다.

토목학은 도로, 철도, 교량, 댐, 항만 등의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이를 운영, 관리하는 법을 연구한다.
또한 하천 정비, 공단과 택지의 조성, 간척과 매립을 통한 국토의 확장 공사 등을 담당한다. 자연환경을 보존함과 동시에 국토를 편리하게 개선해 발전시켜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원자력, 조력, 수력, 풍력, 태양열 발전소 건설, 신소재 개발에 따른 새로운 구조체 개발, 태풍, 홍수, 가뭄, 지진, 공해 등의 재해 방지 시스템 구성, 미래의 지중·해상 또는 해저도시, 지하공간구조물 및 우주도시 등을 건설하는 것도 토목학에서 다루는 내용이다.

● 커리큘럼

건축학과에서는 건축과 관련한 설계, 환경, 역사, 건축법, 도시 및 기술 공학 등의 다양한 분야를 배운다. 건축학개론, 건축이론, 건축사, 건축법과 제도, 건축설비계획, 행위와 공간 등의 커리큘럼이 있다.

토목학과에서는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한 조사, 계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를 포함하는 다양한 연구를 한다. 유체역학, 수치해석, 도시계획, 수질오염, 해안공학 등의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다.

● 적성 및 준비 사항

건축은 수학과 물리 등의 교과목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는 학생에게 유리하며, 논리적인 사고와 분석력이 요구된다. 동시에 예술적인 감성과 인문학적 소양도 필요하다. 건축학도가 돼서 어떤 집과 공간을 만들고 싶은지 상상하고 이를 스케치북에 옮겨 그리는 연습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미대생처럼 고도의 그림실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라도 머릿속의 생각을 시각화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중공업에서 일하는 김진호 씨는 “예술적인 감각, 공학적인 두뇌, 역동적인 현장마인드가 건축학도의 적성”이라며“건설 현장은 많은 인력과 함께 일하는 곳이므로 통솔력과 강한 실행력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토목학은 강인한 근성이 있고, 우리 주변의 공공시설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적합하다. 수원대 토목학과를 졸업하고 성남시청 도로관리파트에서 일하는 주재성 씨는“토목 분야에서 일하려면 공학적인 판단과 정확한 판단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더불어“여러 사람과 함께 일하는 분야이므로 협동심을 기르는 데 주력하라”라고 충고한다. 현장에서는 원활한 대인관계 능력이 필수라서 리더십을 키우는 노력을 하는게 좋다. 또한 설계와 관련해서는 창의력과 꼼꼼함이 필요하고, 공공기관에서 일을 하려면 사물을 보편타당하게 판단하고 운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 비전

80·90년대 산업화를 거치면서 건축 분야는 큰 호황기를 누렸다. 경제 악화로 다소 주춤한 시기를 겪기도 하지만, 다른 분야들처럼 첨단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앞으로도 활발한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 노후한 시설물의 재개발과 신도시 개발, 헤이리 등 예술문화 시설건축 붐으로 인해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토목은 공학 중에 가장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인류 역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학문이다.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그 필요성과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정보화기술 및 나노기술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고 있어 전망이 밝다.

● 졸업 후 진로

건축학과는 건축공학 기술자, 건축구조 기술자, 건축설계사, 건축시공 기술자, 측량사, 건설 관련 정부기관, 기술직 공무원, 공기업, 건설회사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연세대와 도쿄대에서 건축을 공부한 이재현 씨는“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건축의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특화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할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토목학과를 졸업하면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 서울메트로, 한국농어촌공사, 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개발공사, 토목설계용 전산 프로그램 개발 회사 등으로 취업할 수 있다. 과거에는 미개발된 지역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이미 조성된 공공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과 편리한 정보 제공이 토목학도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 서진원 <책으로 만든별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