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2012학년도 수능이 끝났다. 고3들은 수능 시험을 치루고 난 뒤에 굉장히 홀가분해 했지만, 수능 전날 고3들을 배웅하던 우리들은 마음 속에는 큰 짐이 생겼다. 학교에서는 벌써부터 고2 학생을 고3학생으로 대하는 듯했다. 분위기는 사뭇 진지해졌다. 앞으로 남은 1년의 시간, 그 짧은 시간을 앞둔 수능 다음날 고2 학생들의 일상을 들여다 봤다.

수능 시험장이었던 우리 학교. 모두의 책상 위에 붙어있던 수험번호들을 보며 친구들은 각자 한 마디씩을 했다.“ 우리가 내년에 이 자리에 앉을 땐 아무 탈 없기를…”이라고 말하면서 스티커를 열심히 떼어냈다. 부담감 때문인지 남은 스티커의 흔적들까지도 열심히 떼고 있었다. 수업시간에도 수능 이야기로 뜨거웠다.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관련 과목에서는 수능 시험 문제지를 풀어보기 바빴다. 1학년 때 같으면, 몇 마디하고 끝났을 수능 이야기이지만, 이제 3학년에 올라간다고 생각하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능 시험지를 접해보고는 학교에 왔다.

교과 시간이 끝나고 난 뒤, 보충시간에는 모의수능을 봤다. 특히 영어 보충 시간에는 수능 외국어 영역 시험지를 시간에 맞춰 풀어보며 각자의 실력을 알아봤다. 한 학생은“EBS 연계율이 높아 쉬웠다고는 하지만 아직 EBS 문제를 풀어본 적이 없는 나에겐 어려운 것 같아. 그래서인지 쉽다고 하는 애들 사이에서는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라고 걱정했다.

자율학습 시간에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능시험지를 가져와 풀고 있었다. 언어, 수리, 외국어 등은 모두가 풀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특히 열심이었다. 어떤 학생들은 오답노트 까지 정리했다. 생각했던 등급 컷보다 점수가 안 나온 학생은“이번에 풀어 본 시험의 점수는 실망스럽지만 EBS 교재 같은 것을 보며 내년을 대비하면 점수가 오르지 않을까. 기대해봐야지, 뭐”라며 실망감을 내비쳤다.

언론은 쉬웠던 수능시험에 대해 온갖 기사를 내보냈다. 이런 기사들 또한 고2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쉬웠던 수능의 여파로 어려워진 대학 논술고사, 부각된 내신의 중요성 등은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또한 연이어 치를 11월 모의고사 대비에 여념이 없었다. “고3이 되기 전, 마지막으로 실력을 체크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해둬야지. 이 시험에서 원하는 대로 성적이 안 나오면 걱정이 많이 될 것 같아서 불안해”라고 불안감을 드러내는 학생도 있었다.

이제 정말로 1년도 채 남지 않은 수능. 모두들 걱정에 떨며 불안해하고 있었다. 인륜지대사라고 말하기도 하는 입시에서 내년에 어떠한 성적을 거둘지 아직은 모르지만, 치열한 입시 경쟁의 중심에서 더 나은 결과를 향해 분투하는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