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만 존재 할 것 같았던 터널에서 마침내 빛을 보게 되는 순간이 나타났다. 바로 2011년 11월 10일, 2012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끝이 났다.

모두의 우려 속에 이루어진 이번 수능은 잔뜩 경직된 어깨와 긴장된 표정으로 각 시험장을 통과하는 수험생들과 이들을 바라보는 많은 부모를 비롯한 사람들의 염원 속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수능이 끝난 후 수능을 치기 전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인 양 표정을 짓던 고3 수험생 얼굴에도 모처럼 만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래서 그들의 발걸음도 전보다 더 가벼워 보인다.

수능이 끝난 후 제일 먼저 그들의 일상생활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등교를 해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야 했던 그들의 피곤한 일상이 수능이 끝난 후 여유롭게 아침을 맞으며 학교를 평소 보다 늦게 등교를 하는 등 그들에게도 여유가 생겼다. 그러면서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기운 없었던 그들이 다시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십대의 소년, 소녀 같은 모습을 드러냈다.

여유가 생기면서 자신이 수험생 생활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취미생활을 하거나 자동차 면허 따기, 아르바이트 등과 같은 대학생이 되기 전에 해야 할일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3학년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학생들 뿐 만 아니라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들에게도 여유가 생겼다. 담임선생님들은 고3 수험생 담임이 되면서 포기해야 했던 자신의 여유를 되찾은 듯하다. 그래서 자기 반 학생들의 수시 합격 소식으로 학생들과 서로 마주보며 웃는 일도 많아지고 사적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런 여유 속에도 학생들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이 남아 있는 것 같다.

3학년 학생들은 이제 학교에 등교하는 것보다 다른 장소를 방문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담임선생님들과 같이 영화를 보러가거나, 주변에 있는 대학교에 입시설명회를 들으러 대학교를 방문하는 등 학교 대신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기는 횟수가 많아졌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3학년 교실과 복도는 너무 조용하다.

또, 다른 3학년들과 달리 면접을 보러 가거나 논술, 영어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도 종종 눈에 띈다. 이들은 수능이 끝나고 다른 학생들보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자신의 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희망이 드러나 얼굴이 환하다.

이제 3학년들은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수험생 생활을 마쳤다. 그래서 전과 다르게 서로 다른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얼굴에는 전보다 밝은 빛이 감돌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들은 수능이라는 결승점까지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렇기 때문에 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하지만 수능이 결승점인 줄 알고 통과하고 나면 ‘사회’ 라는 또 다른 출발선이 그들 앞에 기다리고 있다. 사회라는 출발선은 자신이 지금까지 겪어왔던 경주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경주를 시작할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사회라는 출발선에 다시 선 고등학교 3학년들이 다시 힘차게 결승점을 향해 출발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