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머니를 죽이고 약 8개월 간 시신을 방에 방치한 채 수학능력시험까지 치른 고3 학생이 경찰에 구속된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왜 화제가 되고 있을까? 단지, 어머니를 살해하고 수능을 치렀기 때문일까? 어머니를 살해한 게 문제가 아니라, 그 학생이 받았던 학대와 폭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반에서 1~2등을 했던 우수한 학생이었던 아이가, 어머니의 과도한 욕심으로 인한 폭력과 학대로 불안감에 떨어 성적표를 위조하기까지 하다가, 그 사실을 알면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를 거란 생각에 어머니를 죽이고 만 안타까운 사건. 그 사건의 이면에 담긴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전국 1등을 하고 서울대에 들어가라며 성적이 못 미치면 밥을 굶기고 잠을 재우지 않은 그 학생의 어머니. 원래는 전국 4~5천등의 성적이었지만, 성적표를 위조해 62등으로 보여주었는데도, “더 잘하라”라는 잔소리와 함께 어머니는 아들을 심하게 체벌했다고 한다. 우리의 시선으로 보면 62등이나 4~5천등이나 매우 우수한 성적임에도, 부족함을 느끼고는 심하게 체벌한 그 어머니는 어떠한 생각으로 그러한 체벌을 가했을까? 남편과 이혼한 상태에서 아들과 단 둘이 살던 그 어머니는, 모든 애정을 아들에게 쏟은 상태에서 어머니가 자식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한 탓으로 인해, 그러한 선을 넘은 행동을 하고 말았고, 그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한 아들이 극단적인 행동으로써 어머니를 죽이고 만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런 비극과 같은 일은 이전에도 있어왔다. 성적 스트레스에 못 이겨 자살하는 학생들은 부지기수며, 부모님을 해치는 행위도 종종 보도되곤 했다. 이러한 사건에는 우리 교육 현실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상위 대학들을 독식하는 구조와 매우 높은 교육열이 이러한 문제를 일으켰다고 본다. 대학 입시가 어느 나라에서보다 중요시 된다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성적은 곧 학생의 이름표가 되는 우리나라에서 성적에 집착하는 부모님들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성적이 조금만 떨어지면 아이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 보다는 꾸지람으로 시작하는 부모님이나, 공부나 하라고 윽박지르는 부모님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흔히 1등 지상주의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성적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몇몇의 학생들과 선생님들. 입시를 눈앞에 두다보니 성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성적으로 아이들의 가치를 매기는 성적 지상주의의 우리나라 교육 현실의 풍조가 안타깝기만 하다. 끝임 없이 되풀이 되는 악순환. 그 안에서는 누구보다도 우리 학생들이 괴로워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은 없을까? 입시의 틈바구니에서 치이고 치이는 이러한 교육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몇 십 년 간 지속되어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에는 우리나라의 빗나간 교육열이 너무 뜨겁기에, 그 방안을 찾는 것도 굉장히 힘들 거라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비극들이 더 이상, 언론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그러한 날이 나타나기를 빈다. 무엇보다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며 하는 교육이, 옳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그런 잘못된 교육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윤상훈 기자 chris245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