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능이 끝난 때.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일명 ‘고3 체제’에 돌입한다. 학교마다 체제가 바뀌는 시기는 차이가 있겠지만, 선생님들이나 부모님들, 그리고 그 외 주변인들의 압박이나 본인 스스로 느끼는 수능이 일 년도 남지 않았다는 부담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3학년으로 훌쩍 떠민다. 그래서인지 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도 하고, 쉬는 시간에 모여서 하는 이야기도 대부분 공부와 관련된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어느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지. 원하는 대학에 갈 성적까지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 고민을 하기도 하고, 목표 대학을 낮추거나 자신이 어떤 전형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기도 한다.

학교나 집에서 왕처럼 떠받들리는 학년인 고등학교 3학년에 접어든 느낌은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되고. 한편으로는 수능이 끝난 고3 선배들처럼 하루 빨리 수능을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리고 또 드는 생각. ‘대학이라는 게 대체 나에게 무엇이란 말인가!’. 정말이지 왜 이렇게까지 대학에 목을 매야 하는지 싶은 생각도 가끔 든다. 입시제도의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 문제인 것인지는 몰라도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은 너무 큰 짐을 지고 있다. 심지어는 ‘고3 죽음의 사각형’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대학 입시를 위해 넘어야 할 난관인 논술, 내신, 수능, 그리고 최근 새롭게 생겨난 입학사정관 제도를 말하는 것이다. 아마 거의 모든 고등학생들이 이 죽음의 사각형에 대해 크게 공감할 것이다. 일 년에 네 번씩 보는 시험과 수시로 있는 수행평가 시험에 이어 고3 때 보는 수능. 거기에 논술과 입학사정관 제도까지 더해져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펙 쌓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입학한 뒤 좋은 회사에 취직해 돈을 많이 버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행복을 찾는 것이 아마 고등학생들이 입시를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을 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행복이 이렇게 정형화 되어 있다는 것이 씁쓸하기는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명문대를 졸업해 좋은 기업에 취직하고 싶은 소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대학 입시에 이렇게 집착하고 힘들게 노력하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나 사회에 의해서가 아니라 고등학생들 스스로가 자의적으로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찌 됐건 간에 남들 다 하는 거니까 나도 열심히 해서 잘 해보자는 생각으로 일 년만 더 공부한다면 원하는 성과를 이루는 데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이 전부라는 생각이 아닌 대학을 통해서 내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가까워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입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