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늦가을 서울 청계천에 모인‘투명가방끈’회원들이 대학입시거부선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투명가방끈들의모임

‘대학입시 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이하 투명가방끈)은 지난 11월 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입시 위주의 교육과 취업학원으로 변질된 대학 교육에 맞서 대학 거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능을 불과 9일 앞두고 열린 이날의 대학 거부선언에는 30명이 참여했다. 이미 대학을 자퇴했거나 대학진학을 포기한 16명과 자퇴를 결심한 14명이 그들이다. 이들은 스스로를“우리는 낙오자가 아닌 거부자”라고 말했다.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투명가방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아무래도 고등학교와 대학은 배움의 깊이가 다르다. 대학에 입학해 좀 더 많은 지식을 얻은 후에 현 교육제도에 대해 비판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힌 최영식(약목고 1) 군.

김도현(약목고 1) 군은“모임 이름에서 회원들의 결단력과 각오가 여실히 드러난다”며‘투명가방끈’에 대한 흥미로움을 나타냈다.“ 저들은‘위대한 바보들’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그 결과를 위해 우직하게 노력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위대한 바보들’이 아닐까?”

그렇다면 바보들은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다. 세상은 그런 바보들에 의해 움직인다. 눈앞에 보이는 이득을 추구하는 천재가 아니라 나중을 볼 줄 아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위대한 바보들. ‘투명가방끈’은 세상을 바꿔나가는 바보들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김 군은 투명가방끈을 응원했다.

배새아(약목고 1) 양 역시 편견어린 시선을 비판했다. “사람들은‘투명가방끈’의 회원들을 실패자들이라고 한다.‘ 공부 열심히 해라. 교육부 장관 같은 높은 사람이 돼서 대한민국 교육제도를 바꿔라. 너네 앞장서라’고 말한다. ‘대학도 안 나와서 저러면 무시당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왜 대학이 꼭 가야만 하는 곳이 돼버린 거지. 안타깝다. 사람들의 성실함, 인격, 인성 등이 왜 학벌과 성적으로 평가돼야 하는 것인가. 용기 있게 나서서 소신껏 주장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순식간에 실패자와 낙오자로 만들어버린다.”

이들 학생들은 모두“‘투명가방끈’의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며 그들의 행보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