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

2012학년도 정시모집은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난이도가 떨어져 비슷한 점수대의 수험생들이 대폭 늘어났고,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기간이 도입돼 미등록 인원을 충원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던 인원이 예년보다는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년에는 정시 지원을 위해서 그 어느 해보다도 입시의 흐름을 잘 읽고 그에 맞는 치밀한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2012학년도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단계별로 꼭 챙겨야 할 사항들과 판단 방법들을 살펴보자.

1. 수능 성적 철저히 분석해 경쟁력을 파악하자.
① 표준점수와 백분위 체계의 차이점을 이해하자.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 없이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만 기재된다. 표준점수는 시험 난이도에 따른 응시집단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낸 점수고, 백분위는 영역 또는 과목 내에서 개인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등급이라 하더라도 표준점수와 백분위의 유ㆍ불리는 달라진다. 서울시내의 주요 상위권 대학들은 주로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중위권 대학들과 이화여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여대들은 백분위를 활용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영역을 고려하면서 수능 활용지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② 동일 총점대의 평균점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확인하자. 그런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영역별 점수만 발표하고 영역조합별 총점에 관한 자료는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동일 점수 권과의 비교는 여러 입시기관들의 추정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아래 <표 1>과 같이 동일 총점 대와의 비교를 통해 영역별로 외국어와 수리는 상대적으로 우수하며 탐구와 언어는 상대적으로 열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총점은 동일한 총점 대와 비슷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영역별 조합 상으로는 언어를 제외한 수리ㆍ외국어ㆍ탐구 전형이 월등히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물론 이 점수는 대학별로 상이한 영역별 반영비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대학별 환산점수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③ 탐구과목의 유ㆍ불리를 확인하자.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은 탐구영역 선택 과목별 유ㆍ불리를 보정하기 위해 백분위 또는 표준점수를 활용한 대학 자체 변환 점수를 반영한다. 이 변환점수는 대학별로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대학별 유ㆍ불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11학년도 건국대는 백분위 100점과 95점에 해당하는 변환점수가 각각 71.72점, 66.77점으로 4.95점 차이를 보였다. 고려대 4.95점, 서울시립대는 3.62점이었다. 또한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는 4.96점, 중앙대는 1.62점이었다. 대학마다 변환점수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탐구영역의 반영비율이 크지 않은 대학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양대(인문), 성균관대(인문), 중앙대(인문), 한국외대의 반영비율은 10%며, 서강대,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인문)은 15%다.
④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을 고려해 지원전략을 세우자. 정시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는 물론 수능 성적이다. 그러나 올해 수능은 쉽게 출제돼 동점자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학생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상위권 대학은 실질반영 점수 차가 적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대학별로 반영 교과목 수가 다른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는 전과목 가운데 학년별로 상위 4과목을 반영하고, 한양대도 교과별 상위 3개 과목의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반영비율은 높지 않다. 반면 숭실대는 반영교과 성적 모두를 반영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점수 차이가 클 수 있다. 건국대, 단국대, 동국대, 상명대, 세종대, 인하대는 상대적으로 학생부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들이다.

2.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를 분석하자.
재수 여부, 대학 우선 혹은 학과 우선 등을 고려해 지원 대학의 수준과 지원 원칙을 정한 후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 입시군과 전형방법, 모집인원, 과거 경쟁률 등을 점검하고, 학생부 실질반영비율과 반영교과목을 확인해 유·불리를 정리해 두자.
또한 수능성적을 표준점수 혹은 백분위로 반영하는지와 영역별 점수 조합에 따른 지원 가능성, 그리고 교차지원 시의 가감점 등도 점검해 둬야 한다. 인문계는 주로‘언어ㆍ수리ㆍ외국어’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유형이 많으며, 자연계는‘수리ㆍ외국어ㆍ탐구’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유형이 많은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논술이나 면접과 같은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반영점수나 기출문제 유형등도 세심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3. 합격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자.
① 수능 우선선발 가능성을 고려하자. 수능 우선선발은 일정 비율을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제도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경희대는 모집정원의 70%를, 성균관대, 중앙대, 한국외대는 모집정원의 50%를 수능 우선선발로 모집한다. 학생부 성적이 불리한 경우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인데, 추가 합격자는 일반선발을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도 알아두자.
② 영역별 반영비율과 가중치 여부를 확인해 대학별환산점수를 산출하자.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영역별 강약점을 잘 분석해 자신에게 강점이 있는 영역의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수능 반영비율은 가중치와 똑같은 효과를 나타내는데 일반적으로 인문계는 언어와 외국어 비율이 높고 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 반영비율이 높다. 하지만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우는 인문계의 경우에도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반영비율이 28.6%로 동일하고 탐구영역 비중이 14.2%에 불과하기 때문에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 비해 탐구영역 경쟁력이 높은 수험생들에게 불리하다.
자연계 교차지원이 가능한 모집단위의 경우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에 주는 가중치 이외에 반영비율을 높여서 가중치효과를 주는 대학이 많으므로 자신이 강점이 있는 영역의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을 찾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총점이 같아도 영역별 반영비율에 따라 유·불리는 달라진다. 어떠한 영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뒤바뀔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강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를 토대로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영역별 반영비율이 달라진 경우에는 커트라인에 변화를 줄 수 있으므로 지난해 요강과 비교하는 것도 필요하다.
③ 수시 미충원에 따른 이월 인원을 확인하자. 올해에는 수시모집에서 미등록 인원을 추가로 충원하는 것이 가능해져 정시로의 이월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충원기간이 짧아 최상위권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인원이 예년처럼 정시로 이월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정시 지원 이전(12월 20일 이후)에 대학별로 정시 이월인원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밖에 가, 나, 다의 모집 군이 변화된 대학이나 명칭변경 학과 및 신설학과 등은 경쟁률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형이 복잡하다는 것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다양한 기회 제공의 의미도 있다.

4. 지원전략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자.
입학전형이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것은 수험생을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신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철저히 분석한 다음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지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고자하는 대학들은 대부분이 가, 나군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한 곳은 소신지원, 한 곳은 안전지원을 하는 것이 좋다. 반면,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경우는 1~2곳에는 소신지원, 나머지 1~2곳에는 안전 지원하는 것이 좋다.